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한 페이지 예능] “흑역사? 임팩트”… ‘라디오스타’ 유노윤호, 무례에 대처하는 자세
이미지중앙

(사진=MBC 방송화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단언컨대 안방극장 최고의 화제성을 자랑하는 장르는 예능이다. 매일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이 시청자를 웃기고 울린다. 이에 [한 페이지 예능]은 화제의 예능 속 조명할 만한 한 페이지를 포착한다. -편집자주

■ 오늘의 페이지

이미지중앙

(사진=MBC 방송화면)



그룹 동방신기 유노윤호가 MBC ‘라디오스타’에서 ‘짤 부자’가 된 데 대한 속내를 드러냈다.

■ 오늘의 프로그램

방송 제목: MBC ‘라디오스타’
방영 일자: 2019년 1월 24일
회차 정보: 열정과 치열 사이, 유노윤호·김원효·박지헌·황치열 출연

■ 페이지 갈무리

유노윤호는 요즘 ‘동방신기의 리더’라는 수식어보다 ‘열정만수르’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불리는 듯하다. 심지어는 최근 SNS와 온라인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노윤호처럼 살자”는 말이 유행이 됐을 정도다. 이에 ‘라디오스타’ 역시 ‘열정과 치열 사이’ 특집 방송 전부터 출연자 목록 맨 앞에 유노윤호의 이름을 내세운 바다.

과연 ‘라디오스타’에서도 ‘열정만수르’라는 별명 값을 제대로 한 유노윤호다. 일례로 그는 ‘라디오스타’ 첫 출연을 기념해 직접 편집한 음악에 맞춰 댄스 메들리를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대개 신인가수들이 홍보를 위해 준비하는 일을 올해 데뷔 17년 차에 접어든 유노윤호가 한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라디오스타’ MC들은 물론 다른 출연자들까지 뼈가 부숴져라 춤을 추는 유노윤호의 모습에 내내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나 유노윤호의 열정이 대중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로 인식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해 MBC ‘나 혼자 산다’ 출연이 터닝 포인트였다. 그 이전의 유노윤호는 오히려 열정적인 모습 때문에 오해를 사거나 조롱의 대상이 됐다. 이에 ‘라디오스타’는 이날 유노윤호를 ‘짤 부자’라고 소개하며 지난 10여년 간 그를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영상들을 공개했다.

유노윤호가 2008년 KBS2 ‘해피투게더’에서 선보인 ‘인생의 진리랩’과 같은 해 음악시상식에서 손으로 목을 긋는 포즈를 취했던 ‘살인예고’ 장면, 그가 공항 내 인파 속에서 “익스큐즈미(Excuse Me)”를 외치는 모습이 담긴 직캠 등이다.

이미지중앙

(사진=유노윤호 인스타그램)



영상이 공개되자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유노윤호도 쑥쓰러운 듯 웃어 보였다. 하지만 속사정을 알고 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영상들이다. ‘인생의 진리랩’부터가 그렇다. 이 랩은 ‘해피투게더’ MC들이 유노윤호와 당시 함께 출연한 래퍼 H-유진에게 랩 배틀을 시키면서부터 시작됐다. 즉석에서 프리스타일 랩을 선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유노윤호는 래퍼가 아니다. 동방신기에서 그가 맡은 포지션은 애초에 보컬이다. 아이돌 그룹의 특성상 노래마다 할당된 짧은 랩 파트를 그가 소화하긴 했으나 완벽한 프리스타일 랩을 구사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뜻이다. ‘인생의 진리랩’으로 유노윤호의 실력을 평가할 수 없는 이유다.

이른바 ‘살인예고’ 장면도 전후 사정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 장면이 포착된 곳은 ‘2008 MKMF’였다. 유노윤호는 당시 마이티마우스의 무대를 감상 중이었다. 현란한 손동작과 함께 랩을 하는 마이티마우스의 모습 다음 카메라가 유노윤호를 비춘 것. 유노윤호는 당시에 대해 “선배님이 부르시는 것을 따라하다가 와전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익스큐즈미” 영상은 보다 심각한 상황이었다. 유노윤호는 ‘라디오스타’에서 “(팬이) 엎어져서 샌드위치 모양이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걸 보다가 ‘안되겠다’ 싶었다. ‘영어로 뭐라고 해야할까’ 생각하다가 ‘익스큐즈미’라고 했다. 위험하니까 실례한다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익스큐즈미”는 넘어진 팬에게 더 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막고자 했던 유노윤호의 다급한 한 마디였다.

속을 들여다 보면 모두 저마다 사연이 있는 영상들이었던 셈이다. 문제는 아무도 숨은 이유에는 관심 갖지 않았다는 데 있다. 실제로 유노윤호는 이로 인해 10년이 넘도록 안티성 댓글에 시달려왔다. 그의 매사 열정적이고 진지한 태도가 조명받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린 데도 이같은 ‘짤’들이 만들어낸 부정적인 이미지가 적잖게 작용했다. 어쩌면 유노윤호에게는 일련의 영상들이 단순한 흑역사 수준이 아니라 트라우마로 남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라디오스타’에서 유노윤호는 오히려 “그 모습도 나”라고 당찬 모습을 보였다. 이어 “(영상들 때문에) 사람들이 놀린다”면서도 “그래도 (나는) 속으로 ‘내가 임팩트를 남겼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각의 무례함에 자기긍정으로 대처하기까지 유노윤호가 얼마나 속앓이 했을지는 쉽게 가늠할 수 없다. 다만 이 같은 자세가 데뷔 17년 차에도 여전히 현역 아이돌로 전 세계를 누비며 사랑받는 오늘날의 유노윤호를 만들었으리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다.
cultur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