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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잇 수다] ‘슬빵→나저씨→무법 변호사’ 박호산의 ‘열일’이 반가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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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배우 박호산의 합류로 tvN ‘무법 변호사’(연출 김진민, 극본 윤현호)의 전개에 탄력이 붙었다. 박호산이 연기하는 천승범은 검사가 지녀야 할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마이웨이’를 걷는 인물. 주인공 봉상필(이준기)과는 악연인 듯 인연인 듯 묘한 관계를 형성하며 극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천승범 캐릭터는 지난 2일 방송한 ‘무법 변호사’ 7회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박호산은 첫 등장부터 진중한 모습으로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박호산의 분위기는 이준기의 능청스러운 매력과 대비되며 극의 균형을 잡아줬다.‘무법 변호사’의 박호산은 그가 비교적 최근 출연한 작품 속 캐릭터와 정반대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박호산의 전작은 ‘나의 아저씨’(연출 김원석, 극본 박해영)로 그는 회사에서 잘리고 아내와 이혼할 위기까지 처한 중년의 남성 박상훈을 맡았다. 이 역은 애초 오달수가 캐스팅됐으나, 성 추문에 휩싸여 하차하면서 박호산이 급하게 투입됐다. 준비 기간이 짧은 탓에 시청자들의 우려도 있었으나, 박호산의 역량이 이를 뛰어넘었다. 무능한 꼰대에 가까웠던 상훈은 시청자들의 속을 답답하게 하는 캐릭터였다. 그러나 박호산은 상훈을 순수하고 순박한 인물로 표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재창조했다. 또 극 중 삼 형제로 출연한 이선균(동훈 역) 송새벽(기훈 역)과도 실제 가족 같은 케미스트리를 자랑해 시청자들을 더욱 몰입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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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감빵생활'(왼쪽부터) '나의 아저씨' '무법 변호사' 속 박호산(사진=tvN)


이에 앞서 안방극장에 ‘박호산’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작품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연출 신원호, 극본 정보훈)이다. 사기도박으로 징역 3년 6개월형을 받아 수감 된 ‘문래동 카이스트’ 역을 맡은 박호산은 혀가 짧은 설정을 제대로 소화해 호응을 얻었다. 대사마다 혀 짧은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았을 법도 한데 박호산에게는 한계란 없었다. 오히려 이를 캐릭터의 매력으로 만들며 드라마의 웃음을 책임졌다.

출연하는 작품과 캐릭터마다 카멜레온처럼 새로운 색깔을 내보이는 박호산이다. 그 비결은 오랜 경험에서 찾아볼 수 있다. TV에서 주목받은 것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공연계에서는 이미 알아주는 배우다. 1996년 뮤지컬 ‘겨울나그네’로 데뷔한 박호산은 현대극과 시대극, 라이선스극과 창작극 등 장르를 넘나들며 수많은 무대에 올랐다. 대표작을 하나만 꼽을 수 없을 정도다. 작품마다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음은 물론이다. 특히 2009년에는 연극 ‘이’에서 공길 역을 맡았는데, 당시 박호산만이 가능한 공길을 만들었다는 호평을 들었다. ‘이’는 영화 ‘왕의 남자’(이준익 감독)의 원작으로, 영화에서는 당시 무명배우였던 이준기가 공길 역을 맡아 주목받은 바 있다. ‘무법 변호사’로 성사된 박호산과 이준기의 만남이 남다른 의미를 갖는 이유다.

공연계 ‘큰형’으로 통하던 박호산이 중견 배우라 불릴만한 나이에 안방극장 원석으로 새삼 발굴됐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연극과 뮤지컬은 상대적으로 대중의 관심이 덜하다. 그렇지만 박호산처럼 묵묵히 연기력을 다지는 배우들이 많다. 박호산의 재발견은 이러한 후배들에게 또 다른 길을 터준 셈이다. 실제로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박호산을 비롯해 이규형·김성철 등 대학로 스타들을 기용하며 흥행을 거둔 것과 맞물리며, 손승원·김경남·윤나무·전성우 등 공연 배우들이 안방극장과 충무로의 루키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무법 변호사’ 후 곧바로 오는 9월 편성될 OCN 첫 수목 오리지널 ‘손: 더 게스트(the Guset)’ 촬영에 돌입할 박호산의 ‘열일’이 더욱 반가운 이유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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