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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양동근 "초년 출세 후 롤러코스터 같은 인생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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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사진=폴라리스)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남자 배우는 마흔 살부터죠”

개성파, 이 단어 하나면 그를 설명하기 충분하다. 연기, 랩, 성격 모두 평범하지 않다. 그렇기에 늘 하는 것마다 자신만의 스웨그가 묻어난다. 그는 사랑받는 법을 아는 엔터테이너다.

하지만 가정 안에서 그는 평범한 세 아이의 아빠다. 아이를 생각하는 모습은 여느 가장 못지않다. 가장이라는 무게는 그를 끊임없이 달리게 한다. 올 한해만 이게 가능한가 싶을 정도로 여러 편의 예능, 드라마에 출연했다. 베짱이인줄 알았는데 역시 아빠란 이름은 무섭다.

“열심히 일을 한 이유는 단 하나에요. 가정을 돌보는 가장으로서 일을 쉬면 안됐죠. 오히려 내가 월급쟁이면 어땠을까 생각할 정도였어요. 일이 틈이 생기면 많이 불안해요. 연예인은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일이 없을 때가 있잖아요. 가장에게는 최고의 고통이죠”

그의 역할은 돈을 벌어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가면 2차 육아전쟁에 돌입한다.

“‘나는 없어’라는 질문을 많이 하게 돼요. 아내 혼자하기엔 가사가 너무 힘들잖아요. 예전엔 내가 어디있는지 중요했죠. 요새도 때때로 혼자만의 장소가 떠오르지만 가치 있는 삶, 의미 있는 삶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고 있어요. 내 희생으로 누군가 행복할 수 있다면 말이죠. 이 마음의 시작은 아내였어요. 그런데 처음엔 그렇게 하기가 힘들었죠. 진짜 스스로가 없어지는 것 같았거든요. 지금은 마음을 아예 고쳐먹었어요. 가장의 역할을 크게 생각하죠”

그러다 보니 집, 일터 이 두 가지 패턴으로 삶을 꾸려진다. 더 이상 동료들과 술 한잔 기울일 여유조차 없다. 하지만 그는 개인생활이 사라진 현재를 불행하게 여기지 않는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는 말을 하며 나름의 행복을 찾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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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사진=폴라리스)

■“‘보그맘’ 제작비 빼고 완벽했던 작품, 정말 좋았다”

그는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보그맘’에서 인공지능 로봇 연구자 최고봉을 연기했다. 전작 ‘미씽나인’ 검사 역에 이은 두 번째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 캐릭터다. 여러 우려의 시선이 있었지만 기우였다. 오히려 그만의 개성 덕에 천재들이 갖는 독특함이 잘 표현됐다.

“평범하지 않은 작품이라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어요. 특히 재밌는 요소들이 대본에 많았죠. 나뿐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도 다 살아있어서 기대가 컸습니다. 그 기대만큼 배우들이 연기를 해냈고, 또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줬어요. 오랜만에 코믹한 연기를 할 수 있었죠”

그는 ‘보그맘’ 덕분에 행복했다고 한다. 연기자로서 첫 아빠 역할이었기에 특별함도 더하다. 특히 파업 중에도 열심히 촬영에 나서준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의 인사도 건넨다. 그러면서도 제작비 이야기를 거침없이 꺼내든다.

“스태프 모두 방송사가 파업임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일했어요. 그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선혜윤 피디 정말 좋아합니다. 좋은 감독은 많지만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만큼 해냈다는 부분이 대단해요. 제작비 빼고 모든 게 완벽했던 작품이죠. 정말 좋았어요”

시즌2 출연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단 조건이 존재한다. 바로 제작환경이다.

“일단 제작환경이 좋아져야 해요. 촬영 일수도 늘어나야 하고요. 한편을 소화하려면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고생해요. 퀄리티 높은 시즌2가 나오면 좋겠어요. 그런데 시즌2 제작 환경이 시즌1과 똑같다고 하면 고려해 볼게요. 일주일에 이틀 찍는 건 정말 말이 안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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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근(사진=폴라리스)

■배우 30년차 양동근의 연기, 그리고 꿈

양동근은 벌써 연기경력 30년차 배우다. 강산이 세 번이나 바뀌었을 세월이다. 1989년 ‘회전목마’를 시작으로 촬영장은 늘 그의 놀이터고 학교였다.

“‘남자 배우는 마흔 살부터’라는 이야기를 10대 때부터 현장에서 인이 되게 들어 왔어요. 그때는 정말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죠. 그런데 어느덧 마흔 살이 됐어요. 30년 동안 워밍업을 했다고 생각해요.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을 하지 않고 어릴 때부터 현장에서 배웠어요. 이제 30년간 공부했으니 시작하자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에게도 한때 꿈은 존재했다. 10살 소년들의 여느 꿈과 별반 다르지 않은 그런 것들. 쉽게 이룰 수 없는 것들이지만 그는 모두 이뤘다.

“어릴 때는 성룡, 마이클잭슨처럼 되겠다는 꿈이 있었죠. 그래서 앨범을 내고 액션영화를 찍었어요. 꿈을 다 이룬 거죠. 초년에 출세했어요(웃음). 그래서 롤러코스터처럼 떨어지는 기분을 빨리 맛보기도 했죠. 빨리 성공했고 빨리 떨어졌어요. 그래서 이젠 앞으로를 계획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어떻게 흘러갈지 몰라요. 그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필요로 하는 곳에서 최고로 해나자는 마음가짐으로 살 거예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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