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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불허전’ 박인환-박근형부터 80대 데뷔까지…스크린 장악한 할매 할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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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스크린을 접수한 할매와 할배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인생은 2막부터라고 했다. 경험치 만렙이거나 스크린 샛별들까지 노년의 배우들이 스크린을 장악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두 인물은 박근형과 박인환이다. 두 배우는 13일과 14일에 개봉하는 영화 ‘증인’과 ‘기묘한 가족’으로 스크린에 컴백했다.

‘증인’ 박근형도 주인공의 아버지 역할이다. 속세에 찌들어가던 변호사 순호(정우성)가 자폐 소녀를 만나면서 변해가는 이야기를 그린 ‘증인’에서 박근형은 순호의 아버지 길재 역을 맡았다. 분량은 많지 않다. 등장하는 장면도 모두 집에 머물러 있고 만나는 인물도 순호 뿐이다.

근데 등장하는 장면마다 높은 웃음 타율을 보여준다. 길재의 걱정은 늦은 나이까지 결혼을 하지 않는 아들뿐으로 결혼 하라는 잔소리를 볼 때마다 한다. 하지만 그 잔소리가 꽤 귀엽다. 무거운 소재인 ‘증인’에서 박근형은 분위기를 상쇄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가 나오는 순간만큼은 숨을 쉴 수 있다. 하지만 마냥 코믹한 캐릭터로 소비된 게 아니다. 그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들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속물로 변해가는 순호에게 그가 날리는 한 마디에는 한 방이 있다.

박인환은 한국형 좀비물인 ‘기묘한 가족’에서 사건의 중심이 되는 준걸(정재영)네 가족의 아버지 만덕 역을 맡았다. ‘기묘한 가족’은 조용한 마을을 뒤흔든 멍 때리는 좀비와 골 때리는 가족의 상상초월 패밀리 비즈니스를 그린 코믹 좀비 블록버스터다.

이 가족 자체도 엉뚱하지만 만걸은 이 가정의 트러블메이커나 다름이 없다. 다양한 작품에서 아버지 역할을 많이 해왔던 박인환이지만 ‘기묘한 가족’ 속 만덕은 단순한 아버지 캐릭터가 아니다. 부성애와는 거리가 멀다. 하와이 여행이 유일한 꿈인 만덕은 가족들과 따로 캠핑장에서 생활을 하고 가족의 공금을 노리기도 한다. 심지어 좀비 바이러스 확산의 한 몫을 하는 인물로 ‘기묘한 가족’ 사건의 가장 중심에 있는 캐릭터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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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만렙인 두 사람과 달리 아예 영화 출연은 처음인 이들이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영화인 ‘칠곡 가시나들’과 ‘시인 할매’ 두 작품은 모두 할머니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스크린 샛별이 됐다.

오는 ‘칠곡 가시나들’은 인생 팔십 줄에 한글과 사랑에 빠진 칠곡군의 일곱 할머니 이야기다. 할머니들은 일제강점기, 민족말살정책으로 시행된 우리말 금지로 한글을 배우지 못해, 평생 문맹으로 살아왔다. 할머니들은 뒤늦게 배운 한글에 빠졌다. 평균 나이 86세으로 특유의 찰진 경상도 사투리가 오롯이 박혀있는 서툴지만 진짜 삶의 시를 선보인다.

지난 5일 개봉한 ‘시인할매’시를 배우게 된 할머니들을 주인공으로 한다. 전라남도 곡성의 작은 마을에 살던 할머니들은 마을 도서관의 김선자 관장을 만나면서 한글을 배운다. 뒤늦게 시를 배운 할머니들은 각종 문학상을 받는가 하면 2016년 시집을 출간하기도 한다. 투박한 손으로 써낸 한 글자가 모여져 문장이 되고 시가 된다. “잘 견뎠다”고 말하는 할머니들의 이야기는 깊은 울림이 준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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