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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김재영 “‘낭군님’부터 ‘은주의 방’까지 선물 같은 201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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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백일의 낭군님'에 이어 올리브 '은주의 방'에 출연 중인 배우 김재영(사진=HB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올리브 ‘은주의 방’ 1회에는 남자 주인공 민석이 컬러테라피 수업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결핍된 부분을 색깔로 채우려고 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파란색 계열은 스트레스 해소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고 분홍색은 공격성을 억제해준다. 그렇다면 민석을 연기한 배우 김재영이 끌림을 느끼는 색깔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초록색이요. 마음의 안정을 찾아주는 색이거든요” 김재영의 답이다. ‘은주의 방’ 촬영에 한창인 요즘, 상당한 부담과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김재영이다. 왜일까.

그는 올해 tvN 월화극의 새 역사를 쓴 ‘백일의 낭군님’에서 고독한 삶을 살았던 살수 무연 역으로 열연했다. 비중이 큰 캐릭터는 아니었으나 등장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제대로 받았다. 김재영은 “지금까지 받아본 적 없는 사랑과 관심을 ‘백일의 낭군님’으로 얻었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그러나 기쁨에 취해있을 틈 없이 김재영은 곧바로 ‘은주의 방’에 투입됐다. 직장인 여성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한 ‘은주의 방’에서 김재영은 현실에 존재해줬으면 싶은 ‘남사친’ 민석을 맡았다. 전작에서의 묵직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다정한 눈빛과 상냥한 말씨로 뭇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은주의 방’은 김재영의 첫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그래서인지 김재영은 인터뷰 내내 “함께 고생하는 스태프들을 위해서라도 ‘은주의 방’이 잘 되어야 한다”는 말을 거듭하며 책임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재영의 간절함이 통한 모양새다. ‘은주의 방’은 첫 방송 이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점령하더니 그 여파로 원작 웹툰 유입량이 평소 대비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순항하고 있다. 이제, 김재영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짐을 내려놓아도 좋겠다.

▲ ‘은주의 방’ 1회에서 컬러 테라피 수업을 하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좋아하거나 찾게 되는 색으로 현재의 심리를 알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지금 필요한 색깔이 있다면요?

“초록색이요. 마음의 안정을 찾아주는 색이거든요. ‘백일의 낭군님’부터 ‘은주의 방’까지 방송할 때마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시청률을 찾아보고 있어요. ‘잘 나와야 하는데’ 걱정하면서요”

▲ ‘백일의 낭군님’ 시청률은 대박이었고 ‘은주의 방’도 올리브 첫 드라마인 점을 감안하면 반응이 상당히 좋은 편인데도 걱정되나요?

“물론 수치에 너무 연연하면 안 되지만 다 같이 고생하면서 작업하는 거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결과가 잘 나오기를 바라는 거죠. ‘백일의 낭군님’은 여태 출연한 작품 중 시청률이 가장 높았어요. 그런데다 연이어 출연하게 된 ‘은주의 방’이 첫 주연작이다 보니 부담을 느끼는 것도 있고요. 그래도 ‘은주의 방’이 첫 방송한 날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도 오르고 입소문을 타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 ‘백일의 낭군님’ 속 카리스마 넘치는 살수였다가 ‘은주의 방’에서 훈훈한 ‘남사친’을 맡게 됐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백일의 낭군님’ 무연이는 절제된 인물인 반면 ‘은주의 방’ 민석이는 장난기 넘쳐요. 민석이에는 내 실제 성격이 반영됐죠. 그래서인지 민석이를 연기할 때가 더 편해요. 무연이는 나를 다 빼고 연기해야 해서 긴장도 많이 했고 몸도 굳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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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B엔터테인먼트)



▲ 민석은 극 중 19년지기 은주(류혜영)를 짝사랑하는 남자입니다

“나는 짝사랑의 경험이 없어요. 사랑에 빠지면 돌직구로 고백하는 편이어서요. 받아주지 않으면 아쉽지만 마음을 접으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민석이가 은주를 좋아하면서도 고백하지 않고 친구로 지내는 상황이 낯설어요(웃음)”

▲ 연애에 있어 ‘직진남’인가 보네요?

