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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김강우 “오작두식 삶의 태도, 배우고파”

  • 기사입력 2018-06-0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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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데릴남편 오작두' 타이틀 롤을 맡아 열연한 배우 김강우(사진=킹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손예지 기자] “어렸을 때부터 다큐멘터리를 좋아했거든요. 꾸밈없이 리얼하잖아요”

김강우는 배우이지만 드라마보다 다큐멘터리를 더 즐겨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일까. 그의 연기에도 자신의 취향이 반영된 듯하다.

지난달 종영한 MBC 주말특별기획 ‘데릴남편 오작두(이하 오작두)’에서 특히 빛났다. 김강우가 연기한 오작두는 가야금 무형문화재의 후계자임을 숨기기 위해 약초꾼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이전까지 액션이나 스릴러 등 장르물에서 선 굵은 연기를 펼쳐왔던 김강우는, 오작두라는 순박한 남자를 통해 ‘꾸밈없이 리얼한’ 연기를 보여줬다.

▲ 오작두로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고맙죠. 앞으로 연기할 날이 30년은 더 남았는데… 고맙습니다. 하하”

▲ 주말극 출연은 처음이었는데요
“미니시리즈나 영화보다 수요층의 연령대가 폭넓더군요. 즉각적인 반응도 훨씬 더 많았고요”

▲ ‘막장 요소’에 대한 우려는 없었나요?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대개 주말극이 시청자들의 감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막장 요소를 넣는 것 같더라고요. 하지만 ‘오작두’에는 그런 요소가 들어가지 않으리라고 예상했고, 실제로 후반부로 갈수록 배우들이 먼저 ‘여기서 인물들이 좀 더 얽혀야 하지 않냐’고 제안했을 정도로 이야기의 전개가 깔끔했습니다. 덕분에 시청률을 포기하더라도 시청자들 기억에 남는 드라마가 됐으리라고 생각해요”

▲ ‘오작두’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제안 받았을 때) 4회 대본까지 나온 상태였는데, 캐릭터만 보고 결정했어요. 희소성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모든 것을 갖춘 멋진 남자 주인공은 많지만 오작두같은 역할은 드물잖아요. 가진 게 없어도 당당하고 자신만의 신념을 따르는 남자요. 또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깊죠. 내가 추구하는 멋진 남성상이에요. 연기하면서 재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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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우는 오작두를 통해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웠다고 했다(사진=킹엔터테인먼트)


▲ 역할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요?
“남에 대한 배려? 나는 타인의 삶에 크게 관심이 없어요. 남도 나를 궁금해하지 않을 것 같아요. SNS를 운영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해요. 반면 오작두는 주위에 관심도 많고, 배려가 몸에 배어있습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오작두 같은 태도가 필요하겠다 싶었어요. 오작두가 한승주(유이)를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도 좋았어요. 오작두는 한승주를 위해서 안 먹던 라면에 즉석밥까지 같이 먹는 남자거든요.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일을 함께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 주위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겠다는 다짐인가요?
“그렇게 해야 할 것 같네요(웃음)”

▲ 여태까지는 촬영장에서 배우들과 대화를 나누지 않는 편이라고 들었는데요
“원래 말수가 적기도 하고요. 사적인 이야기를 하다 보면 (몰입이) 흐트러질까 봐 조심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에너지 넘치는 배우들이 부럽기도 해요. ‘오작두’도 마찬가지였어요. 유이 씨를 비롯해 정상훈 씨, 한선화 씨 모두 밝았거든요. (내게) 먼저 이야기 걸어주고 다가와 줘서 고마웠죠”

▲ 유이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상대 배우에게 가장 고마울 때는 그가 현장에 인물로서 다가왔을 때예요. 유이 씨의 팬이었거든요. 그가 가진 건강하고 밝은 이미지는 물론, 걸그룹 멤버에서 배우로 전향한 뒤 나아가는 과정이 인상 깊었거든요. 이렇게 머릿속에 유이 씨에 대한 이미지가 있었는데, 현장에서 처음 만난 그는 한승주 자체였습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모든 배우가 멋있고 예뻐 보이고 싶잖아요. 그런데 유이 씨는 다 내려놓았어요. 저렇게 거울을 안 봐도 되나 싶을 정도로요. 쉬는 시간에도 대본을 더 보고, 집중하려고 노력했죠. 내가 선배여서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출중한 배우입니다. 내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파트너였고요”

