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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넌센스2’ 윤나영 “하나의 아이콘이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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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나영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김희윤 기자] “관객 분들로부터 ‘귀여우세요’라는 말을 가장 듣고 싶어요(웃음)”

풋풋하다. 무대 위에서나 아래서나 싱그럽긴 마찬가지다. 뮤지컬 새내기 윤나영은 스물네 살 갓 신인이지만 제 몫을 톡톡히 해내는 배우다.

■ 무용하는 배우, 발레하는 수녀

“2016년에 처음 무대에 올랐어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넌센스2’로 데뷔했죠. 고등학교 때 처음 봤는데 워낙 작품 자체가 유명하니까 오디션 당시에는 무작정 패기로 찾아갔죠. 당시 담당교수 겸 출연배우가 박해미 교수님이었는데, 우연히 기회가 찾아와 작품을 하게 되면서 더욱 관심을 갖게 됐죠”

뮤지컬 ‘넌센스2’는 호보켄 음악회 무대를 빌려 감사 콘서트를 하게 된 다섯 명의 수녀들에 관한 이야기다. 작품에서 윤나영은 발레리나 수녀 메리 레오 역을 맡았다.

“학창시절에 무용을 했어요. 그래서인지 발레하는 수녀 메리 레오 역에 더 관심이 갔죠. 레오 역할을 너무 하고 싶은 나머지 따로 발레하는 부분을 준비해서 오디션장에 갔어요. 캐릭터 특성상 현장에는 발레를 준비해온 분들이 많았죠”

그는 생애 처음 주어진 역할에 부담감을 느꼈다. 작품에 막 들어온 상태에서 맡은 배역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비롯된다.

“캐릭터가 확실한 다른 수녀들 사이에서 나만의 존재감을 보여줘야 했어요. 엠네지아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통통 튀는 모습을 선보여야 했죠. 레오만의 색깔을 살리려고 스케이트 장면도 열심히 연습해야 했어요. 그냥 볼 땐 할 수 있겠다고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까 쉽진 않았죠. 공연 중에는 실수로 넘어진 적도 있었는데, 아닌 척 다리를 찢는다거나 스트레칭을 하며 자연스럽게 넘어갔어요. 계속 하다 보니 이제는 뒤로도 탈 수 있게 됐죠”

프리마 발레리나 춤을 추는 수녀 메리 레오는 활달하다.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관객들을 대하며 행복을 노래한다. 그러나 레오는 장면 전환 시 사건을 환기시켜 다른 방향으로 이끌기도 하는 역할이다. 이를 위해 자연스럽고 친절한 모습으로 포인트 대사를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 관건이다.

“레오는 아직 철들지 않은 새내기 수녀에요. 기본적으로 막내라고 생각했죠. 실제로도 선배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막내였지만(웃음) 레오를 덜렁대고 실수도 많은 귀여운 역할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야기 흐름상 자꾸만 차분하고 성숙하게 그려져서 이걸 깨기 위해 무작정 웃기 시작했죠. 모든 장면에서 밝게 웃어보자고 접근했어요. 무엇보다 어두워 보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죠. 처음엔 조금 힘들었지만 결과적으론 가장 좋은 방법이었어요. 선배들도 장면 내내 웃는 모습이 좋다고 말해줘 큰 힘이 됐죠”

■ 나날이 발전하는 ‘넌센스2’

‘넌센스2’는 언제든 부담 갖지 않고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유머코드가 전 연령대를 아울러 함께 웃고 힐링하며 행복을 준다는 점에서 더 탁월하다.

“작품은 수녀복이 주는 힘이 커요. 사람들이 보통 상상하기 힘든 유쾌한 지점들을 수녀들이 보여주니까 더 신선하게 전달되죠. 많은 분들이 신기해해요. 재밌다는 평은 항상 있었으니까 내용적으로도 관객 분들이 잘 받아들여주면하는 바람이 있죠. 웃음에만 치중하지 않는 공연이란 평가를 받고 싶어요”

25주년 기념 ‘넌센스2’는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탈바꿈했다. 스토리 구성부터 안무, 순서 등 전체적인 짜임이 바뀌며 더 나은 공연으로 진일보했다.

