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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김윤진 "19년 만의 드라마 '미스 마', 내 대표작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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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윤진(사진=SBS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대본을 받자마자 단숨에 읽었어요. 미국 드라마와 연극을 조율 중이던 차였는데 이 작품에 반해 모두 고사했죠. 19년 만에 출연하는 이번 드라마가 내 TV 대표작이 됐으면 좋겠네요”

19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오는 배우 김윤진의 말이다. 17일 오후 서울 목동 SBS사옥에서 SBS 새 주말특별기획 ‘미스 마, 복수의 여신(극본 박진우, 연출 민연홍, 이하 미스 마)’에 출연하는 김윤진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김윤진은 2004년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드라마 ‘로스트’에 캐스팅되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로스트’의 시즌10까지 출연한 그는 2013년 ‘미스트리스’ 주연으로 발탁되며 미국 활동을 계속했다. 그 사이 한국에서는 영화 ‘하모니’(2010) ‘심장이 뛴다’(2011) ‘이웃사람’(2012) ‘국제시장’(2014) ‘시간위의 집’(2017) 등을 통해 관객들을 만났다.

이처럼 빠듯한 촬영 일정으로 국내 방송가에서 쏟아진 드라마 러브콜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던 김윤진이 ‘미스 마’를 택했다. ‘미스 마’는 추리 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그 중에서도 여자 탐정 캐릭터 미스 마플의 이야기만을 모아 새롭게 각색했다. 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쓴 여자가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며 성장하는 내용이다.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후속으로 오는 10월 6일 오후 9시 5분 첫 방송을 내보낸다.

▲ 19년 만의 복귀 소감은?

“‘대한민국 파이팅’입니다. 10년 넘게 미국에서 활동하며 하루에 20신을 찍는 것은 상상 못했는데 (한국에서는) 해내더라고요. ‘미스 마’ 촬영 초반에는 현장에 나갈 때마다 스케줄 표를 보고 ‘어떻게 찍나’ 걱정했죠. 특히 미국에서는 주말에 꼭 쉬게 되어 있어서 일주일에 4일 정도를 촬영해요. 나머지 시간은 빨래나 청소 등 일상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미스 마’는 촬영이 시작되고 나서 빨래를 돌려본 적이 없어요(웃음) 가끔 들어가서 설거지를 하는 정도? 다행히 남편이 내조를 잘해주고 있어요. 또 촬영 중에 느끼는 차이점도 있어요. 한국에서는 도로에서 촬영하다가 차가 지나가면 잠시 중단하거나 세팅된 장비를 대거 이동하는데요. 미국에서는 촬영 전 미리 허가를 받아 도로 전체를 통제하거든요. 이런 환경 속에서 불가능하다고 느껴지는 것들을 가능하게 만드는 게 우리나라 스태프와 배우들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매일 감탄하고 있어요”

▲ 드라마 복귀까지 19년이 걸린 이유는?

“고맙게도 출연 제의는 꾸준히 받았습니다. 다만 미국에서 활동하다 보니 작품 사이 휴지기가 3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어요. 한국의 미니시리즈는 촬영하는 데 4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틈을 낼 수 없었죠. 하지만 영화는 2~3개월 안에 촬영이 가능하고 내 일정에 맞추는 게 가능한 상황이라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19년 동안 마음에 드는 드라마를 만나지 못했다기 보다 출연할 수 있는 스케줄이 되지 않았던 점이 큽니다. ‘미스 마’의 경우는 이전에 출연 중이던 ‘미스트리스’가 끝이 난 상황에서 연극과 또 다른 미국 드라마 출연을 조율하다가 대본을 받았어요. 읽자마자 작품에 확 반해서 모두 고사하고 ‘미스 마’를 선택하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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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마' 김윤진 스틸컷(사진=SBS 제공)



▲ ‘미스 마’의 어떤 점이 끌렸는지?

“우선 애거사 크리스티의 팬입니다. 그의 ‘미스 마플’을 박진욱 작가가 기가 막히게 재구성한 ‘미스 마’에도 끌렸고요. 대본을 4회까지 받고 단숨에 읽었어요. 제목도 마음에 들었고요. ‘미스 마플’을 변형한 ‘미스 마’라는 제목, 그 자체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죠. 원작에서는 미스 마플의 개인사가 나오지 않아요. 원작 속 미스 마플은 뜨개질을 즐겨하는 시골 할머니, 인간에 대한 통찰력과 깊이 있는 이해력을 지닌 인물로 그려지죠. 어떻게 보면 원조 걸크러시 캐릭터예요. 그런데 내가 연기할 ‘미스 마’는 그의 개인사를 집어 넣고 한국화 시키면서 훨씬 더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졌어요. 대본이 정말 너무너무 좋아서 감탄했습니다. 이제 4회 마무리 촬영을 하고 있는데 대본은 10회까지 나왔어요. 작가님에게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한편으로 내가 대한민국 배우인데도 TV 드라마 대표작이 없다는 게 아쉬웠어요. ‘미스 마’가 좋은 반응을 얻어서 김윤진의 드라마 대표작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어요”

▲ 원작에 없던 ‘개인사’가 주말극 특유의 ‘막장 전개’로 이어질까 우려하는 시선도 있는데

“주말연속극의 세계를 잘 모릅니다.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미스 마’는 16부작이고 2시간 연속 방송된 다는 점이죠. 매주 한 편의 영화를 보여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어요. 우리만의 세계를 보여드리려고 열심히 촬영하고 있어요”

▲ 원작과의 또 다른 차이점은?