▲ 오작두 역시 외모를 꾸밀 수 없는 캐릭터였습니다
“산속에 10년 산 사람의 외양에 대해 많이 고민했죠. 덥수룩한 머리카락을 표현하려고 가발도 써 봤는데, 하루 20시간씩 가발을 쓰고 연기한다는 게 불가능할 것 같더라고요. 첫 촬영 당일에 벗었어요. 옷은 대부분 구제 시장에서 구매했고요. (오작두와 오혁 사이의) 확 다른 모습을 강조해야 재미있을 것 같아서 더 (촌스럽게) 가고 싶었는데, 그러면 스타일리스트들이 슬퍼하겠더라고요. 화제가 됐던 꽃무늬 점퍼는 내 거예요. 몇 년 전에 사 놓고 못 입은 건데, 이렇게 써먹었네요. 꽤 비싼 옷이거든요. 나름 물 건너온 거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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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방영 중 화제를 모은 꽃무늬 점퍼는 김강우의 개인 소장품이다(사진=킹엔터테인먼트)


▲ 사투리는 어떻게 준비했나요?
“주위에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지인이 없어요. 많이 접해보지 못한 사투리였죠. 소속사 후배 중에 윤종석이라는 친구가 광주 출신이에요. 4회 대본까지는 그 친구에게 열심히 배웠죠. 이후에는 대본이 나오는 시간이 조금 걸려서 내 식대로 밀고 나갔어요”

▲ 작두와 승주의 로맨스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좋았는데요
“안 그래도 촬영장이나 종방연에 아기자기한 선물들을 많이 보내주셨더라고요.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엄청나신 것 같아요. 우리가 잘했다기보다 대본의 힘이 좋았던 것 같아요. 보기 드문 캐릭터들이 알콩달콩 사는 모습을 귀엽게 봐주신 모양입니다. 너무나 고맙습니다”

▲ 가장 마음에 드는 로맨스 장면이 있습니까?
“작두가 승주를 업는 장면이나 안아서 평상에 앉히는 장면,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이 포옹하는 장면들이요. 대본에는 없었는데, 그 상황에서 그냥 그렇게 하고 싶더라고요. 또 작두와 승주가 서로의 집에서 귀엽게 지내는 모습도요. 남들이 보면 닭살 돋지만, 자기들끼리는 진지하고 즐거운 게 연애잖아요. 그런 걸 많이 보여주고 싶었어요”

▲ 시청률을 의식합니까?
“요즘 채널들이 워낙 다양해졌잖아요. 휴대폰이나 인터넷으로도 드라마를 볼 수 있는 환경이니 시청률 파이가 줄어드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얼마나 좋은 작품을 만들고, 그 안에서 좋은 캐릭터를 만나느냐가 중요합니다. 시청률이 낮아도 사람들 사이에 언급되는 작품도 많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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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자기 자신과 싸울 일이 많은 직업"이라던 김강우(사진=킹엔터테인먼트)


▲ 작품 흥행 여부를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인가요?
“물론 초대박 작품 하면 좋죠. 나도 사람이기 때문에 지지받지 못하면 흔들리기도 해요. 배우라는 직업 자체가 자신과 싸울 일이 많아요. 배우로 사는 동안 안고 가야 하는 숙명이죠”

▲ 다행히 올해는 영화 ‘사라진 밤’부터 ‘오작두’까지 대중의 호응을 얻었습니다
“예술 하는 사람들, 이를테면 화가나 음악가를 한 작품으로만 평가하지 않잖아요? 나도 그러려고 해요. 작품 하나 결과에 일희일비하면 내가 힘들어서 못 살겠더라고요. 앞으로는 5년 단위로 끊어서 스스로 평가할 계획입니다. 작년에 마흔이 됐으니, 마흔넷이나 다섯쯤에 나의 행보를 돌아보고 싶어요. 이렇게 생각하면 앞으로 대충 못 살 것 같아요”

▲ 마흔다섯이 됐을 때, 어떤 사람이기를 바랍니까?
“창피하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요. 어느 순간부터 현장에서 ‘선배님’이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되더라고요. 연기는 물론 일상에서도 후배들에게 창피하지 않은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 첫 질문에 ‘앞으로 30년은 더 연기할 것’이라고 답했죠
“오래, 많이 하고 싶습니다. 예전에는 몰랐어요. 연기의 즐거움이나 소중함을요. 해가 거듭될수록 느껴요. 배우라서 가능한 행복 같은 것이요. 힘든 순간도 있었습니다만, 잘 견뎌온 것 같아요. 이제는 연기가 재밌어요. 그래서 더 건강해지고 싶어요. 선배들이 길을 닦아주신 덕분에 배우의 수명이 길어졌잖아요. 나도 건강히, 열심히 해서 잘 따라가려고 합니다”
cultur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