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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오랜만이라 더 반가운 이병헌의 또 다른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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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이 내 세상' 이병헌(사진=BH엔터테인먼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잠시 잊고 있었다. 이병헌에게 이런 얼굴이 있었다는 것을.

‘내부자들’ ‘마스터’ ‘남한산성’ 등의 작품에서 잊지 못할 강인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이병헌이 ‘그것만이 내 세상’에선 왕년에 잘 나가던 복서였지만 현재는 오갈 데 없이 전단지와 스파링 상대로 생계를 유지하는 조하로 분했다. 약간은 모자른 듯한 모습이 1999년 드라마 ‘해피투게더’ 속 그가 연기했던 서태풍과 닮았다.

“작품을 선택할 때 ‘이 이야기가 날 움직이느냐’를 보지 영화의 사이즈나 캐릭터의 무게 같은 것을 먼저 생각하지 않아요. 그래서 지금가지 내 영화 순서들을 보면 뒤죽박죽 엉켜있는 느낌이 있어요.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나머지 요소들은 심각하게 고려할 대상이 아니었어요. 지금까지 작품을 전략적으로 선택한 적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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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만이 내 세상’은 주먹만 믿고 살아온 한물간 전직 복서 조하와 엄마만 믿고 살아온 서번트증후군 동생 진태(박정민)가 난생처음 만나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가족극에 서번트증후군 캐릭터, ‘그것만이 내 세상’ 속 이야기는 특별하지 않다. 그렇지만 특별하지 않기 때문에 더 큰 울림을 주기도 한다.

“영화의 뻔한 공식은 몇백년 전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웃음과 눈물이 있으면 진부하다? 그럼 다 진부하죠. 어떻게 풀어나가는 지가 문제에요. 내 주종목인지는 모르겠지만 촬영하면서 편안했어요. 앞서 했던 극단적인 캐릭터는 상상에 의존하면서 했다면 ‘그것만이 내 세상’에선 내 감정과 주변에 있을법한 경험으로 연기하기 때문에 조금은 자신감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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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민, 집념과 노력 엄청나”

이병헌은 조하가 실제 자신의 모습과 가장 비슷한 역할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이디어도 샘솟았다. 평소 애드립을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이병헌이지만 ‘그것만이 내 세상’에선 마음껏 뛰놀았다. 예고편 대부분은 애드립 속에서 완성된 장면이다.

“진태한테 권투를 가르치는 장면이나 잠든 진태를 업고 갔다가 내려놓는 신도 애드립이에요. 작가의 의도를 변형시킬 수 있어서 애드립을 좋아하진 않아요. 이번 경우는 생활적인 연기고 캐릭터 성격상 애드립을 해도 무리가 되지 않으니 현장에서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것만이 내 세상’을 지탱하는 또 하나의 축은 바로 음악이다. 서번트증후군인 진태는 피아노에 천재적인 소질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이병헌은 피아노 연주 장면을 CG없이 가겠다는 감독의 말에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단박에 뒤집어졌고 그 연기를 해낸 박정민에게 극찬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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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오진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처음에 감독이 CG없이 피아노 부문을 가겠다고 했을 때 겁 없는 욕심이라고 생각했죠. 피아노를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는 친구가 천재 피아니스트 연기를 한다는 건, 어려운 역할을 연기하는데 연구할 시간이 날아가진 않을까 우려했어요. 근데 촬영을 해보니 감독의 생각도 대단했지만 박정민의 집념과 노력은 엄청났죠. 정민이가 힘을 빼고 연주하는 연기를 하는데 크게 와 닿았어요”

이병헌은 자신이 ‘그것만이 내 세상’이 가진 따뜻함에 끌렸듯이 관객들도 그 이야기에 젖어 들길 바랐다. 보편적인 이야기 속 가장 중요한 메시지가 담겼음을 알고 있었다.

“어떤 면에선 늘상 봐왔던 공식이 있는 영화일 수도 있지만 최근에 많이 봐왔던 비리 범죄 영화에 식상해진 분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뻔한 이야기 같지만 가장 중요한, 가장 소중한 것을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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