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그야말로 ‘내 뒤에 테리우스’의 날이었다.

서울 상암동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30일 오후 8시 45분, ‘2018 MBC 연기대상’이 열렸다. 한 해 동안 고생했던 드라마 배우들과 제작진이 한 자리에 모였다.

대상의 영예는 ‘내 뒤에 테리우스’ 소지섭에게 돌아갔다. 소지섭은 “‘내 뒤에 테리우스’ 하면서 행복했고 감사했고 배우게 됐다. 연기를 하는 선후배님들 존경한다. 늘 밖에서 고생하는 스태프에 감사하다”며 “살갑진 않지만 항상 챙겨주는 팬들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소지섭은 대상에 앞서 수목 미니시리즈 부문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상황이었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소지섭 뿐만 아니라 우수상 정인선, 시청자가 꼽은 올해의 드라마상, 올해의 작가상, 청소년 아역상 김건우, 옥예린, 조연상 강기영까지 8관왕을 차지했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올해 방송된 MBC 미니시리즈 중에선 현재 방영 중인 ‘나쁜형사’를 제외하곤 10.5%(닐슨코리아 기준)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블랙 요원과 워킹맘의 조합이 웃음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드라마 시작 전엔 첫 주연을 맡은 정인선에 대한 우려가 컸으나 방영이 될수록 안정적 연기력으로 인정을 받았다. 또 아역들과 소지섭의 케미스트리도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내 뒤에 테리우스’ 외에 ‘검법남녀’ 정재영, 정유미, ‘이별이 떠났다’ 채시라, 조보아, ‘숨바꼭질’ 이유리, ‘나쁜형사’ 신하균, 이설 등 주요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없는 살림 속에서 받을 만한 사람이 받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허준호도 2관왕을 차지했다. 올해 드라마 ‘이리와 안아줘’를 통해서 오랜만에 복귀한 허준호는 사이코패스 연기로 시청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그는 PD들이 꼽은 올해의 연기자상과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허준호는 “ “감독님들이 준 상이라 더 감사하다. ‘이리와 안아줘’ 팀이 힘든데도 열심히 했다. 앞으로 잘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룹 레인보우 출신 멤버들의 수상도 눈에 띄었다. 김재경은 '배드파파'로 조연상을, '비밀과 거짓말'로 오승아가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룹으로 상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힌 레인보우 멤버인 오승아는 눈물의 소감을 밝혀 화제를 모았다.

2018년은 MBC에게 ‘드라마 왕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했던 한해였다. 총 파업 이후 재정비를 하는데 시간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MBC 드라마들의 성적은 처참했다. 특히 상반기엔 기억에 남는 작품이 없을 정도다. 그나마 하반기에 들어서서 장르물을 앞세워 체면치레를 했다. 올해 초 선보였던 ‘위대한 유혹자’는 MBC 역대 최저 시청률이라는 불명예를 얻었고 ‘시간’은 제작발표회 때부터 태도 논란에 휘말렸던 김정현이 드라마 중도 하차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사생결단 로맨스’ ‘이리와 안아줘’ 등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이 수두룩했다. 그나마 ‘숨바꼭질’ ‘내 뒤에 테리우스’ ‘나쁜형사’ 등이 두 자릿수 시청률를 기록한 정도다.

없는 살림 속에서 MBC가 선정한 대상 후보는 소지섭, 채시라, 김선아, 신하균, 정재영, 이유리였다. 이번에도 공동수상이 남발됐고, 이에 그치지 않는 대상 후보들의 최우수상 수상 릴레이에 시청자들은 흥미가 떨어졌다는 지적을 내놨다.

■ 이하‘2018 MBC 연기대상’ 수상자 명단

▲대상: 소지섭(내 뒤에 테리우스)
▲최우수연기상 월화극: 정재영(검법남녀), 신하균(나쁜 형사), 정유미(검법남녀)
▲최우수연기상 수목극: 소지섭(내 뒤에 테리우스), 김선아(붉은달 푸른해)
▲최우수연기상 연속극: 연정훈(내사랑 치유기), 소유진(내사랑 치유기)
▲최우수연기상 주말극: 김강우(데릴남편 오작두), 채시라(이별이 떠났다), 이유리(숨바꼭질)
▲우수연기상 월화극: 우도환(위대한 유혹자), 문가영(위대한 유혹자)
▲우수연기상 수목극: 장기용(이리와 안아줘), 정인선(내 뒤에 테리우스)
▲우수연기상 연속극: 이규한(부잣집아들), 박준금(내사랑 치유기)
▲우수연기상 주말극: 정상훈(데릴남편 오작두), 조보아(이별이 떠났다)
▲올해의 연기자상: 허준호(이리와 안아줘)
▲올해의 드라마상: 내 뒤에 테리우스
▲올해의 작가상: 오지영(내 뒤에 테리우스)
▲황금연기상: 강부자(신과의 약속), 허준호(이리와 안아줘)
▲조연상 월화극: 김재경(배드파파)
▲조연상 수목극: 강기영(내뒤에 테리우스)
▲조연상 주말극: 정혜영(이별이 떠났다)
▲조연상 연속극: 전노민(비밀과 거짓말)
▲신인상: 김경남(이리와 안아줘), 이준영(이별이 떠났다), 오승아(비밀과 거짓말), 이설(나쁜 형사)
▲청소년 아역상: 김건우(내 뒤에 테리우스), 류한비(이리와 안아줘), 신비(이별이 떠났다), 신은수(배드파파), 옥예린(내 뒤에 테리우스), 왕석현(신과의 약속), 이나윤(손 꼭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조예린(숨바꼭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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