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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레이백] 새학기 기념 ‘학교 2013’ 다시 봐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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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학교 2013')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3월, 새학기가 시작된다. 이럴 때 생각나는 학원물이 있다. 중·고교생에게는 공감이 될 만한, 대학생에게는 추억을 불러 일으킬 만한 작품이다. KBS2의 ‘학교’ 시리즈 중 특히 높은 인기를 자랑한 ‘학교 2013’이다.

‘학교 2013’은 서울 승리고등학교를 배경으로 당대 사회 문제로 대두된 교권 추락·학교 폭력·도 넘은 교육열 등을 에피소드로 다뤄 호평받았다. 이에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8.0%에서 출발해 최고 시청률 15.8%(11회)까지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흥행은 물론 시의성 높은 주제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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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학교 2013')



■ 이종석부터 신혜선까지… 스타들의 풋풋한 그 시절

2019년, ‘학교 2013’를 복습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현재 연예계를 주름잡는 톱스타들의 신인 시절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주인공 고남순 역의 이종석을 들 수 있다. 당시 ‘라이징 스타’ 평가를 받던 이종석은 ‘학교 2013’을 통해 주연급 배우로 발돋움했다. 극 중 이종석이 연기한 고남순은 승리고 2학년 2반의 회장이자 아웃사이더다. 극 중반부에 들어서며 남순이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겉돌던 이유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런 한편 이종석이 ‘학교 2013’에서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낭송하는 장면은 아직까지도 명장면으로 회자된다.

‘학교 2013’의 또 다른 주역은 김우빈이다. 그는 남순과 한때 절친한 사이였으나 오해를 빚고 멀어진 박흥수를 맡았던 바다. 이에 ‘학교 2013’에서는 남순과 흥수가 앙금을 풀고 다시 친해지는 과정이 중요한 시청 포인트 중 하나였다. 김우빈 역시 ‘학교 2013’을 통해 매력적인 외모와 개성 강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며 스타가 됐다.

그런가 하면 아역 출신의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 곽정욱이 ‘학교 2013’으로 연기력을 재평가받았다. 곽정은 승리고 2학년 2반의 트러블 메이커 오정호를 맡아 열연했다. 늘 날이 선 모습으로 어느 학교에나 있을 법한 반항아를 실감나게 표현,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까지 들었다.

곽정욱과 함께 문제아 3인방 ‘오이지’를 형성한 배우들도 있다. 현재 다작 행보로 사랑받는 이이경과 이지훈이다. 당시 ‘학교 2013’ 제작진은 신인 배우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바라는 마음으로 일부 출연진이 캐릭터 이름 대신, 본명으로 불리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이경과 이지훈도 ‘학교 2013’에서 각각 이경과 지훈을 연기할 수 있었다. 곽정욱과 더불어 승리고 요주의 인물에서 점차 성장해가는 모습을 나타냈다.

‘학교 2013’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배우가 또 있다. 새롭게 안방극장 흥행 보증 수표로 떠오르고 있는 신혜선이 주인공이다. 극 중 신혜선은 시니컬한 성격의 계나리(전수진)와 절친한 친구로 등장, 초반 비중은 많지 않았으나 두 캐릭터의 우정을 다룬 에피소드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받았다. 특히 당시 머리카락을 짧게 자른 스타일링으로 최근과는 상반된 매력을 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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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2 '학교 2013')



■ 장나라·최다니엘이 보여준 ‘참스승’의 모습

학원물이 전세대의 공감을 받기란 쉽지 않다. 자칫 기성세대나 젊은세대, 어느 한 편에 쏠린 시각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가능성이 농후해서다. 실제 청소년들의 지지를 얻은 것은 물론, 정부 표창까지 받은 ‘학교 2013’이 더욱 대단한 까닭이다.

여기에는 당대 교육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이상적인 방향을 제시, 상반된 관점 사이에 균형을 맞춘 것이 크게 작용했다. 특히 이는 장나라와 최다니엘이 연기한 선생님 캐릭터에서 잘 나타났다.

장나라는 기간제 교사 정인재를 맡았다. 의욕은 넘치는 데 반해 정교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선생님은 물론, 학생들에게도 무시 당하기 일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모습이 감동을 안겼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인재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지나치게 이상만 좇는 나머지, 대입을 목표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현실 감각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이에 ‘학교 2013’에서는 정인재와 상극의 선생님을 한 명 더 배치했다. 극 중 정인재와 승리고 2학년 2반 공동 담임을 맡은 강세찬(최다니엘)이다. 강세찬은 전직 언어영역 일타 강사로, 불법 고액 과외가 적발돼 6개월간 고등학교 교사로 지내게 됐다. 이에 강세찬은 철저히 ‘수능’에 초점을 맞춘 수업을 선보였다. 그러나 그에게도 단점은 존재했다. 정인재와 달리 학생을 아끼는 마음이 없어 스승으로서 제자를 바른 길로 이끄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학교 2013’에서는 정반대 성향의 두 선생님이 같은 반 아이들을 돌보며 서로의 좋은 점을 닮아가는 과정을 비췄다. 이전까지의 학원물이 ‘올바른 청소년상’을 강조했던 데 반해 ‘참스승’의 기준을 제시했다는 데서 높이 평가받았다.

특히 진정한 교사로서 두 인물의 면모가 빛났던 장면이 있다. 극 중 학생들이 집단 커닝을 시도했다가 적발된 대목이다. 굳게 믿고 있던 제자들이 단체로 그릇된 행동을 했다는 데 충격과 배신을 느낀 정인재는 학생들을 교실 앞으로 불러냈다. 그러나 교내 체벌이 금지된 데 따라 회초리 대신 자신의 손바닥을 들었다. 이에 자기 손이 새빨갛게 부어오를 때까지 아이들의 손바닥을 때리며 눈물을 쏟던 정인재의 모습은 안방극장을 울렸다. 이 광경을 보고 “체벌 동의 각서도 없이 애들을 체벌한 거냐”는 교장(박해미)에게 “이건 선생이 맞은 것”이라고 대신 항변하던 강세찬의 모습도 마음을 짠하게 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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