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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이선규 “의사 출신 가수란 선입견, 버려주시겠습니까?”

  • 기사입력 2018-05-24 0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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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규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연예인 중 두 가지 직업을 가진 이들이 더러 있다. 흔하게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기도 하고, 배우나 가수가 카페나 음식점을 운영하기도 한다. 아이유가 배우와 가수 활동을 동시에 소화해내는 것과, 유아인이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여기 조금 더 특별한 투잡을 뛰는 이가 있다. 바로 트로트가수 겸 의사 이선규다.

이선규는 지난 2005년 정규 ‘메모러빌리티’(memorability)를 발매하며 가요계에 발을 들였다. 나훈아의 노래를 들으며 학창시절 가수의 꿈을 키웠던 그는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수재였다. 그런 만큼 아버지의 반대가 컸고, 결국 의대를 가며 병원까지 개업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갈증은 커져만 갔다. 우여곡절 끝에 트로트가수로 데뷔하게 된 그는 병원과 녹음실을 오가며 남들보다 두 배로 땀을 흘렸다. 한국에서 선망의 직업인 의사가 그에겐 오히려 활동에 제약이 됐기 때문. ‘의사가 왜 노래를 하냐’ ‘하다 안 되면 다시 의사하면 되겠네’ 등과 같은 편견도 뒤따랐다.

‘한두 해 하다 말겠지’라는 시선을 받았지만 이선규는 14년 째 활동 중이다. 성실함과 실력으로 일각의 편견을 깨부순 셈이다. 최근에도 또 한 번 센세이션한 신보를 발매하며 활발할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선규. 이젠 가수도, 의사도 그에게 참 잘 어울리는 수식어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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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규


▲ 최근 발매한 신곡 ‘거참 말 많네’는 어떤 곡인가?

“‘거참 말 많네’는 가사에서 드러나듯 본인만 잘났다고 하는 이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곡이에요. 특히 이 노래는 ‘내 나이가 어때서’를 작업한 정기수가 만들었습니다. 정통 트로트 장르는 아니고 록앤롤 리듬의 경쾌하고 중독성 있는 노래입니다. 주변에서 자기 일도 아닌데 남의 일에 끼어들 때가 있잖아요. 예를 들면 정치 같은 것들. 이런 것에 일침을 가하는 노래죠. 사랑하고 싶을 때를 들어도 좋아요. ‘사랑하고 싶을 땐 가슴을 열고 다가가라’는 뜻도 담아냈습니다. 노년기에도 가슴 속에 로맨스는 항상 있으니까요”

▲ ‘거참 말 많네’ 앨범을 공들여 만들었다. 트로트가수로선 보기 드문 형태인데?

“앨범 작업에 신경을 좀 썼어요. 왜냐하면 정규 1집 때는 그래도 10곡이나 수록돼 있어 나름 공을 들였고 2, 3집 때는 트로트가수들이 앨범을 너무 가볍게 내는 게 싫어서 또 공을 들였어요. 금전적으로 그리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에요. 앨범은 곧 가수의 얼굴이잖아요”

▲ 의사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는 이유는?

“함께 하는 게 즐거워요. 82년도에 의대를 들어가서 지금까지 하고 있어요. 그에 못지않게 음악도 했고요. 고등학교 때부터 그룹사운드를 했어요. 언젠가는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단 예전부터 계속 하고 있었던 거죠. 의대는 유급이라는 게 있으니까. 정해진 길로 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음악에 대한 열망이 있어서 색소폰도 하고 피아노도 배우고 했죠. 항상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98년도에 개인병원을 개업하면서부터 음반 작업을 시작했어요. 작곡가들도 많이 만났고 우여곡절도 겪었죠. 그러다 2005년에 첫 앨범이 나왔습니다. 이 앨범이 나오기까지 사기도 당하고 안 좋은 일을 겪었지만 음악을 포기할 수 없었어요”

▲ 의사와 가수 병행하면서 어려움은 없나?

“2005년도에 음반을 처음 냈을 때는 뒤통수가 따가웠어요. 의사라고 먹고 살 만하니까 음악을 한다는 시선들이 적지 않았죠. 만약 다른 걸 하다가 가수를 하면 좋게 보면서 오히려 의사라고 하니까 업계의 편협한 시각이 있었죠. 지금은 좀 나아졌어요. 꾸준히 오래했으니까요. 그 덕에 내 노래에 대한 선입견을 거둘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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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로서 자신만의 신념이 있다면?

“가벼운 가사는 지양하려고 합니다. 옛날에 그래서 트로트가 경시 받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나훈아의 ‘낙엽이 가는 길’ 같은 노래는 가사가 굉장히 좋아요. 표현이 시적이죠. 예술이라고 볼 수 있어요. 이런 가사를 보면 이래야 노래가 오래가고 명곡이 된다는 걸 느껴요. 선정적 가사는 반짝일지 몰라도 명곡 반열에 오르기 힘들어요. 불현듯 좋은 가사가 떠오르면 직접 쓸 기회가 올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내 머릿속에서 나오는 것보다 전문가 의견을 받아쓰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또 요즘 아티스트들을 보며 보컬 트레이닝을 잘 받아서 가창력이나 기교가 좋잖아요. 그런데 옛날 선생님들의 노래를 들으면 지금 아티스트들처럼 가창이 뛰어나진 않아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을 받아요. 고음을 내는 것도 아닌데요. 노래를 할 때 어느 정도 연륜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귀 뿐만 아니라 가슴에도 감동을 함께 줘야 한다는 걸 느껴요. 진실성 있게 부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호흡 맞추고 싶은 아티스트를 꼽자면?

“존경하는 가수이자 함께 했으면 하는 아티스트는 나훈아입니다. 어릴 때부터 나훈아의 노래를 듣고 자랐어요. 또 설운도, 남진의 노래도 많이 듣고 자랐죠. 어릴 때부터 트로트가수가 하고 싶었어요. 6~7살 때부터 이분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면 마을 어른들이 칭찬하면서 더 시키고 그랬죠. 그래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트로트가수가 하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 그룹사운드를 하고 대학교 가서 연극도 하고 그랬지만 뒤풀이에서 트로트를 불렀어요. 고등학교 들어가면 자기소개를 하잖아요. 나는 나가서 ‘노래를 좋아해’하면서 나훈아 노래를 불렀었죠”

어떤 가수로 불리고 싶나?

“‘시간이 아깝지 않다’ ‘저 사람은 진정한 광대다’ 이런 말을 듣을 수 있게끔 하고 싶어요. 관객들이 만족하면 당연히 광대인 나도 만족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잖아요. 호응을 얻으면 무대에 서있는 사람이 행복하죠. 인정받기 위해 더 노력하는 거예요”

▲ 자신을 한 단어와 비유하자면?

“디저트 같은 존재가 되고 싶어요. 내 노래를 듣는 걸 상관없는데 들을 때만이라도 달콤하고 기분 좋은 감성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 대중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직업에는 귀천이 없어요. 의사 출신 가수라는 선입견을 버리고 일반 가수들과 똑같이 바라봐 줬으면 좋겠습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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