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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 BIFF]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박해일과 장률 감독의 특별한 브로맨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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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부산)=남우정 기자] 장률 감독과 박해일이 작품에서도, 일상에서도 특별한 브로맨스를 보여준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신세계문화홀에서 진행된 영화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이하 ‘군산’)기자간담회에 박해일, 장률 감독, 남동철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영화 ‘군산’은 과거 선배의 아내 송현(문소리)를 좋아했던 윤영(박해일)이 우연히 만난 송현이 이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충동적으로 군산으로 함께 여행을 떠난 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앞서 ‘경주’로 섬세한 감정을 보여준 장률 감독은 ‘군산’으로 특정 도시에 대한 영화를 또 한번 보여준다. 겉보기와 다른 세상의 감춰진 형상을 다뤘다. 오는 11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 이 영화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몇 년 전에 목포에 한 번 갔는데 그 공간에 대한 인상이 깊었다. 일제 시대의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고 정서들도 남아 있었다. 그래서 목포에서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인물이 목포로 가겠는가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박해일이었다. 그래서 둘이서 목포를 갔다. 다른 건 다 좋았는데 마음에 드는 민박집을 못 찾았다. 그러다 군산이라는 곳에 갔더니 일제 시대의 건물이 목포보다 더 많이 남았더라. 두 공간의 질감이 달랐다. 군산이라는 공간이 좀 더 부드러워 보였다. 남녀가 같이 가서 연애를 하고 싶은 곳도 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해서 영화의 리듬 정서들이 공간을 바꾸면서 많이 변화했다. 박해일과는 목포부터 출발했고 다른 배우들은 군산부터 함께했다(장률 감독)”

▲ ‘경주’에 이어 장률 감독과 호흡을 맞췄는데 어떤 점에 끌렸나?

“장률 감독과 ‘경주’에 이어 부산국제영화제를 다시 찾게 돼서 기뻤다. 장률 감독과의 작업은 ‘어떤 이야기를 할까’가 첫 번째는 아니었다. 시간이 될 때마다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할지 지켜보게 됐다. 장률 감독만의 지역을 찾아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생각했다. 군산에 촬영하러 내려가면서 장률 감독만의 이야기가 나올 거라고 촬영할 때부터 느꼈다(박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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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률 감독(사진=오센 제공)


▲ 윤영이 ‘죄송하다’는 표현을 많이 한다. 윤영의 입을 통해 특정 집단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건가?


“어떤 집단에게 하는 말은 아니다. 사람이 살다가 죄송하다는 마음이 있지 않나. 그 말을 어떤 사람은 많이 하고 어떤 사람은 아예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일상에서 보면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완벽주의자들이다. 직업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은 누구보다 더 생각하고 자기의 마음의 완성도에 가지 않는 것을 ‘죄송하다’고 표현하는 것 같다. 이상하게도 박해일이 일상에서 ‘죄송하다’는 말을 많이 하더라(장률 감독)”

▲ 거위에 대한 상징성은?

“‘거위를 노래하다’라는 시는 이 영화에서 상징으로 생각하진 않았다. 인물의 설정에 윤영이 어린 시절 화교 학교를 다닌 설정을 했다. 중국인이라면 ‘거위를 노래하다’는 누구나 아는 시다. 영화 안에서 윤영이 아이 같은 면이 많다. 개인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박해일이 그 시를 읊으면 재미있고 웃길 것 같았다. 내 입으로 읊었다면 어색하고 재미없었겠지만 박해일과는 맞아 떨어졌다(장률 감독)”

▲ 조선족 등 이주동포에 대한 애환을 전한 것 같은데 어떤 메시지를 전한 건가?

