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미성년자 소속가수 폭행 의혹을 받는 연예기획사 미디어라인이 논란의 중심에 선 더 이스트라이트 전(前) 멤버 이승현에 대해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역폭로에 나서며 사건이 새 국면을 맞았다.

26일 오후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미디어라인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 더 이스트라이트 전 멤버 이은성과 정사강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 10월 더 이스트라이트의 리더 이석철과 막내 이승현이 미디어라인 소속 프로듀서로부터 심각한 폭행 및 협박, 감금 등을 당했다고 폭로해 충격을 안긴 바 있다. 당시 두 멤버와 변호인 측은 2017년 6월 13일 문영일 PD에게 심한 폭행을 다했으며,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가 이를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 PD의 가혹 행위는 연습생 시절부터 이어졌다면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경찰은 수사를 거친 끝에 지난 20일 문 PD를 특수폭행 및 상습폭행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구속 송치했다. 이 외에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에 대해서도 폭행 교사 방조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 수사를 진행, 김창환 회장은 기소 의견으로, 이정현 대표는 불기소 의견으로 각각 송치했다.

이와 관련해 미디어라인은 문 PD의 잘못은 시인하면서도, 이석철·이승현 형제 측의 주장이 일부 왜곡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임원진이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을 방치했다는 의혹에 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다만 나이 어린 멤버들이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받게 될 상처를 고려해 이은성·정사강·이우진·김준욱 등 나머지 멤버들과 전속계약을 해지했다.

▲ 미디어라인이 ‘반박 기자회견’에 나선 이유?

“지난 2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성실하게 경찰 조사에 임했다. 그러나 고소인(이석철·이승현) 측이 미성년자를 앞세워 일방적인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왜곡된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여론을 호도했다. 이에 경찰 역시 여론을 따라가는 편파수사를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동안 공개하지 않은 정확한 증거 자료와 진실 사실 위주로 설명하고자 한다(김창환 회장)”

▲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에 대한 문영일 PD의 폭행은 2015년부터 시작됐다?

“문 PD는 연습생 시절부터 멤버들의 전담 선생님 역할을 수행했다. 멤버들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거나 잘못을 했을 때 체벌받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이는 (폭행 논란 이후) 재학 중인 학교에서 진행된 학교폭력 관련 상담에서 멤버들이 진술한 내용이다. 문영일 PD는 체벌 이후 멤버들 부모에게 연락해 연고를 발라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문제를 많이 일으킨 이승현에 대해서는 아버지와 연락을 자주 주고받았다(이정현 대표)”



▲ 2017년 6월 13일 이석철·이승현의 부모는 자녀에 대한 문 PD의 폭행을 처음 알았다?

“그날 이승현이 방송 스케줄을 펑크내고 형인 이석철의 연락을 받은 아버지가 급히 상경하며 문 PD와 통화했다. 그 내용 일부가 회사 직원이 촬영한 영상에 담겼다(이 대표)”

다음은 미디어라인이 공개한 추출 음성 내용.

아버지: “승현이가, 지금 이 놈이 아직까지도 정신을 못 차렸다”
문 PD: “아버님 승현이를 나에게 맡겨 주세요. 내가 오늘 잡들이를 제대로 하겠습니다”
아버지: “네. 어른들이 그래야지”
문 PD: “승현이와 석철이가 정신을 못 차려서 매니저들도 지쳐합니다. 승현이를 찾으면 나에게 보내주십시오”
아버지: “지금 (서울에) 올라가고 있습니다”
문 PD: “내가 석철이랑 통화해서 (승현이) 찾는 걸 돕겠습니다.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될 겁니다. 내가 만나면 단단히 혼내고 돌려보내도록 하겠습니다”

“회사 직원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30분 넘게 통화하며 승현이 아버지가 엄청 사과하고 ‘잘못해서 너무 죄송하다. 때려서라도 사람을 만들어 달라’고 분명히 말했다. 아버지이기에 법적 책임 물을 수는 없겠지만 오히려 아버지가 문 PD의 폭행을 방조한 게 아니냐(이 대표)”

▲ 김창환 회장과 이정현 대표가 폭행 사실을 묵인했다?

“사건 발생 이틀 후 내가 문 PD와 주고 받은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겠다. 문 PD가 먼저 사과했다. 나는 회사에 사과하기보다 아이들에게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을 위한 체벌이 아니라 엄연한 폭력 행사이고 이번 뿐만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 실망을 느꼈다. 일이 사람보다 먼저일 수 없다고 꾸짖었다. 이것만 봐도 사건 당시 회사는 종전을 포함해 (더 이스트라이트에 대한) 폭력을 처음 인지했음을 알 수 있다(이 대표)”

▲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 증언 “이승현이 아버지에게 죽도록 맞았다?”

“이승현 아버지가 사건 당일 새벽 귀가한 아이를 추가 체벌한 것으로 의심된다. 경찰은 고소인의 핵심 증거 자료인 2017뇬 6월 13일 피해 사진들이 사건 발생일로부터 며칠 후 촬영된 것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 멤버들의 증언을 듣고 자체 조사를 하게 됐다. 이은성은 ‘승현이가 회사에서 잘못할 때마다 아버지가 서울로 와서 벨트나 배트로 죽도록 때렸다는 이야기를 석철이에게 들었다. 6월 13일 체벌이 있던 다음 날도 스케줄을 위해 이동하는 차 안에서 석철이가 아버지가 승현이의 잘못에 화가 잔뜩 나 대전에서 상경, 골프채로 죽도록 때렸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사강 역시 ‘이전부터 승현이가 회사에서 말썽을 부릴 때마다 아버지가 배트로 엄청 때리셨다고 석철이 형이 직접 말했다. (6월 13일) 다음 날도 석철이 형이 아버지가 승현이에게 그런 짓을 하면 안 된다며 골프채로 새벽 4시까지 두들겨 팼다고 했다’고 증언했다(이 대표)”

▲ 이승현 父 폭행 의혹, 증거는?

