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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작보고서] ‘나인룸’ 김희선X김해숙 빈틈없는 연기 경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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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방송화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배우 김희선과 김해숙의 존재감만으로 빈틈없이 꽉 찼다. 지난 6일 문을 연 tvN 새 토일드라마 ‘나인룸’(연출 지영수, 극본 정성희) 얘기다. 극 중 악연으로 얽힌 두 여자에 완벽히 이입한 김희선과 김해숙의 연기 경합이 흡인력있는 스토리와 맞물리며 약 70분간 안방극장을 압도했다.

■ 스토리

‘나인룸’의 주인공은 30대 변호사 을지해이(김희선)와 60대 사형수 장화사(김해숙), 그리고 해이의 연인이자 의사인 기유진(김영광)이다. 이들은 기묘한 인연으로 엮인 상태다. 해이는 화사 때문에 집안이 풍비박산났고, 화사는 해이의 계략으로 감형받는 데 실패했다. 그런가 하면 유진은 화사와 관련된 익명의 택배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해이가 사회봉사의 일환으로 화사의 재심 변호를 맡게 됐다. 이에 따라 정기적으로 접견실 9번 방에서 만나게 된 두 사람. 어느날 해이의 태블릿 PC로 대기업 회장 기산(이경영)의 뉴스 인터뷰를 본 화사가 심장을 움켜쥐며 쓰러진다. 마침 교도소에 봉사왔던 유진이 오래된 심장충격기로 화사에게 응급처치를 시도한다. 이때 전선에 발이 걸린 해이가 화사의 위로 넘어지면서 두 사람의 영혼이 바뀌었다.

■ 첫방 업&다운

UP:
연기와 연출, 스토리의 삼합이 잘 맞아떨어졌다. 무엇보다 김해숙의 장악력이 감탄을 자아냈다.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눈빛과 억울한 누명을 쓰고 34년간 감옥에서 지내야 했던 캐릭터의 한(恨)이 묻어나는 목소리가 극에 더욱 몰입하게 했다. 특히 교도소 복도에서 해이와 마주한 장면에서 그의 감정 표현이 눈길을 끌었다. 선처를 호소하며 공손한 태도를 취하다가 해이의 도발에 분노를 터뜨리는 김해숙의 모습이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대선배와 캐릭터로서 대립각을 세우게 된 김희선도 나무랄 데 없는 연기를 보여줬다. 승리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내고 마는 해이의 욕망어린 성격을 제대로 표현했다. 주인공이지만 악녀스러운 면모를 살리며 새로운 매력을 발산했다. 유진 역의 김영광 역시 한층 성장한 연기로 선배들 속에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또한 1회 안에 주요 캐릭터의 전사(前事)와 현재를 촘촘하게 엮어낸 스토리가 인상적이었다. 영혼이 바뀌는 운명에 처한 해이와 화사가 왜 서로를 미워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사연을 설득력있게 그려내 흡인력을 높인 것. 그런 한편, 엔딩 장면의 연출도 돋보였다. 해이와 화사의 영혼이 바뀐 뒤 시청자들에게 이를 알리는 방법이 흥미로웠다. 정신을 잃었다 눈을 뜬 화사의 시점에서 화면을 보여주며 긴장감을 높였고, 쓰러진 김해숙의 모습에서 깜짝 놀란 김희선의 얼굴로 카메라를 자연스럽게 옮기며 반전의 효과를 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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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방송화면)



DOWN: 소재의 신선함은 없다. 앞서 캐릭터의 영혼이 바뀐 채로 전개되는 드라마나 영화가 여럿 나온 바. 이런 가운데 지영수 PD에 따르면 ‘나인룸’은 화사와 해이의 영혼이 뒤바뀐 이후에서부터 뚜렷한 차별점을 갖는다.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는 각 캐릭터의 상황을 코믹하게 푸는 대신 오히려 절박하게 그린다는 설명. 과연 그 절박함이 시청자들에게 통할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이 외에도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둡고 이야기의 구조가 복잡한 만큼 호불호가 극명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장르물 특성상 불가피한 일이다. 대신 마니아를 확실히 잡기 위해서는 2회에서부터 이야기 속 얽히고 설킨 실타래를 차근차근 풀어내는 게 관건이겠다.

■ 시청자의 눈

“몸 바뀌는 설정은 식상하지만 스토리가 흥미로웠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특히 1회 말미 영혼 교체가 이뤄지면서 본격적인 미스터리 스릴러의 시작이 예고된 바. 이에 우선 2회까지는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다. 또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호평도 줄지었다. “믿고보는 김해숙이다” “역시 김해숙” “김희선 정말 얄밉다” “김영광 연기가 점점 늘어간다” 등 신구세대의 조화로운 캐스팅이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통했다.

■ 흥행 가능성

7일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일(6일) 방송한 ‘나인룸’ 1회는 유료플랫폼 전국 시청률 6.2%를 기록했다. 시청자의 취향이 갈리는 장르물인 점을 고려했을 때 순조로운 출발이다. 게다가 같은 시간대 방송한 SBS '미스 마: 복수의 여신'은 1~2회 평균 시청률 6.5%를 나타낸 바. 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의 집계 차이를 감안하면 ‘나인룸’이 우위를 선점한 모양새다. 더욱이 ‘나인룸’의 전작인 ‘미스터 션샤인’은 종영 당시 시청률 18.1%라는 높은 기록을 낸 터라 그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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