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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쏠 “신곡 ‘Slow’ 지금 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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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디바인채널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살아가며 몸과 마음이 힘든 순간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데, 그것을 어떻게 발산하는지는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들은 글로 표현할 테고, 어떤 사람은 그림으로 그려낼 테다. 혹은 운동으로 풀어낼 수도 있고 음악으로 담아낼 수도 있다. 이처럼 자신의 경험을 무언가에 잘 녹여내 전달하는 것 자체가 예술이라면, 모두가 자신만의 예술을 해내고 있는 셈이다.

가수 쏠(SOLE)은 자신을 노래로 승화한다. 비단 슬픔 뿐만이 아니다.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한 감정들을 주저 없이 담아낸다. 설령 그것이 사랑이라고 해도, 혹은 단순한 재미라고 해도 쏠은 흔한 주제가 아니라 ‘노래로 담아내고 싶은 감정’으로 다룬다.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게 먼저가 아니라, 자신을 살피는 것이 선행한다. 그렇게 쏠의 노래는 모두의 노래가 된다.

▲ 지난해 데뷔해 이제 1년이 되어가요. 데뷔곡보다 두 번째 내는 곡이 더 부담되고 신경 쓰였을 텐데 그 기간 동안 어떤 생각들을 했나요

“어렸을 때부터 음악이 주변에 있었는데, 곡을 쓰기 시작한 건 고3 때부터예요. 온전히 한 곡을 만들지는 못했고 1절만 만드는 식이었죠. 제대로 곡을 쓴 건 회사에 들어와서부터에요. 처음에는 만든 노래를 친구들에게도 안 들려줬어요. 다른 사람들의 눈이 신경 쓰였거든요. 그런데 데뷔를 하고 두 곡을 낸 지금은 바뀌었어요. 남의 시선도 중요하지만 내가 들었을 때 좋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커졌어요”

▲ 작가에게 가장 처음의 독자는 자기 자신이듯, 뮤지션 또한 자기 자신을 설득할 수 있는 음악이 우선되어야 하는 거네요. 그래도 지난해 11월 나온 데뷔곡 ‘라이드(Ride)’는 처음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특히 목소리를 칭찬하는 평들이 많더라고요

“내 목소리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서 혼자 연습했고, 만나는 사람도 적어서 평가를 받아본 적이 없었거든요. 내 음악을 잘 안 들려주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음악 하는 친구들을 만나기 시작했을 때부터 목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됐어요. 그 때부터 내 목소리에 대해 생각해보기 시작한 것 같아요. 다들 내 목소리가 좋다고 해주시는데 사실 그 전까지는 강점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잘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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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디바인채널 제공)



▲ 자신을 음악으로 표현하되 스스로에 대한 평가는 지양한 거네요. 그래서 오히려 주변에서 쏠의 진가를 알아봐준 듯해요. 생각지 못했던 말을 듣고 나니 어떻던가요

“기교가 있다고 해서 좋은 창법이고 노래인 건 아니잖아요. 또 기교가 많아서 좋은 노래가 있고 아닌 게 있고요. 그런 걸 파악하고 생각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난 편안한 노래를 하고 싶어요. 잘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일상에서도 틀어놓고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는 노래요. 성향 자체도 편안함을 추구하는 편이에요”

▲ 지난 13일에는 두 번째 싱글 ‘슬로우(Slow)’를 냈어요. ‘라이드’와는 전혀 다른데요. ‘라이드’가 활기찬 모습을 그린다면 ‘슬로우’는 쓸쓸하고 지친 화자가 보여요

“‘라이드’가 지난해 이맘때쯤 내 바깥 생활을 담은 곡이라면 ‘슬로우’는 당시 드러나지 않았던 내면의 감정을 담은 곡이에요. 서울 와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재미있게 놀긴 했는데 집으로 돌아오면 우울하더라고요. 에너지 넘치는 모습도 있었지만 혼자 있을 때는 다른 거죠. 이 감정을 이겨내고자 만든 게 바로 ‘슬로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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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디바인채널 제공)



▲ ‘슬로우’의 가사에 “사람들은 말해/서둘러야만 해/매번 같은 말에 많이 지쳤어/난 이제”라는 구절이 나오죠. 이 말은 달리 말해 빠른 세상 속 자신만 느리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뜻으로 여겨져요. 쏠이 느낀 괴리감은 단순히 물리적인 안과 밖의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대학교를 가지 않고 고 2때부터 보컬 아카데미에 다녔어요. 24살까지 있었는데 그 사이 친구들은 대학도 가고 어디론가 떠났죠. 나만 혼자 오래 있던 거예요. 다른 친구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다른 활동을 하고 있는데 난 항상 같은 생활패턴에 똑같은 장소였어요. 멈춰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물론 지금 가수가 됐으니 꿈을 이룬 건 맞아요. 하지만 친구들처럼 대학생활을 통한 경험은 하지 못했잖아요. 어떻게 보면 부모님께 감사하기도 하네요. 평범한 진로보다 내 생각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주셨거든요”

▲ 서울로 와야겠다고 생각한 건 25살이라고요. 똑같은 자리에 서 있지 않기 위해 나아갈 길을 스스로 결정한 거네요. ‘슬로우’라는 곡은 유난히 더 마음이 쓰이겠어요

“‘슬로우’는 내면을 담은 곡이기도 하고 ‘내 것’이라는 생각이 강해서 지키고 싶었어요. 곡을 쓰면서는 ‘이 곡을 어떻게든 빨리 내야겠다’는 욕심이 점점 강해졌고요. 이 곡을 나중에 낸다면 타이틀곡으로는 내지 못 하겠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데뷔곡이 밝은 곡이었으니 시간이 흐르면 ‘슬로우’ 같은 곡이 ‘쏠의 스타일’이 아니라고 받아들여질 수도 있을 것 같고 사람들에게 ‘라이드’ 같은 모습만이 나를 표현하는 건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기도 했고요. 이렇게 곡을 내고 난 후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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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디바인채널 제공)



▲ 가사에 있어서도 자신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을 것 같아요. 어떤 가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내 생각과 마음에 적확한 단어를 고르려고 노력했어요. 느낀 감정을 확실히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친구들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했지만 내 바이브라고 생각해 바꾸지 않은 것도 있어요. 가사 중에서는 “‘잠깐 멈춰도 돼’라는 가사가 가장 중심이 되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예쁘게 포장을 한 게 아니라 내 생각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구절이거든요. ‘멈추지 말자’는 의지가 강해서 만들어진 곡이라 오히려 더 저런 말이 나온 듯해요. ‘멈춰도 된다’는 건 내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한 거죠.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도 이 노래는 ‘내 노래’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진심을 모아 노래를 만드는 것은 쏠의 ‘멋’이기도 해요. 앞으로 쏠은 어떤 모습으로 나아갈까요

“동요처럼 쉬운 노래든 난해해서 알 수 없는 어려운 노래든, 그것이 진짜 자기 안에서 우러나온 것이면 되는 것 같아요. 위험한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앞으로도 좋은 고집을 부리면 좋겠어요. 지난해에는 서울에 온 지도 얼마 되지 않아서 적응하는 시기였거든요. 자취생활, 소속사, 친구, 생각 등 모든 것이 새로웠죠. 올해는 그때보다 익숙해진 것들이 있으니 좀 더 차분해졌어요. 오롯이 나한테 집중할 수 있는 한 해가 돼서 앨범도 내고 발전하고 싶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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