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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아이디(Eyedi) “믹스나인 통해 인지도 올렸다”
“내 BPM=90”…아이디(Eyedi)만의 템포로 흔들림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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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베이스캠프스튜디오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곽민구 기자] 누구나 자신만을 표현하는 특징과 템포가 있다. 레트로 알앤비 뮤지션 아이디(Eyedi)는 그게 참 확실한 사람이다.

약간의 나른함(?)이 묻어나는 표정. 질문과 답변 사이에 생기는 미세한 공백. 그리고 마치 연필로 한 글자 한 글자씩 꾹꾹 눌러 쓰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독특한 화법. 주관적일 수 있지만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느낀 아이디(Eyedi)가 누군가와 마주했을 때의 모습은 이렇다.

그리고 그 특징은 고스란히 음악에 담겨진다. 새 싱글 앨범 ‘Luv Highway’는 ‘Tomorrowland’에 이은 아이디의 두 번째 자작곡이다. 그래서일까. 드라이빙 뮤직을 테마로한 곡이지만 어깨가 들썩여지는 신나는 음악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여유로움이 가득한 달달하고 청량감이 느껴지는 레트로 풍의 음악이 신선함을 선사한다.

“많은 분이 드라이빙 뮤직이 테마인데 생각보다 경쾌하고 빠른 곡이 아니어서 의외라고 하더라. 이번 곡은 기획부터 기존 발표했던 곡보다 조금 쉬운 음악, 바쁨에 지친 사람들이 들으며 쉴 수 있는 노래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그래서 드라이빙 뮤직이지만 여유로운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아이디가 드라이빙 뮤직을 테마로 잡게된 배경은 ‘믹스나인’의 경험 때문이다. 양현석 대표가 소속사 투어를 진행하며 합격자를 버스에 태우는 오디션 방식으로 인해 합격자로 호명되면 이후 소속사 투어에서는 버스에 앉아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던 것.

그는 “정말 많이 버스를 탔다. 심지어 촬영이 진행 중이라 핸드폰도 사용 불가여서 할 수 있는 건 다른 참가자와의 대화나 혼자만의 생각뿐이었다”며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상황에서 들을 수 있는 청량한 드라이빙 뮤직을 떠올리게 됐고, 직접 만들어보자는 계획을 하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잃어버리기만 한 건 아니네요.”

‘믹스나인’ 방송 초반, 제작진의 자극적 편집으로 인해 아이디는 시청자들의 ‘공공의 적’이 되고 말았다. 프로그램의 흥행 실패로 인해 이미지에 타격만 입고 끝난 게 아닌가 싶었기에 신곡에 대한 영감을 얻은 것이 다행인 것 같아 기자가 아이디에게 건넨 위로의 한마디였다.

그러나 아이디에게서는 “얻은 게 정말 많다”는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신곡에 대한 영감뿐 아니라 전 ‘믹스나인’을 통해 얻은 게 참 많다고 생각해요. 평소 제가 보여주지 못할 노래와 춤을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었고, 짧은 시간 정말 많은 분에게 아이디라는 존재를 각인 시킬 수 있었잖아요. 그분들이 가진 안 좋은 선입견은 제 음악으로 천천히 바꿔나가면 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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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베이스캠프 스튜디오 제공



답변에서도 느껴지는 차분함. 아이디는 확실히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맞지 않는 스타일임이 분명했다. 논란, 반전, 극적인 성장이라는 키워드로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한동철PD와 제작진. 어쩌면 그들은 개성, 실력, 미모를 겸비한 아이디를 ‘오디션 이슈 공식’의 타깃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들은 ‘아이디의 차분함’을 간과해 버렸다.

실제로 아이디의 ‘믹스나인’ 최종 성적은 여성 데뷔조 5위다. 초반 논란을 떠올린다면 이루기 쉽지 않은 성적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안에서 극적인 반전은 존재하지 않았다. 전래동화 ‘토끼와 거북이’ 속 거북이처럼 꾸준히 자기가 해야 할 미션을 이뤄가며 한 계단 한 계단 순위를 올린 결과였다.

“저만의 BPM(Beats Per Minute의 약어로 음악의 속도를 숫자로 표시한 것)이 있다면 90정도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오디션에서는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기 위해 130~140 BPM 정도의 성장을 원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하지만 욕심을 부려 제 템포를 잃어버리면 오히려 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을 거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만 않는다면 내 템포를 지켜가고 싶어요.”

어느새 데뷔 2주년을 앞둔 아이디. 자신만의 템포를 유지하며 걸어온 길을 다시금 되돌아 본 그는 만족함을 느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아이디에게 던진 질문 중 가장 빨리 들을 수 있었다.

아이디는 “제 생각보다 많은 팬이 생겼다. 내 음악과 날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아 놀랐다”며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내 행보가 느리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난 천천히 원하는 곳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내 생각보다 많은 걸 얻었기에 지금의 성장에 충분히 만족한다”고 자평했다.

데뷔 초부터 아이디는 “아티스트를 꿈꾼다”는 당찬 포부를 밝혀왔다. 그리고 데뷔곡 ‘Sign’부터 첫 정규앨범 ‘Mix B’까지 대부분의 작사와 스타일링 등에 참여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아티스트’라는 기준으로 아이디를 바라보는 이들은 스스로 곡을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날선 비판을 던지기도 했다.

그런 비판에도 아이디는 꿋꿋했다. 빠르진 않지만 나아가고 있는 방향은 틀림없이 목표를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Tomorrowland’를 기점으로 작곡에 이름을 올렸고, ‘Luv Highway’의 테마를 잡고 곡을 쓰며 프로듀서로서도 첫발을 내디뎠다. 꾸준히 능력치를 키워 온 아이디는 “또 다른 목표들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조심스레 속마음을 내비쳤다.

“먼저 첫 번째 목표는 악동뮤지션 이수현 양과 컬래버레이션하고 싶다는 건데요. 저와 정반대되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제가 정말 좋아하는 목소리라 꼭 한 번 작업해보고 싶더라고요. 두 번째는 조심스럽지만 샤이니 선배님들께 곡을 드리고 싶어요. 레트로 장르의 댄서블한 곡들을 환상적으로 표현해 내시잖아요. 저도 레트로 음악을 하다 보니 좀 더 높은 퀄리티로 인정받는 프로듀서가 된다면 꼭 제 곡을 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사실 언제쯤 이루게 될 진 모르겠지만 목표는 정했으니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겁니다.”

끝으로 향후 행보에 대한 질문에 “신곡 ‘Luv Highway’로 음악방송 무대는 따로 없을 것”이라고 밝힌 아이디는 “팬들에게 앨범 소식을 오랫동안 못 들려준 게 미안해서 최대한 빠르게 준비해 앨범을 발표했다. 하지만 해외 진출이 확정돼 그 앨범도 준비해야 하고, 드라이브 뮤직 2부작의 마지막 곡 준비도 해야 한다. 그래서 이번 곡으로는 음악방송 활동보다는 중간 중간 여유가 될 때마다 팬들과의 소통에 좀 더 신경을 쓸 생각이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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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베이스캠프스튜디오 제공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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