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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작보고서] ‘그냥 사랑하는 사이’ 아프고 빛나는 JTBC 新 명작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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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JTBC가 2014년 5월 ‘밀회’ ‘유나의 거리’ 이후 약 3년 만에 새 월화극을 내놓았다. 오랜만에 부활한 정통 멜로에 신선한 조합, 곱씹어보게 되는 디테일한 전개까지 절로 시선이 쏠린다.

JTBC 새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지난 11일 오후 첫 방송됐다. 극을 이끌어 나갈 주인공은 차근차근 연기 내공을 다진 이준호와 브라운관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원진아다.

■ 스토리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붕괴사고에서 극적으로 살아남은 두 남녀 이강두(이준호)와 하문수(원진아)가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가는 과정을 그린 멜로드라마다. 첫 장면부터 주먹을 쓰는 무던한 강두와 세심한 손길로 건축모형을 만지는 문수가 대비된다. 이날 방송에서는 어린 시절 같은 장소에서 부실공사 사고를 겪은 강두와 문수의 과거가 그려졌다. 이 재난으로 두 사람은 폐쇄공포증, 수면장애 등 ‘건물’에 대한 트라우마를 얻었다. 문수는 동생까지 잃었다. 시간이 흘러 현재, 강두와 문수는 ‘건물’에 얽힌 일을 하고 있지만 상처는 여전하다. 그리고 두 번 뜻밖의 만남을 겪는다.

■ 첫방 업&다운
UP: 인물들의 상처를 구태여 보여주지 않은 점이 세련됐다. 인물의 대사와 행동을 통해 은연중에 보여주는 전시와 상처, 감정은 몰입도를 높인다. 강두와 문수의 에피소드를 적절히 교차편집해 지루함도 없앴다. 배우들의 연기도 한몫했다. KBS2 ‘김과장’에서 연기 포텐을 터뜨린 이준호의 연기는 ‘역시나’였다. 거칠고 사나운 성격인 전작 캐릭터와 어느 정도 비슷하지만, 김강두는 결이 다르다. 이준호는 그 차이를 기가 막히게 캐치해 또 다른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원진아는 오랜 시간 영화를 통해 실력을 다져온 만큼 첫 드라마에서도 잘 녹아들었다. 애써 덤덤한 척 하지만 속으로는 깊은 상처를 갖고 있는 인물을 세심하게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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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 상처뿐인 인물들의 향연에 절로 마음이 아려온다. 잊을 수 없는 상처가 다시 한 번 복기될 때마다 보여주는 인물의 표정과 대사는 삼풍백화점과 세월호 사고 등을 떠올리게 해 처참하다. 단점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다가가기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밝고 경쾌한 멜로를 기대한 이들에게는 내용이 너무 무겁고 슬프게 다가왔을 터다. 앞으로 전개될 내용 역시 비슷한 분위기일 듯 하다. 취향을 벗어난 시청자들까지도 사로잡는 것이 관건으로 보인다.

■ 시청자의 눈
무거운 이야기에 대한 시선이 엇갈린다. “분위기가 너무 흐리다. 너무 암울해서 그냥 채널 돌렸다” “스토리가 너무 답답하다”는 의견과 “한 편의 영화 같다”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어 좋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 “주절주절 설명하지 않고 연기도 오버스럽지 않아 좋다”는 시청자도 상당하다. 배우들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인 편이다. 많은 이들이 익숙한 듯 낯선 원진아의 얼굴이 신선하다며 궁금증을 보이고 이준호의 또 다른 연기에 감탄했다.

■ 흥행 가능성
‘정통 멜로’라는 한 마디로 치부하기에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소품과 상황, 감정의 디테일한 묘사는 인물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에 전반적인 분위기는 잔잔하지만 집중시키는 힘이 있어 보다 보면 시간이 훌쩍 간다. 그에 따라 차분한 영상미와 음악도 시청자들을 홀린다. 뻔하지 않은 멜로, 무거운 이야기를 마냥 처지게만 그리지 않은 센스, 구멍 없는 배우의 향연이 JTBC의 또 다른 명작을 탄생시킬 듯 하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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