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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끌려서] ‘선다방’ 이적, 잠깐의 침묵에 담긴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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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홈페이지 캡처)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모두가 “투 하트(two heart)”를 외치며 설렘에 들뜰 때 이적은 잠시 멈춘다. tvN 예능프로그램 ‘선다방’ 속 모습이다. 그는 왜 소개팅을 마친 남녀의 속마음을 확인하는 동안 ‘잠깐의 침묵’을 지킬까?

‘선다방’은 일반인 남녀의 소개팅을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각 시간대마다 알맞은 이성이 매칭된다. 카페지기 이적, 유인나, 양세형은 두 사람을 바라보며 속마음을 유추한다.

소개팅이 성공적으로 끝나길 바라는 건 보다 많은 이들이 제 짝을 찾길 바라는 카페지기의 염원이다. 그러다 보니 그 날의 소개팅이 끝난 후 남녀의 속마음을 확인하는 시간에는 모두가 들뜬 얼굴로 모여 앉는다. 카페지기들은 출연진이 서로에게 하트를 보내 앞으로 연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인 “투 하트”를 거듭 소망한다. 그 날의 출연진이 모두 서로에게 하트를 줄 경우 “올 하트”라며 세리모니 송까지 부른다.

그런데 이런 축제 분위기를 점치는 상황 속 이적은 조금 차분하다. 카페지기들이 “그래도 이 사람들은 느낌이 좋지 않았어요?” “이 팀은 이야기가 잘 통하지 않았어요?”라며 하트를 예상하는 와중 이적은 생각에 잠긴다. 그러다가 이렇게 말한다. “대화를 많이 했지만 일 이야기만 하지 않았어?” “아직 하트가 아니라 동그라미 상태인 것 같아”

이혼의 아픔을 겪은 남녀가 나왔을 때 역시 이적은 혼자 “혹시나” 싶은 생각을 전했다. 당시 방송분에서 이적은 “애들이 있으면 대화가 너무 잘 돼, 낯선 사람하고. 키즈카페나 놀이터에 애들 데리고 나가면 이야기를 막 하게 되거든. 그런데 그걸 넘어서는 걸 있느냐 없느냐를 봐야하는 거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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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화면 캡처)



불타오르는 분위기에 웬 찬물을 끼얹는 발언인가 싶다. 이적의 의견이 100% 적중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적이 말을 하기 전 잠깐 멈추는 행동은 오히려 ‘선다방’이 지닌 진정성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보통의 짝짓기 예능에는 무조건적으로 나오는 긍정적인 리액션이 필수공식이다. 이와 다르게 ‘선다방’은 도를 넘는 연애코칭을 하거나 호감을 강요하지 않는다. 잘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실제 현실 속 소개팅과 똑같은 만남을 추구한다.

이에 따라 이적 역시 소개팅을 예능요소가 아닌 한 사람과 한 사람의 만남으로 바라본다. 제3자의 시선으로 객관적인 상황판단을 한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관계에 대한 통찰력을 발휘한다. 유일한 기혼자로서 한 수 더 내다보는 연륜까지 있다.

다만 이적은 이런 생각을 함부로 내뱉지 않기 위해 잠깐의 침묵을 지킨다. 다른 카페지기들과 다른 방향의 의견을 제시하되 섣불리 판단을 내리지 않는 신중한 면모다. 혹자는 ‘어차피 예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프레임 속에서도 사람 간의 관계를 가볍게 치부하지 않는 이적의 침묵은 생각보다 큰 진심으로 다가온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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