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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의인지 과실인지 알 수 없는 방송사고…신뢰도 추락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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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N 뉴스 캡처)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채윤 기자] 신뢰도가 생명인 뉴스 프로그램에서 연이은 방송 사고가 벌어졌다. 이유는 단순히 제작진의 실수. 고의인지 과실인지 알 수 없는 방송사의 실수가 결국 신뢰도 추락을 자초하고 있다.

‘MBN 뉴스와이드’는 지난 21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의 별세 소식을 전하면서 화면 아래에 “CNN, ‘북 대통령, 김정은에 전달할 트럼프 메시지 갖고 있어’”라는 자막을 송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갖고 있다는 내용을 간추린 자막 뉴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북 대통령’으로 표기한 것이다. 이에 MBN은 “실무진의 단순 실수로 이를 거르지 못한 채 방송된 점에 대해 시청자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지난 11일에도 MBN은 한차례 실수를 저질렀다. 한미정상회담을 전망하는 내용의 뉴스를 보도할 당시 김정숙 여사를 ‘김정은 여사’로 표기하는 실수를 범한 것이다. 당시 MBN은 즉각 사과하며 실수를 인정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실수가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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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N, SBS 뉴스 캡처)



최근 뉴스에서 일어난 방송 사고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4일 연합뉴스TV는 재벌가 3세 마약 사건을 다룬 자료 화면에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욕하는 의도로 쓰는 사진을 실어 비난을 받았고, 10일에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에 태극기 대신 북한 인공기를 배치해 뭇매를 맞았다.

이렇게 방송 사고가 일어날 때마다 고의성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언급된다. 논란이 될 것을 생각하면서도 의도적으로 행한 일이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지적이다. 또 제작진 사과의 진정성과 재발방지 대책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2017년 SBS는 '일베' 이미지 사용 관련한 방송사고가 6차례나 반복돼 큰 논란을 낳은 바 있다. 당시 SBS 박정훈 사장이 직접 나서 크로스 체크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회사의 지침을 위반하는 임직원은 더 엄중한 책임을 묻고 중징계 조치를 하겠다"며 특단의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SBS의 정세는 나아졌지만 다른 방송사는 아직도 방송 사고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방송사들은 예전보다 더욱 엄격한 절차를 통해 보도를 한다고 하지만 잇따른 방송 사고를 보면 아직 갈 길은 먼 듯하다. 신뢰도는 한번 무너지면 아무리 노력하고 공을 들여도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또 신뢰도가 가장 중요한 뉴스에서 시청자를 기만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결국 제 살 깎아 먹기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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