“원작에서 네 가지 정도의 사건을 재구성한 것으로 압니다. 원작은 미스 마플보다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반면, 우리 드라마는 미스 마의 개인사가 큰 굴곡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 결과 미스 마의 연령대도 낮아졌고요. 공통점은 뜨개질을 한다는 거예요. 이 드라마를 위해서 뜨개질을 배웠습니다(웃음)”

▲ 촬영 중 에피소드나 현장 분위기는?

“처음으로 액션 신을 촬영했을 때예요. 한태규(정웅인) 형사와 몸싸움 하는 장면이었는데 정웅인 씨가 실제로 자신을 때리고 깨물어달라고 요구해서 당황스러웠어요. 뒷모습만 나오는데 굳이 깨물어야 하나 싶어서 과감하게 하지 않았거든요. 현장에서 스턴트맨이나 배우들이 다치는 모습을 너무나 많이 봐서 과격한 신을 촬영할 때 조심스러워 하는 편이거든요. 반면 정웅인 씨는 리얼로 하자고 해서 놀랐죠(웃음) 정웅인 씨가 편안하게 대해주시는 덕분에 수월하게 촬영 중입니다. 또 함께 출연하는 고성희 씨나 최광제 씨는 신인인데 이 드라마를 통해 새로 부상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역 배우 최승훈 군은 연기를 너무나도 잘해요. 감정에 순식간에 몰입하는 모습에서 많이 배웁니다. 10초 만에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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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진(사진=SBS 제공)



▲ 평소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지?

“그럼요. 관심 많습니다. 일단 tvN ‘비밀의 숲’ 너무 재밌게 봤어요. ‘나의 아저씨’는 너무너무 깜짝 놀라면서 봤고요. 최고의 힐링 드라마였죠. ‘어른이면 저렇게 되어야지’를 정확히 가르쳐준, 연출과 대본이 너무 좋았던 드라마입니다. ‘또 오해영’을 쓴 작가님의 작품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요. 바빠서 못 봤는데 ‘미스터 션샤인’이나 JTBC ‘라이프’도 보고 싶네요. 나는 드라마를 연속적으로 몰아서 보는 편이에요. 미국에서 촬영하다가 쉬는 날 드라마를 몰아 보면 중간에 끊기 힘들 정도로 우리나라 드라마들이 참 재미있고 잘 만들어졌더라고요”

▲ ‘미스 마’의 방송사 SBS에서 재미있게 본 작품은 없나(웃음)

“많죠(웃음) ‘시크릿 가든’ 너무 재밌게 봤어요. ‘별에서 온 그대’도 한 시간이 뚝딱 지나갔고요. 그런데 SBS 대표작은 ‘모래시계’ 아닌가요?(웃음) 내가 옛날 사람이에요. 하하. 미국에 살 때 비디오테이프로 빌려서 본 기억이 나요. 엄마가 보시길래 옆에서 따라 보다가 충격을 받았어요. 어린 나이에 ‘이렇게 재미있는 드라마가 있다니’ 놀랐죠. 대여점에 가면 교포들이 리스트를 작성하고 줄을 서서 빌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 작품이나 캐릭터 선정의 기준은?

“일단 기준은 한 가지죠. 대본이 재미있느냐. 영화라면 내가 극장까지 볼 만한 가치가 있는가, 드라마라면 내 소중한 1~2시간을 할애하면서 볼 가치가 있는가 생각해요. ‘미스 마’ 대본은 볼 것 같았어요. 또 능동적인 캐릭터에 좀 더 매력을 느낍니다. 남자 주인공이 일처리를 해주는 것을 보면 ‘여자도 잘 처리할 수 있는데 꼭 기대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수동적인 캐릭터는 매력이 없어요. 그래서 조금 더 세 보이는 캐릭터에 끌리는 것 같네요. 장르는 스릴러가 취향인데, 늦은 나이에 데뷔한 터라 말랑말랑한 멜로를 못 해봤어요. 과거에는 특히 여자 배우들이 20대 초반에 멜로에 출연하다가 30대 초반부터 엄마 역할에 들어가는 추세였거든요”

▲ ‘미스 마’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

“우리 드라마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대사 중 하나가 있습니다. ‘인간은 이기적이고 추악하다’ 미스 마플 원작에서도 나오는 대사죠. 극 중 미스 마는 자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을 만나 또 다른 사건을 해결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었던 사람이 억울한 상황을 겪은 뒤 변화하는 모습, 이를 통해 원작보다 조금 더 따뜻한 정서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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