“고소인 측 변호인이 기자회견 시 공개한 폭행도구로 제시한 몽둥이 사진과 (이승현 상처가 담긴) 피해 사진을 고려대학교 법의학연구소에 의뢰했다. 최근 감정 결과를 회신받아 (검찰에) 제출했다. 이 자료를 보면 ‘피해 사진의 가해 도구를 몽둥이로 특정하기 어렵다. 다른 상처 가격과는 별개의 위력에 의해 나타났음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경찰 공무원인 이승현 아버지는 문 PD에게 ‘때려서라도 가르쳐 달라’고 말해 놓고 우리를 폭행·교사·방치로 몰아가고 있다. 이는 남을 해하는 명백한 불법이자 조작 행위다. 우리가 수사 기관은 아니므로 (이승현 부친의 폭행 의혹을) 확실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경찰과 검찰이 정확히 수사할 필요가 있다(이 대표)”

▲ 미디어라인 폭행에 전전긍긍한 더 이스트라이트 멤버들?

“(이석철·이승현의 폭로 이후) 미디어라인 전 연습생과 회사 직원이 통화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연습생은 ‘(이석철이) 기자회견에서 문 PD의 복귀를 반대했다며 엄청 울던데 (실제로는) PD님 돌아오게 해 달라고 본인이 김창환 회장에게 부탁했다’며 ‘다른 애들은 다 반대하지만 자신은 문 PD가 복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논란 이후 (이 형제의) 부모 메신저 프로필에는 협박성 메시지가 게재됐다. ‘참고 있으니까 우습게 보이지’ ‘나 준비 중이다’ ‘조금만 기다려라’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한다는 멘트부터 도끼나 망치 사진을 프로필로 설정했다. 멤버들이 공포에 전전긍긍한 게 아니라 부모들이 화가 나서 전전긍긍했다(이 대표)”



▲ 이승현은 왜 폭행의 대상이 됐나?

“2017년 6월 13일 이승현이 스케줄을 펑크냈다. 방송 스케줄이 있던 시기인데 이승현이 방과 후에 축구를 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멤버들이 회사에 얘기했더니 혼날 게 두려워서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승현은 연습생 시절부터 거짓말이 들통나는 일이 있었고 멤버들과 어울리지 못했다. 형을 비롯해 멤버들을 때리기도 했다. 컴백을 앞두고 재킷과 뮤직비디오 촬영을 마쳤는데 멤버들과 갈등 때문에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적도 있다. 자기보다 2살 많은 멤버 이은성의 머리를 잡고 얼굴을 박아 멍이 든 적도 있다. 그때 아버지가 이승현을 교육시킨다면서 대전에 데려갔다. 당시 아버지는 ‘승현이에게 마음 다스리는 책을 주었다. 엄마가 옆에서 감독하기로 했다. 죄송스럽고 내가 더 집중해서 좋은 인성 심어주도록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김창환 회장에게 보냈다(이 대표)”

▲ 미디어라인, 이석철·이승현 및 부모 절도죄 고소?

“사건 발생 후에 이석철·이승현 측이 전자드럼과 DJ 런치패드 등 회사 소유의 장비를 허락없이 가져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경황이 없어서 일주일 뒤에 상황을 알았다. 조사를 받고 있었고 ‘피해자들을 압박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아 참았는데 못 참겠다. 절도죄로 고소하겠다(이 대표)”

▲ 더 이스트라이트는 미디어라인으로부터 충분히 지원받지 못했다?

“우리는 원래부터 영재 밴드 타이틀을 갖고 활동했던 애들이다. 각자 자기 악기들을 갖고 있다. 만약 공연을 하게 되면 비싼 악기를 못 가지고 나가기 때문에 회사가 렌탈을 한다. 단 이석철이 가져간 악기는 지난 활동에서 처음으로 국내에서 선보인 악기다. 아이들이 어리지만 잘 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구입한 것이다. 숙소 지원에 있어서 사람들은 아이돌 그룹에게 숙소 생활을 시켜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안 시키고 싶었다. 숙소 생활을 하면 애들을 통제하고 관리해야 한다. 아이들이 매니저에게 일거수일투족 감시받고 휴대폰도 압수당한다. 하지만 김창환 회장의 신조는 자기 공간이 있어야 자기 음악을 꿈꾼다는 것이다(이 대표)”

▲ 문영일 PD의 구속기소와 김 회장에 대한 기소 의견 송치, 이 대표에 대한 불기소 의견 송치와 관해 입장을 밝힌다면?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아이들을 때리거나 가혹하게 대한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의 고소는 당연하다. 그러나 이 외의 (이석철·이승현 측) 거짓말이 의문스러운 것이다. 김창환 회장이 폭력을 목격하고 묵인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이승현이 문 PD에게 머리채가 잡혔다면, 김 회장이 이상한 사람이 아니고서야 그걸 보고 그냥 지나쳤겠나. 또 이승현은 김창환 회장과 원활히 소통했고, 협박을 당한 적도 없다. 경찰에서는 저렇게 거짓말 잘하는 친구들의 진술만 믿고 요즘 문제가 되는 아동학대 프레임에 갇혀서 1차 결론을 내렸다(이 대표)”

[현장;뷰] ①미디어라인 “더이스트라이트 폭행·방조? 체벌은 잘못… 이승현 父도 폭력행사” (종합)
[현장;뷰] ②더이스트라이트 이은성·정사강 “李형제 거짓 폭로, 참담함과 배신감 느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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