“내가 조선족 출신이다. 일상에도 그런 정서가 있는 것 같다. 조선족이 한국에서 살면서 겪는 갈등은 이미 한국 영화에서도 많이 다룬 것 같다. 일상의 디테일은 자연스럽게 나왔다. 강조한 게 아니라 일상의 것을 다룬 것(장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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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일(사진=오센 제공)


▲ 장률 감독의 작품은 해석이 자유로운 부분이 많은데, 배우로서 장률 감독의 작품에 참여한 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장률 감독과의 작업은 나라는 배우를 포함해 배우들이 많이 궁금해한다. 주변에서도 많이 물어본다. 장률 감독은 섬세한 감정을 가진 배우들을 보듬어 주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런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5년 정도를 시간을 보내며 장률 감독과 세 작품을 했다. 섞일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호기심에서 출발해 관심이 됐다. 그걸 장률 감독이 캐릭터로 녹여냈다. 난 장률 감독의 한국에서 오셔서 만들어가는 작품들의 질감이 변화하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공간에서 이야기를 담아내는 걸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도 지역명을 쓰면서 영화를 찍고 전국 팔도를 여행할 것 같다(웃음) 장률 감독에게 예산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 같다. 대작도 가능한 분이다. 속을 알 수가 없다. 그런 점이 작품의 매력으로 나오는 것 같다(박해일)”

▲ 영화에서 역사적으로 격동의 시기를 보낸 한국, 일본, 중국을 다뤘는데

“한중일, 세 나라는 역사적으로도 그렇고 지금도 관계가 남다르다. 그래도 같이 가야 한다. 어떻게 봐야하고 어떻게 오늘까지 왔는지 생각하면 난 답이 없는 사람이다. 답을 줄 수도 없다. 의미를 찾는 것도 너무 큰 것 같다(장률 감독)"

▲ 작품 하면서 특히 어려웠던 부분은?

“신뢰가 없으면 연기적으로 쉽지 않다. 나뿐만 아니라 장률 감독이 배우들을 섬세하게 지켜봐준다. 그걸 고이 간직하다가 본인의 작품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게 해준다. 그래서 배우 입장에서 본인도 몰랐던 세계를 연기를 통해 경험해보고 있다. 그게 배우 입장에서 신선하고 즐겁다. 작품을 완성해서 결과물을 봤을 때 온전히 다 해석이 되진 않는다. ‘경주’때도 그랬다. 정말 다 느낌이 다르다. 보면 볼수록 영화적 감상을 들을수록 곱씹어지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번 ‘군산’도 오래 곱씹게 되는 작품으로 남을 것 같다(박해일)”

▲ 구상할 때부터 가장 첫 번째로 박해일이 떠올랐다고 하는데 왜 박해일을 선택했나?

“한국와서 몇 년 있으면서 가장 많이 만난 사람이 박해일이다. 친구가 됐다고 생각한고 자주 떠오른다. 어떤 역할을 이 사람이 하면 새로운 가능성을 줄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 감독과 배우의 관계는 그런 것 같다. 박해일은 일상에서도, 현장에서도 좋고 궁금증을 주는 친구다. 사람이 궁금증이 없으면 사람 관계가 재미없어지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비슷한 점이 있지 않나 싶다. 연기 잘하는 배우는 많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연기 잘하는 방향이 하나인데 박해일은 그 방향이 많다. 세상은 바라볼수록 모르겠다. 그 모르는 리듬을 누가 제일 잘 표현할까 생각하면 박해일이 떠오른다. 실제 생활에서도 시인 같은 면이 있다. 시인은 좀 이상하지 않나. 박해일만이 가진 리듬에 난 항상 흥미를 가지고 있다. 아직까진 계속 떠오르고 있다. 더 같이 전국 팔도를 다니면서 영화를 찍어봐야 하지 않나 싶다(장률 감독)”

한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은 이나영 주연의 '뷰티풀 데이즈'이며 폐막작은 홍콩 원화평 감독의 '엽문외전'이다. 79개국 323편이 초청됐으며 월드 프리미어 상영작은 115편(장편 85편, 단편 30편),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25편(장편 24편, 단편 1편)이다.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3일까지 부산 일대에서 열린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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