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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자Pick] 프롬·참깨와 솜사탕·공중그늘, 믿고 듣는 라인업
하루에도 수십 명의 가수가 최신 차트에 이름을 올립니다. 음악의 취향은 각기 다르고 정성이 담기지 않은 음악 하나 없다고 하지만요. 속도에 휩쓸려 스치는 것 중 마음을 사로잡는 앨범은 어떻게 발견할까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놓친 앨범은 다시 보고 ‘찜’한 앨범은 한 번 더 되새기는 선택형 플레이리스트.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2018년 11월 둘째 주(11월 5일 월요일~11월 11일 일요일)의 앨범은 트와이스, 프롬, 딘, 참깨와솜사탕, 공중그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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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와이스 미니 ‘YES or YES’ | 2018.11.5.

데뷔 때부터 ‘흥행 홈런’ 수식어를 놓치지 않은 트와이스가 벌써 10번째 승부를 본다. ‘예스 오아 예스(YES or YES)’는 기존 트와이스가 내세우던 ‘소녀의 당당함’이라는 콘셉트를 벗어나지 않는다. 앨범과 동명의 타이틀곡 역시 이들의 발랄함을 엿볼 수 있는 곡이다.

타이틀곡 ‘예스 오아 예스’는 도입부부터 시작해 계속해서 곡 분위기가 전환되며 시종일관 화려함을 유지한다. 후렴구 일부를 앞 파트에 배치한 것도 매력적인 시작 포인트다. 본격적인 후렴구에서는 기분 역시나 기분 좋아지는 중독성이 가득하다. 다만 후렴구를 제외한 나머지 파트에서는 별다른 킬링 파트가 없다는 게 맹점이다. 무미건조한 멜로디는 후렴구의 포인트와 더욱 대비된다. 트와이스는 지금껏 중 가장 파워풀하고 눈을 뗄 수 없는 퍼포먼스를 내세워 이를 보완하고자 했지만 ‘듣는 노래’로서는 강점과 약점이 너무도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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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롬 미니 ‘Midnight Candy’ | 2018.11.6.

매력적인 음색과 타고난 리듬감으로 탄탄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프롬이 이번에는 조금은 어스름한 앨범을 들고 왔다. 미니앨범 ‘미드나잇 캔디(Midnight Candy)’는 어둡다는 표현보다 ‘짙다’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몸을 움직일 정도로 흥겨운 건 아니지만 고개를 까딱일 정도는 된다. 어정쩡한 가운데 서 있는 청춘, 뒤돌아보니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 이제야 보이는 날카로운 깨달음을 담은 앨범다운 색깔이다.

프롬은 이번 앨범을 통해 오랜만에 협업을 했다. ‘어린밤에 우리’에는 밴드 위아더나잇의 보컬 함병선이, ‘영원처럼 안아줘’에는 카더가든이 함께 노래했다. 두 곡 모두 남성 보컬의 목소리는 들릴 듯 말 듯 코러스처럼 깔리는 게 특징인데 조그마한 소리들이지만 곡의 분위기가 확 바뀔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친다. 게다가 전자의 곡에서는 느릿느릿하고 추상적인 느낌이, 후자의 곡에서는 빈티지한 기타 소리가 도드라지는데 이 요소와 피처링 가수가 꼭 맞는 매칭이어서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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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딘 싱글 ‘하루살이’ | 2018.11.8.

오랜만의 싱글이지만 논란부터 많았다. ‘하루살이’ 피처링에 참여한 설리로 인해서다. 이에 딘은 이 곡과 설리의 목소리가 제격이라고 생각했음을 밝히며 어떤 멋이나 기교 없이 솔직한 감정 하나만 마주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진짜 아쉬운 점은 곡에 대한 외부적인 논란도, 멋을 버린 딘도 아니다. 곡 자체만 놓고 보더라도 특별할 것이 없다는 게 안타깝다. 물론 미니멀한 사운드와 힘을 빼고 나른하게, 담담하게 부르는 창법에서는 불필요한 기교들이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살이’는 멜로디와 구성, 무드 면에서 이전 히트곡 ‘인스타그램’의 자기복제처럼 다가온다. 곡 내용이 지닌 슬픔을 표현하려 애썼지만 그간 딘이 보여줬던 신선함을 본다면 상투적인 편에 가깝다. 이게 선택에 따른 대중성인지, 자신의 생각에 갇혀버린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딘의 복잡한 심경만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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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깨와 솜사탕 정규 ‘붕-’ | 2018.11.9.

참깨와 솜사탕이 1년이 조금 넘는 기간을 지나 정규 앨범 프로젝트를 마쳤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붕-’ 파트 싱글을 총 4장을 발표했다. 참깨와 솜사탕은 2010년 데뷔해 지금까지 다양한 음악들을 선보였다. 달콤한 노래로 빠지려면 충분히 그럴 능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스스로 실험적이거나 매우 차분한 노래를 다수 시도했다. 미니앨범 ‘마음거리’의 ‘풀 보이(Fool boy)’, 정규앨범 ‘까만 방’의 ‘못된 놈’ 등이 전자이고 미니앨범 ‘속마음’의 ‘없잖아’ ‘사진은 때때로 거짓말을 한다’ 등이 후자다.

그리고 이번에 발매한 정규 2집 앨범은 그 과정들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던 결과물이다. 발랄하고 통통 튀던 사운드는 한층 침착하고 은근해졌으며, 이리저리 튀었던 분위기는 적당한 선을 유지한다. 만약 이 앨범이 처음부터 나올 수 있었다면 오히려 미지근하게 느껴졌을 터다. 하지만 참깨와 솜사탕의 구석구석을 알고 난 뒤 듣는 ‘붕-’은 자신들에게 꼭 맞는 ‘적당함’을 찾았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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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그늘 미니 ‘공중그늘’ | 2018.11.11.

지난 3월 싱글 ‘파수꾼’을 발표하고 데뷔한 공중그늘이 올해의 끝자락에서 첫 번째 미니앨범 ‘공중그늘’을 발매했다. 올해 주목을 받은 신인 중 한 팀으로 꼽히는 만큼 이 앨범은 신선함과 대중성의 밸런스, 흠잡을 데 없는 가창과 연주, 탁월한 곡 해석력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 이 요소들은 앨범이 아닌 공중그늘의 장점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첫 앨범 제목이 팀명과 같으니 앨범의 개성은 곧 공중그늘이 자기소개로 봐도 무방할 듯 싶다.

타이틀곡 ‘산책’의 가사부터 명가사다. “우리는 길을 잃었지만 산책이라 부르지” 이 한 문장은 공중그늘이 삶을 바라보는 태도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다른 곡들 또한 ‘산책’처럼 한 편의 시 같은 가사로 적당히 생각할 틈을 준다. 소리에 있어서는 싸이키델릭한데 곳곳에 묻어나는 팝적인 요소와 서정성이 묘한 뒤틀림을 선사한다. 바로 신선한 충격을 주는 괴리다. 곡마다 소리의 울림과 리듬 등을 뚜렷하게 달리해 주제의 결을 살린 점 공중그늘이 주는 재미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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