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씨네;리뷰] ‘돈’, 상업오락영화의 영리한 선택과 집중
이미지중앙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오락영화에게 심오한 메시지를 바라진 않는다. ‘돈’은 쉽고 재미있다. 상업영화로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한 셈이다.

20일 개봉하는 ‘돈’은 부자가 되고 싶었던 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이 베일에 싸인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게 된 후 엄청난 거액을 건 작전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사실 간단한 내용 설명만 보더라도 영화가 어떻게 전개될지 눈에 훤히 보인다. 그간 국내에서 많은 범죄 오락물이 등장했고 그 중심엔 항상 ‘돈’이 있었다. 어리숙했던 주인공이 돈맛을 보고 변해가는 이야기는 너무 많이 보지 않았는가. 여기에 선악 구조도 명확하다 보니 ‘돈’은 특별히 새로운 것이 없다.

그렇지만 ‘돈’은 있는 재료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서 요리했다. 일단 금융권 작전이라는 소재를 특별한 정보 없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풀어냈고 그 과정을 속도감 있게 몰아붙여 관객들이 딴 생각을 하지 못하고 따라오게 만든다. 금융권 직장인들의 삶에도 자연스럽게 공감된다. 쉬운 매뉴얼을 제대로 내놓았다.

이미지중앙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도 쏠쏠하다. 회차의 대부분에 등장하는 류준열은 어리숙한 청년부터 야망이 꿈틀거리는 인물로 변모하는데 류준열이 변화하는 과정을 보는 것도 관전 포인트다. 유지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서있기만 해도 존재감을 발휘하고 조우진은 역시나 믿고 볼 수 있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평이하지 않은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은 그의 능력이다. 일현의 회사인 증권사 멤버들의 생활연기도 빼놓을 수 없다.

‘돈’의 가치에 대해 관객이 생각할 수 있는 화두를 던지긴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고민 없이 던지 화두는 크게 와 닿지 않는다. 돈의 향락에 빠져 미쳐 날뛰던 일현이 어느 순간 각성을 하고 마지막엔 사건 해결에 큰 몫을 한다. 범죄에 가담해 한 몫을 챙겼던 조일현이 각성을 했다고 해서 그가 저질렀던 죄가 사라지는 것일까. 마지막까지 주인공의 ‘멋있음’을 지켜주는데 이 자체가 영화적 판타지다. 과한 상업영화적 설정을 씌운 결말을 두고선 호불호가 명확하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cultur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