“실은 남자 중·고등학교를 나와서 여자들의 심리를 잘 몰라요. ‘여자 사람 친구’도 없죠. 이성과는 아무리 친해도 어느 정도의 선을 넘지 않아요. 그래서 극 중 고등학교 회상 장면을 촬영할 때 은주와 장난치는 설정이 어려웠어요. 혜영 씨한테 어떻게 해야할지 물어봤을 정도로요”

▲ 첫 주연인데다 짝사랑 경험도 없으니 연기할 때 상대 배우 류혜영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겠네요

“혜영 씨가 배려심이 많아요. 상대가 편할 수 있도록 노력해줘요. ‘은주의 방’으로 만나기 전에는 인상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직접 만나니 달라요. 섬세한 면도 많고 솔직하기도 해요. 극 중에서 내가 혜영 씨를 짝사랑해야 하잖아요. 좋은 모습만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에요. 촬영장에서도 매일 ‘예쁘다’고 말하고요(웃음) 워낙 성격이 좋은 친구라서 (짝사랑에 대한) 감정 연기가 어렵지 않게 나오고 있어요”

▲ ‘은주의 방’이 주 1회 편성이어서 촬영 일정도 여유롭겠어요

“한 회 분량도 50분 정도여서요. 촬영하는 인원도 그렇게 많지 않아요. 정말 가족 같이 따뜻한 분위기에서 촬영하고 있죠. 특히 ‘백일의 낭군님’ 스태프들이 그대로 ‘은주의 방’을 만들고 있거든요. 내 역할만 달라진 셈이에요”

▲ ‘백일의 낭군님’ 때는 캐릭터 특성 상 늘 혼자 다녀야 했다면서요?

“혼자 있는 시간도 많고 장면들도 대개 어두워서 분위기가 무거웠어요. 극 중 송주현 사람들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너무 부럽기도 했어요. 나는 멀리서 지켜보는 것밖에 못했으니까요. 그때 스태프들이 ‘너는 밝고 장난기 있는 캐릭터가 어울린다’고 하셨는데 ‘은주의 방’으로 이루게 됐어요”

▲ ‘백일의 낭군님’에서는 조성하(김차언 역)과 대립해야 했는데요

“실은 소속사가 같은데 작품에서 만난 건 ‘백일의 낭군님’이 처음이었어요. 마냥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정반대였어요. 아버지 같으셨죠. 촬영장에서 농담도 많이 하시고 항상 웃으셨어요. 아이스크림도 많이 사주셨고요(웃음) 항상 ‘무연이가 잘 되면 나를 잊지 말라’고 이야기하셨어요. 하하. 긴장 풀라고 그러셨던 것 같아요. 덕분에 도움이 많이 됐죠. 그러다 촬영이 시작되면 눈빛과 목소리가 바로 돌변하는 것도 감탄스러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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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의 낭군님' 김재영 스틸컷(사진=tvN)



▲ 드라마에서 무연에 대한 설명이 충분치 않아 아쉽지는 않았나요?

“동생을 위해 살았던 무연이였는데 김차언에 대한 복수심이 잘 보이지 않아서 연기하기 어렵기는 했어요. 그런데 ‘백일의 낭군님’은 무연을 위한 드라마가 아니잖아요. 그런 부분까지 신경쓰면 여태 만들어 놓은 이야기들이 흐트러질 것 같았어요. 나는 무연이 절제된 인물로 보이는 데 중점을 뒀어요. 그가 감정을 표출한 건 죽기 직전이었어요. 그 때에는 PD님의 도움을 받아 연기했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백일의 낭군님’ 방송 초반과 비교했을 때 시간이 지날수록 무연이를 향한 시청자 반응도 달라지더라고요. 초반에는 ‘멋있다’는 댓글이 많아서 정말 기뻤는데요(웃음) 중반부부터는 연기에 대한 질타도 받았어요. 무엇이 문제일까 고민해봤는데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보다 확실하게 될 수 있도록 내가 더 표현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렸죠”

▲ 실제 성격은 무연과는 정반대라면서요?

