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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BIFF 폐막]① 새로운 2막 열다…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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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새로운 2막이 열렸다.

13일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폐막작 ‘엽문 회전’ 상영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4일부터 열흘동안 진행된 부산국제영화제는 79개국의 324편의 영화가 상영됐다. 그 중에서 BIFF 경쟁부문 뉴 커런츠상은 권만기 감독의 '호흡'과 추이시웨이 감독의 '폭설'이 차지했다. 올해의 배우상은 '메기'의 이주영과 '아워바디'의 최희서가 받았다. 뉴 커런츠상을 받은 권만기 감독의 ‘호흡’은 올해의 배우상, KTH상도 거머쥐었으며 이옥섭 감독의 ‘메기’는 시민평론가상, CGV아트하우스상, KBS독립영화상까지 4관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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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사진=연합뉴스)


■ 정상화의 첫 발을 떼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여한 관객수는 약 19만 5081명이다. 지난해에 19만 2991명의 관객이 찾았던 것과 비교하면 관객수는 소폭 상승한 정도다. 태풍 콩레이의 영향이 컸다. 영화제의 가장 피크라고 할 수 있는 개막식과 주말에 콩레이가 닥쳤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징적이기도 한 해운대 야외무대는 실내로 자리를 옮겨야 했고 태풍 결과를 예의주시하며 영화제를 진행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정상화의 원년화’라는 말로 표현된다. 2014년 ‘다이빙벨’ 사태 이후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시의 외압 등으로 갈등을 겪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한국영화감독협회 등 영화인들의 보이콧도 지속됐었다. 하지만 올해는 영화단체의 보이콧이 전면 해제됐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의 경우, 10월 5일과 12일 한국영화감독의 밤을 통해 전면 참가를 알렸고, 지난 2년간 시행하지 않았던 한국영화감독조합상을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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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영화제 정상화를 위해서 영화인들은 부산을 찾았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김남길, 한지민을 비롯해 수많은 스타들이 영화제에 참석, 많은 관객들과 만났다. 개막식 레드카펫만 보더라도 분위기가 한층 달라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국내외 많은 스타들이 가득하면서 레드카펫 행사가 작년보다 한층 길게 진행됐다. CJ ENM, 롯데, 쇼박스, NEW 등 대형 배급사를 비롯해 많은 영화사가 자체 행사를 가지면서 영화인의 교류와 단합을 도모하기도 했다.

플랫폼으로서의 기능도 충실히 했다. 예년에 비해 아시아영화인들의 참가가 수적으로 많이 증가했는데 특히 필리핀특별전을 위해 필리핀 영화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올해 21회를 맞은 아시아프로젝트마켓은 역대 최다인 743건회의 미팅 진행했다. 전년 대비 38% 증가한 911개의 업체가 참가한 셈이다. 영상업계의 큰 관심을 이끈 VR과 블록체인 관련 행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가득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관객들이 영화 관람 외에도 영화제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확대됐다. 대표적으로 부산 남포동에서 진행한 ‘커뮤니티 BIFF’다. 최근 영화제가 영화의 전당을 비롯한 해운대 중심에서 주요 행사가 진행됐다면 ‘커뮤니티 BIFF’를 통해서 영화제 발상지인 중구 일대로 관객들의 관심을 돌리려 애를 썼다. 37회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양한 체험과 참여를 확대시켰고 그 결과 6634명의 실관람객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영화의전당에서는 다양한 전시와 VR 체험 등 볼거리와 체험의 장을 마련하여 순수 영화 관람객 외에도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했다는 점도 높이 살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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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배우상 이주영, 최희서(사진=연합뉴스)


■ 올해에도 거센 ‘여풍’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여성 감독, 배우들의 합이 돋보였다. 지난해 개막작인 ‘유리정원’과 폐막작인 ‘상애상친’은 모두 여성감독, 여자배우가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았는데 올해 개막작도 탈북 여성의 삶을 조명한 이나영 주연의 ‘뷰티풀 데이즈’가 선정됐다.

뿐만 아니라 경쟁부문인 뉴 커런츠상 후보에 올랐던 '벌새', '보희와 녹양', '아워 바디', '메기' 등은 여성 감독의 연출작이다.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올해의 배우상만 보더라도 거센 여풍을 느낄 수 있다. ‘메기’의 이주영과 ‘아워바디’의 최희서가 수상을 했다. 원래대로라면 올해의 심사위원인 유준상이 남자 배우를 선택해야 하지만 그는 최희서를 선택했다. 유준상은 “여자배우의 활약이 돋보이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선정 작품 경향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남자배우 대신 여자배우를 올해의 배우상 수상자로 결정했다”며 “최희서가 보여준 좋은 연기는 오랫동안 잔상을 남겼다. 인물의 변화를 몸과 마음과 표정 모든 면에서 자연스럽게 보여준 결과”라고 극찬했다.

다만 영화제 정상화를 노렸지만 화제성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화제성으론 전년도가 나을 정도다. 지난해 영화제 안팎으로 시끄럽긴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 처음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방문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냈다. 올해 게스트의 수는 확실히 늘었지만 이를 관객들의 관심으로 이끌어냈는지는 고민해 봐야하는 문제다.

태풍 콩레이의 영향이 컸다는 점이 부산국제영화제 입장에선 아쉽겠지만 또 하나의 숙제를 안겨주기도 했다. 많은 게스트들이 부산을 찾는 개막식 직후 주말에 콩레이가 닥치면서 영화제는 타격을 맞았다. 아오이 유우, 이케마츠 소스케는 비행기 결항으로 영화제 참석하지 못했고 주요 행사들이 장소를 변경했다가 아예 행사를 취소하기도 했다. 자연재해를 막을 순 없겠지만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실내 프로그램에도 힘을 썼어야 했다. 또 매년 문제로 지적됐던 영화제 행사 분배의 문제도 여전했다. 전반기에 행사가 쏠리면서 항상 영화제 후반기에 들어선 관객들의 관심이 줄어들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콩레이가 영화제 전반부에 들이닥치면서 영화제에 관심도가 줄어들었다. 왜 행사를 고루 분해해야 하는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큰 사고 없이 영화제를 마칠 수 있었다는 것은 다행이다. 정상화의 시작을 알리기엔 다소 부족한 점도 있었으나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노력과 가능성이 엿보였다. 정상화에 한 발짝 다가간 부산국제영화제가 재도약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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