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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임창정, 목소리를 넘어선 또다른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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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H미디어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1990년 영화로 데뷔해 지금까지 28년, 1995년 정규앨범을 내고 가수로 생활한 지는 23년이다. 임창정을 배우로 불러야 할지, 가수로 불러야할지 고민이 될 법하다. 심지어 지금은 자신만의 시나리오도 쓰고 있고 후배를 육성하겠다는 계획까지 구체적으로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임창정에게는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는 대중을 위해 노래를 만들고 부르지만 그 안에 갇히지는 않는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를 만드는 법을 깨닫고 꾸준히 실천 중인 쪽에 더 가깝다. 최근 발표한 정규 14집 앨범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역시 임창정이 ‘임창정’을 만들어내는 과정이자 만들어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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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H미디어 제공)



▲ 꼬박 2년 만에 정규앨범이 나왔어요. 작업하며 어땠나요

“내가 정규앨범을 몇 장이나 가질 수 있을까를 생각 했어요. 이번 정규 14집 앨범도 나올 수 있을까 싶었죠. 하지만 그러면서도 여기가 끝이 아닐 거라는 용기를 갖고 작업을 했어요. 내 팬들은 내 앨범만을 기다리고 있거든요. 아무것도 안 해도 좋으니 노래만 해달라고 하는 분들이에요. 앨범이 완성되고 나서는 이미 친구가 되어버린 오랜 팬들에게 들려줬어요. 만족하는 반응이었어요. 그때 내가 할 일은 다 끝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제주도로 이사한 뒤 작업실도 만들었다고요. 제주도에서 작업하니 뭐가 좀 다르던가요?

“서울에서는 다른 일들이 자꾸 생기니 만들어 놓은 걸 복기할 시간이 부족한데, 제주도에서 작업하니 시간이 많아서 음악을 자꾸 보게 되고 그러니 만듦새가 좋아지더라고요. 매듭이 잘 지어진 거죠. ‘이정도면 됐다’하고 넘겨짚는 게 아니라 고치고 또 고치면서 하고 싶은 방향으로 이끈 부분들이 분명 있죠. 그렇게 제주도에서 처음 탄생한 곡이 타이틀곡이에요”

▲ 앨범과 동명 타이틀곡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에서는 약간의 변화를 시도했어요. 임창정 스타일이 고스란히 묻어나면서도 알앤비(R&B) 장르와 심플한 편곡으로 색다른 인상을 줘요

“악기소리 중 현악기만 리얼로 연주했어요. 베이스도, 피아노 한 대도 미디로 작업했죠. 내 노래 중에 이런 곡들이 드물어요. 새롭게 시도한 거예요. 그러면서도 곡의 색깔은 지키려고 했어요. 아마 지금 타이틀곡을 실제 악기로 연주를 한다면 예전과 같은 풍이 나올 거예요. 편곡으로 분위기만 좀 바꿔보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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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NH미디어 제공)



▲ ‘임창정표 발라드’의 트레이드마크는 고음이잖아요. 지난 컴백 때는 그때 타이틀곡이 너무 높아서 사람들이 노래방에서 부르기 힘들겠다고 말했는데, 이번 곡에도 또 고음이 있어요. 쉽게 따라 부를 수 없도록 의도한 건가요?

“아니요. 실수한 거예요. (웃음) 지난번 곡은 나도 부르기 힘들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노래방에서도 쉽게 부를 수 있도록 접근해 곡도 만들었는데 그게 타이틀곡이 안됐어요.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가 괜찮을 거라는 생각도 했어요. 허밍으로 불러보니 괜찮은 것 같아서 반키 낮춰서 녹음을 진행했거든요. 그런데 행사에 가거나 하면 라이브로 완창해야 한다는 걸 깜빡한 거예요. 녹음할 때는 마디마디 끊어서 부르니 노래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 거죠. 감정에 취해서 그걸 몰랐네요. 하하”

▲ 민감할 수도 있는 목 상태를 거침없이 공개하시네요. 스스로도 한계 혹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아요. 가수의 목소리는 타고나야 하는 거라고 말씀하셨지만, 약 30년에 가까운 연예계 생활을 해오면 분명 닳게 되는 부분도 있다는 걸 알고 계신 듯해요

“내 목소리가 예전처럼 단단하게 나오질 않아요. 예전에는 콘서트하면서 하루에 40곡씩 불러도 하루 만에 회복했는데 이제는 그게 안 되고요. 그게 속상하기는 한데 이상하게 노래하면서는 기분이 좋아요. 소리가 잘 나오지 않아도 노래의 또 다른 힘을 느끼죠. 앞으로 이런 것들을 더 많이 알아가지 않을까 싶어요”

▲ 노래의 또 다른 힘이란 건 오랜 시간 노래와 함께 살아온 당사자만이 알겠죠. 앞서 팬들의 반응에 만족하고 ‘이거면 됐다’고 생각했다 하셨는데, 그와 별개로 느끼는 것들이 있는 건가요?

“종종 곡을 만들고 나서 ‘이걸 내가 만들었다고?’라며 만족감에 빠질 때가 있거든요. 하지만 그때는 나 혼자만의 이야기죠. 그런데 이걸 들려주고 단 한 사람이라도 만족을 한다면 내 이야기가 인정받는 거잖아요. 그러니 그런 팬들의 반응이 나에게 있어 최고의 대가에요. 예전에 커뮤니티에도 이런 글을 썼어요. 내 노래가 1위를 못 했을 때, 이전과 달리 음원차트 줄세우기가 안 될 때였는데 순위에 연연해하지 않는다고요. 너희들이 좋다고 인정해줬으면 그걸로 된 거라고, 거기에서 나는 앨범을 또 만들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그런 것처럼 한 사람만 나를 좋아한다고 해도 난 노래를 만들 거예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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