“맞아요. 무연 역도 외모로 뽑힌 거예요. 원래 동주(극 중 세자의 호위무사, 도지한이 연기했다)로 오디션을 봤는데 무연이를 해보라는 거예요. 대사는 없었는데 시놉시스를 보니 임팩트가 큰 인물이라 욕심이 생겼죠. 제작진도 ‘무연 역으로 미팅한 친구가 너밖에 없다’면서 잘 어울린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이렇게 우울한 캐릭터를 연기한 게 처음이에요. 웃음도 없고 감정도 티를 낼 수 없으니 조금 답답한 면도 있었어요. 그래서 분장팀이나 스태프, 매니저를 붙잡고 아무 말이나 막 하면서 (답답함을) 풀었죠(웃음)”

▲ 극 중 동생이었던 남지현(홍심 역)이나 공격 대상이었던 도경수(이율 역)와 호흡을 맞춘 소감도 궁금해요

“지현 씨와의 촬영에서는 오랜만에 만나는 남매의 애틋함을 표현해야 했는데 정말 베테랑이에요. 몰입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해주셨어요. 도움을 많이 받았죠. 또 지치지 않는 모습도 신기했어요. 말도 안 되는 체력의 소유자입니다. 지현 씨를 볼 때마다 나도 다시 힘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해 뜰 때 촬영이 끝나서 한 두 시간 쉬고 다시 모여도 웃는 모습을 보면서 ‘저 사람은 뭐지?’ 이런 생각마저 들더라고요(웃음) 경수 씨는 어른스러워요. 매너도 있고요. 덕분에 함께하는 장면 모두 수월하게 촬영했어요. 댄스 가수여서 그런지 액션도 금방 배우고요”

▲ ‘백일의 낭군님’ 시청률 공약으로 공개된 엑소 ‘으르렁’ 댄스 영상에 함께하지 못했죠?

“‘은주의 방’ 촬영하느라고요. 너무 아쉬웠어요. 다음 달에 포상 휴가를 가는데 기회가 된다면 다시 촬영하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적어도 (김)선호(정제윤 역) 형이나 (한)소희(세자빈 역) 씨보다는 내가 잘 출 겁니다. 만약 새 영상이 공개됐는데 내가 춤을 이상하게 추고 있다면 그건 여러분을 웃겨드리려고 일부러 그런 거예요. 정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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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B엔터테인먼트)



▲ 26살에 연기를 시작해서 벌써 31살이 됐습니다

“5년 사이에 10편이 넘는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어요. 아직도 작품마다 시청률이나 관객 수를 기억하는데 결과가 좋았던 건 ‘백일의 낭군님’이 처음이에요. 올해 초까지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연기를 더 할 수 있을까 스스로 의문이 들었죠. 캐스팅 문제로 힘들기도 했고요. 특히 20대에는 제작진 미팅을 하면 ‘군대도 이미 다녀왔으니 앞으로 잘 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앞자리가 바뀌니까 ‘여태 뭐했니?’라는 말이 돌아오더라고요. 그러던 중에 ‘백일의 낭군님’을 만나서 받아본 적 없는 사랑과 관심을 얻어 행복했습니다. 여기에 ‘은주의 방’까지올해 정말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아요. ‘은주의 방’도 공감가고 따뜻한 드라마인 만큼 더 큰 사랑받았으면 좋겠고요. 배우 김재영도 아직 미숙하지만 좋은 모습 보여드릴 테니 많은 관심 가져주기를 바랍니다”

▲ 힘이 되는 말이 있다면요?

“아무래도 ‘연기 많이 늘었다’는 소리에 힘을 얻죠. 인정받을 수 있을 때까지 잘 갈고 닦으려고요. 하지만 지금은 나에 대한 비판의 글도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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