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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레이백] 추억의 공포 드라마 ① '전설의 고향'·'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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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고스트' 방송화면)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노윤정 기자] 하루가 멀다 하고 폭염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렇게 무더운 날씨가 찾아오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몇 가지가 있다. 시원한 에어컨, 시원한 계곡에서 먹는 수박, 스트레스까지 날려주는 휴가 등. ‘납량특집’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시청자들과 만났던 공포 드라마도 그 중 하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름이면 으레 극장에서 공포 영화가 상영되듯 각 방송사에서는 공포 드라마를 편성하며 여름밤 열대야를 잊게 하는 오싹함을 안겼다. 그 중 시청자들이 여름 더위를 잊을 정도로 사랑 받았던 추억의 공포 드라마를 꼽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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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 ‘전설의 고향’


한국 공포 드라마, 납량특집의 대명사격인 작품이다. 지금도 공포 드라마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전설의 고향’을 떠올릴 정도. 소재부터 스토리까지 한국형 납량특집극의 전형 같은 드라마다.

‘전설의 고향’의 첫 방송은 1977년 10월 18일 전파를 탄 ‘마니산 효녀’ 편이다. 무려 40여 년 전. 이후 1989년 10월 3일까지 12년 간 시청자들의 큰 사랑 속에 방영됐다. 종영 후 10년만인 1997년 여름 한시적으로 부활해 1998년, 1999년까지 3년 간 여름에 특별 편성됐다. 그리고 10여 년이 지난 2008년과 2009년 여름에 다시 한 번 새 시리즈가 방영된다. 2008, 2009년 방영한 ‘전설의 고향’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오들오들 떨며 보던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현대적 영상 기법을 더해 새로운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설의 고향’은 한 세대가 바뀌어도 잊혀 지지 않을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작품이다.

일단 토속적인 소재가 꾸준히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이유라 하겠다. ‘한국 귀신’이라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처녀귀신이나 구미호 등이 등장하며 스토리는 한국 전역에서 전해지는 전설, 민간 설화를 바탕으로 한다. 대중에게 친숙한 정서와 문화를 담고 있어 극 몰입도는 더욱 높았다.

또 ‘전설의 고향’은 자극적인 공포 장면이 아닌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사람 혹은 귀신의 사연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때로는 교훈을 전하며 작품을 한국 공포물의 전설로 남게 했다. 때문에 모든 에피소드가 무섭지만은 않고 개그 코드가 들어간 회차도 있으며 잔잔하게 일상적 이야기를 풀어간 회차도 있다. 대부분 권선징악적 결말로 끝난다는 점 역시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내 다리 내놔”(덕대골 편) 등 많은 시청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대사와 장면들이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작품을 상징하는 내레이션도 있다. ‘전설의 고향’에 매 회 등장한 “이 이야기는 ○○도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로~”라는 대사는 이야기에 현실감을 부여하며 공포감을 극대화, 작품의 상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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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스트' 방송화면)



■ ‘고스트’


SBS ‘고스트’는 1999년 여름(7월 12일~8월 31일) 16부작으로 방영된 드라마다. ‘제빵왕 김탁구’ ‘구가의 서’ ‘가족끼리 왜 이래’ ‘낭만닥터 김사부’ 등 히트작을 남기며 지금까지 활발하게 집필 활동을 하고 있는 강은경 작가의 작품이다. 또한 국내 드라마계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故김종학 PD가 공동 연출을 맡아 방영 전 기대가 높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호불호가 갈리는 공포 장르의 작품이지만 평균 22.2%(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았다.

‘고스트’는 ‘퇴마’와 ‘복수’가 기본 줄거리다. 강력계 형사 장대협(장동건)은 지승돈(김상중)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지승돈의 여동생이 차 안에 있는 것을 미처 인지하지 못한다. 그 차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지승돈의 여동생은 목숨을 잃고 만다. 남달리 동생을 아꼈던 지승돈은 복수심에 불타 악령이 되고, 장대협의 연인을 똑같이 차량 화재로 죽인다. 장대협은 연인의 복수와 육체를 옮겨 다니며 범죄를 저지르는 지승돈의 악행을 막기 위해 선천적으로 영적 능력을 타고 난 퇴마사 차달식(김민종 분)과 손을 잡는다. 그렇게 지승돈을 쫓던 중 두 사람은 종국에 지승돈이 재영(명세빈)의 몸으로 숨어 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차달식은 재영을 구하기 위해 지승돈을 자신의 몸에 받아들이고 죽음을 맞는다.

‘고스트’는 당시에는 흔하지 않았던 다양한 CG(컴퓨터그래픽)와 미니어처, 특수촬영 기법이 대거 동원됐으며 편당 제작비만 1억 3000여 만 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로선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작품인 것이다. 그렇게 공을 들인 만큼 매회 몰입도 높고 소름끼치는 호러신들이 시청자와 만났다.

공포 장르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까지 흥미를 갖게 할 정도로 캐스팅이 화려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장동건, 김민종, 명세빈, 김상중, 박지윤 등 당대 청춘스타로 인기를 누리던 배우들이 총출동했으며 호러 속 로맨스 연기로 시청자들을 몰입시켰다. 명세빈은 장대협의 죽은 연인 윤선영과 기자 재영으로 1인 2역을 소화하며 장동건과 애틋한 로맨스를 보여줬다. 박지윤(이준희) 역시 김민종과 미묘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처럼 '고스트'는 공포와 복수, 로맨스를 적절히 버무린 흥미로운 스토리로 지금까지 수작 공포 드라마 중 하나로 회자된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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