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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읽기] 김동률 ‘답장’, 6분을 1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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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률(사진=뮤직팜)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답장’은 수북한 쌓인 눈 위에 홀로 핀 동백꽃 같다. 혹한의 슬픔에서 불가능할 것 같던 생명의 따뜻함을 피워낸다.

김동률의 노래는 언제나 공감과 위로를 동반한다. 이번 ‘답장’도 마찬가지다. 가사는 지극히도 슬프다. 편지 형식으로 구성된 가사는 실제로 있을 법해서 더 강한 공감을 안긴다.

‘너무 늦어버려서 미안 나 알다시피 좀 많이 느려서 몇 번이나 읽어도 난 믿어지지 않았나 봐 / 답을 알 수 없던 질문들 다음날에 많이 웃겨줘야지 난 그랬어’라는 가사로 노래가 시작된다. 타인의 편지지만 가사를 다 읽고 나면 우리네의 이별 모습과 닮아 있다. 이별에서 오는 후회나 미련 등의 감정이 꽤나 사실적으로 표현됐다.

이를 받쳐주는 멜로디와 보이스는 애달프다. 김동률 특유의 저음은 언제나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답장’에서도 그 울림은 여전하다. 담담하게 노래하지만 목소리와 창법에서 주는 여운은 꽤나 짙다. 동굴 보이스로 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6분의 긴 분량에서도 그의 고민의 흔적이 느껴진다. 최근에는 강렬하고 중독적인 후렴으로 구성되는 3~4분의 짧은 노래들이 많다. 그에 반해 '답장'은 분량이 길고 기승전결이 약하다. 유행에 편승하기 보단 스스로의 색깔을 유지했다. 그럼에도 대중은 그의 음악에 열광했다. 6분을 1분처럼 느끼게 하는 그만의 흡입력이다.

이번 앨범을 발매하면서 김동률은 “길거리에서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없어도, 이제 생일 선물이나 초콜릿 선물 같은 건 들어오지 않아도, 조용히 각자의 삶 속에서 제 음악을 듣고 계신 분들이 많다는 거 잘 알고 있다. 정말 고맙다. 모쪼록 내 음악이 추운 겨울 조금이나마 위로와 힘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가 바라던 위로는 이미 차트에서 그 무게와 저력이 증명됐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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