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김은수 기자] ‘제보자들’에서 학교 내 따돌림으로 투신자살을 선택한 한 선생님의 사연을 공개했다.

5일 방송된 KBS2 ‘제보자들’에서는 어느 교사의 투신 자살 - 무엇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나?‘ 편이 전파를 탔다.

이날 ‘제보자들’ 방송에서는 지난 2월 1일 아파트 15층에서 고등학교 교사 정세훈(가명) 씨가 투신하면서 시작되는 발자취를 밟았다.

남긴 짤막한 유서에는 ‘학교에 누를 끼쳐 죄송합니다. 가족들과 동료 교사, 학생들에게 미안하다. 박용석(가명, 동료 교사) 너 때문에 죽는다.’라는 글이 담겼다.

정 씨는 사고 당일아내에게 학교에 가기 싫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내는 이 말이 남편의 마지막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내에 따르면 정 씨는 최근 들어 부쩍 학교 내의 일로 인한 스트레스를 토로해왔다. 아내에게 ‘학교에 자기편은 아무도 없다’며 참담한 심경을 내비쳤다고.

정 씨의 사고 직후 학생들로부터 남편이 따돌림을 당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취재진을 만난 학생들은 정 씨가 늘 홀로 밥을 먹고 동료 교사들에게 무시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사건 이후 학교 측에서는 전교생을 불러 모아 입막음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일부 학생들을 대자보까지 붙여가며 진실을 알리는데 나서고 있다.

정 씨의 죽음에는 또 다른 사연이 있었다. 지난해 10월 경 같은 학교에 한 교사가 제자를 성추행 한 사건이 있었는데 학교에서 해당 교사의 징계를 무마하기 위해 탄원서를 쓰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정 씨는 서명을 하지 않았다. 또 정 씨는 사망 전 갑작스러운 과목 변경 낯선 내용을 가르치게 돼 힘들어했고 특히 같은 과목을 가르쳤던 또 다른 교사가 바로 박용석 씨인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학교 측은 정 씨에 대한 따돌림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가해자로 지목된 박 씨 역시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자들이 전화해서 욕설과 폭언을 하고 정상적으로 생활을 못 하고 있다. 정 선생님이 유서에 제 이름을 쓰고 돌아갈 만한 명분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고인이 자신이 들어가는 반의 수행평가나 시험 출제를 저에게 요구하셨다. ‘도와줄 수 없다’고 해서 서운한 건지 모르겠다. 마음이 아픈 건 사실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