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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뷰] 눈물로 찍은 쉼표…하이라이트, 또 다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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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라운드어스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그룹 하이라이트가 팬들과 함께 마지막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의 순간을 만들었다.

하이라이트는 지난 24일과 25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2018 단독 콘서트 ‘아웃트로(OUTRO)’를 개최했다.

‘아웃트로’는 그에 앞서 마지막으로 개최하는 공연이다. 다만 윤두준은 멤버들 중 가장 먼저 군 복무를 위해 떠났다. 이에 이번 공연에서는 5명의 멤버 중 4명만이 무대에 올랐다.

그래서인지 공연장에 모인 팬들은 더욱 큰 함성소리로 하이라이트를 맞이했다. 하이라이트는 ‘캔 유 필 잇(Can you feel it?)’ ‘사랑했나봐’ ‘셀러브레이트(Celebrate)’ ‘하이라이트’ 등 화려한 오프닝으로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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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라운드어스 제공)



무대를 마친 멤버들은 오랜만의 공연에 남다른 기분을 전했다. 용준형은 “처음 나왔을 때부터 벅차기 시작한 공연이다”라고, 양요섭은 “마음 같아서는 시간이 더디게 흘렀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윤두준의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이기광은 “이번 공연 하며 빼먹지 말아야 할 게 두준이다. 원래 다섯 명이 섰어야 하는 무대인데 네 명이 서게 됐다. 두준이 없는 것은 아쉽지만 그것만 뺀다면 역대급 콘서트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후 ‘위 업(we up)’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어쩔 수 없지 뭐’ 등을 부른 하이라이트는 돌출무대로 나와 팬들과 더 가까이 만났다. 이어진 무대는 ‘슬립 타이트(Sleep tight)’ ‘웬 아이(When I)’ ‘미드나잇(midnight)’ ‘이 밤 너의 곁으로’ 등 서정적인 분위기였다.

하이라이트는 두 명씩 짝을 이룬 듀엣 무대도 선보였다. 양요섭과 손동운은 ‘바람’으로 감동적인 가창력을 보여줬다. ‘바람’은 팬들을 바람(wind)에 빗대고, 또 팬들에게 바라는(wish) 마음을 말하며 이중적인 풀이를 담은 곡으로 더욱 의미를 더했다. 용준형과 이기광은 흥겨운 분위기의 ‘내버려둬’로 분위기를 달궜다.

콘서트에서 처음 공개한 신곡 ‘잘 지내줘’는 그 자체만으로도 뭉클했다. 이 곡은 처음으로 긴 공백기를 갖는 하이라이트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은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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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라운드어스 제공)



마지막을 장식한 곡은 ‘비가 오는 날엔’ ‘쇼크(Shock)’ ‘굿 럭(Good luck)’ ‘픽션(Fiction)’ ‘12시 30분’ 등 하이라이트가 상표권 분쟁을 겪기 전 팀명 ‘비스트’로 활동하던 시절 남긴 히트곡이다. 해당 무대들에서는 가장 뜨거운 함성소리와 떼창이 흘러나왔다.

‘아웃트로’는 하이라이트의 최근 모습으로 시작해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당시 멤버들이 처음 만나 데뷔를 했을 때 모습으로 끝났다.

공연 중간중간 나온 VCR 역시 하이라이트가 걸어온 길을 회상하게 만드는 장치였다. 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화면에 등장한 단어는 ‘엔드(END)’였다. 그리고 이어 ‘하이(High)’, ‘라이트(Light)’라는 이름의 브릿지 영상이 순차적으로 나왔다. 마지막을 장식한 영상의 단어는 ‘앤드(AND)’였다.

그간 멤버 탈퇴, 전 소속사를 떠나 도전한 홀로서기, 상표권 분쟁 등 녹록치 않은 길을 걸어온 하이라이트와 팬들이다. 그리고 이제는 군 입대로 인한 긴 공백기를 처음으로 겪어야 한다. 심지어 윤두준은 준비된 이별을 한 게 아니라 갑작스럽게 군 입대를 해 충격이 컸다.

그래서 하이라이트는 조심스레 말을 이어나갔다. 멤버들은 자신들도 윤두준의 입대를 비롯해 이렇게 갑작스럽게 공백기를 갖게 될 줄, 이번 공연이 당분간의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고 했다. 윤두준의 입대 후 하이라이트가 어떻게 해야 할 지도 쉼 없이 논의했다. 또한 멤버들 서로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고 더욱 애틋해진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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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어라운드어스 제공)



이 말들을 솔직하게 전한 멤버들은 모두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용준형은 엔딩 멘트를 하지 못 할 정도로 눈물을 쏟았다. 애써 담담하게 밝은 분위기를 이끌어내려 했던 양요섭마저 ‘잘 지내줘’ ‘그곳에서’ 무대를 완전히 소화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팬들이 슬로건 이벤트를 펼친 모습을 본 손동운은 음성으로 윤두준의 노래 파트가 나오자 결국 주저앉았다. 이기광 역시 고개를 숙였다.

서로를 신뢰하고 똘똘 뭉쳐 지금을 맞이한 이들에게는 분명 남다른 확신이 있었다. 양요섭은 영상을 통해 “9년 동안 좋은 일만 있던 건 아니다. 그래도 그 시간이 지나갔듯 이 시간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몸 건강히 잘 지내다가 웃으면서 만나고 싶다는 생각뿐이다”라며 끝이 아닌 시작을 이야기했다.

용준형은 “우리에게 의미 있는 공연이다. ‘아웃트로’의 의미를 우리가 정해두기보다 (공연장에서)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 분위기가 ‘아웃트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하이라이트는 잠시 쉬어가는 순간조차 팬들에 통보하지 않고 함께 만들었다. 그리고 곁에 있는 멤버들을 생각했다. 이번 공연 ‘아웃트로’는 하이라이트와 팬들이 한 무언의 약속과도 같았다. 든든한 ‘아웃트로’를 지나온 하이라이트에게는 또 다른 길이 펼쳐져 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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