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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네;리뷰] ‘미쓰백’ 한지민X김시아의 뭉클한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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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서로를 알아본 두 여자의 연대가 뭉클하다.

‘미쓰백’은 스스로를 지키려다 전과자가 된 백상아(한지민)가 학대를 당하고 있는 자신과 닮은 아이 지은(김시아)을 만나게 되고, 그 아이를 지키기 위해 참혹한 세상과 맞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포장지만 보고 오해할 뻔했다. 성인 여성과 아이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모성애’를 떠올리게 되지만 ‘미쓰백’은 다르다.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두 여성은 서로를 알아본다.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상처 입은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위로하고 감싸주는 존재가 돼간다. 두 여성의 아름다운 ‘연대’가 ‘미쓰백’의 중심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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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백’은 전면에 아동학대 이야기를 내세웠다. 영화에서 그리는 아동학대 실상은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큐멘터리만큼 현실감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학대 피해자가 성인이 돼 가해자가 된다는 설정 또한 낯설지 않다. 그럼에도 ‘미쓰백’은 학대의 모습을 자극적으로 그려내지 않았다. 아역 배우에게 이러한 연기가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인지했고 은유적으로 상황을 묘사한다. 그럼에도 관객들이 동요하는 것은 이것이 영화가 아닌 현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은이 학대를 가하는 부모로부터 벗어나는 방식이 판타지스럽다. 지은을 구하려는 백상아는 앞뒤를 가리지 않는다. 경찰인 장섭(이희준)이 도움을 주려고 하지만 이성적으로 해결하지 않는다. 내가 실행하지 못하는 일을 백상아가 대신 해주면서 대리만족을 안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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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쓰백’을 통해서 한지민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할 수 있다. 그간 밝고 사랑스러운 역할을 도맡아 했던 한지민은 세상을 등지고 살아가는 백상아의 건조하고 처연한 얼굴도 잘 어울린다. 학대 받는 아이 지은을 연기한 김시아는 어린 나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의 눈빛 연기를 보여준다.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있음에도 눈빛 안에 사연이 드러난다. 상아의 곁을 지키는 장섭 역은 이희준 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지은에게 학대를 가하는 부모 역의 백수장, 권소현은 역대급 분노유발자로 등극한다.

지은의 친부와 계모가 가하는 폭력은 처참하다. 그리고 이들의 폭력에 만만치 않게 가혹한 것은 사회의 시스템과 이웃의 무관심이다. 폭력을 신고해도 시스템을 이유로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내는 무능한 경찰과 이웃집에서 처참한 소리가 들리고 위험한 순간이 왔음에도 지나치는 이웃들의 모습은 씁쓸하지만 우리의 현실이다. 이런 사실적인 표현을 통해서 ‘미쓰백’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지금도 우리의 옆에는 학대에 시달리고 있는 아이가 있을 것이라고.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관심이라고 말이다. 11일 개봉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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