“연출이 바뀌고 새로운 작품이 되면서 기존에 연습해왔던 부분과 달라져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전작에 익숙한 만큼 연습하기가 고됐죠. 하루하루 맞춰가며 우여곡절은 많았지만 호흡도 잘 맞아서 결과적으론 훨씬 좋은 작품이 나오게 됐어요. 한 작품을 오래하니까 관객 분들도 많이 기억해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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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나영


윤나영은 아직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역할이 많은 배우다. 더 나은 연기, 더 좋은 노래를 하고 싶은 마음에서다.

“레오 역할 말고 다른 배역도 해보고 싶어요. 그중에서도 엠네지아랑 로버트 앤이 가장 매력 있다고 생각했죠. 그 둘은 관객 분들이 가장 기억을 잘하는 캐릭터에요. 엠네지아는 현실적이고 귀여운 매력이 있는데 내가 하면 징그러울 것 같았어요. 단지 해보고 싶다는 희망사항일 뿐이죠. 반면 로버트 앤은 솔로곡이 좋아요. 평소 노래를 좀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로버트 앤은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하거든요. 인생을 돌아보는 가사가 너무 좋아요”

■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배우

“어릴 때 무용을 하면서 처음 무대에 서게 됐는데 너무 좋았어요. 선생님이 그러시길 ‘얘는 무대만 서면 빵긋빵긋 웃는다’고 하셨어요. 긴장도 안하고 마냥 좋으니까 ‘나는 이 길이구나’ 생각했죠”

그러나 처음부터 꿈의 길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윤나영은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혀 어린 마음에 꿈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반대를 하셨어요. 그러다 부모님이 막상 내가 하는 무대를 보고 마음이 움직였는지 ‘뮤지컬은 어때’라고 먼저 얘기해주셨죠. 그때 처음으로 아버지를 따라 ‘오페라의 유령’을 보러갔어요. 크게 충격 받았죠. 뮤지컬은 내가 좋아하는 노래와 춤을 다 할 수 있는 장르였어요. 그래서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은 이유와 어떻게 될 것인지 등을 열심히 조사해 부모님 앞에서 브리핑했죠. 덕분에 당당하게 허락받고 떳떳하게 지원받게 됐어요. 뮤지컬배우가 되기까지 부모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죠”

부모님의 허락을 얻은 뒤에도 그는 다시 한 번 벽에 부딪힌다. 바로 더 나은 연기에 대한 두려움이다.

“노래와 춤이 너무 좋아 뮤지컬을 시작하게 됐지만 처음에는 연기에 대한 두려움이 컸어요. 연기하는 게 무서워서 레슨 받을 때도 도망간 적이 있죠. 기회가 된다면 뭐든 해야 맞는 거지만, 더 나은 연기를 선보이기 위한 두려움을 깨뜨리는 게 우선이라고 봐요”

그의 마음 속 1등은 언제나 ‘미스 사이공’ 초연 배우 레아 살롱가다. 그는 레아 살롱가의 메이킹 필름을 보고 다시 한 번 충격을 받았다. 그의 눈에 비친 레아 살롱가는 하늘이 내려준 사람처럼 완벽해 보였다. 그는 한국의 레아 살롱가를 꿈꾼다.

“내게 뮤지컬은 행복이에요. 우울해도 공연을 하면 행복해지죠. 이게 힘이 정말 커요. 공연을 하면 힘이 나니까 어느새 웃고 있는 날 보게 되거든요. 아마 십년 후에도 열심히 작품을 하고 있겠죠. 궁극적으로는 정말 유명한 선배님들처럼 이름만 말해도 알 수 있는 하나의 아이콘이 되고 싶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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