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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기자 Pick] '가족' 가장 따뜻한 단어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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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상한 정상 가족' 책표지)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가족의 문제는 오롯이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가족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신체적 위해나 학대 뿐 아니라 가족이라서 알게 모르게 행해지는 정서적 학대도 이제는 무시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상한 정상가족’의 김희경은 그동안 수차례 제기되어 온 가족주의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을 여성주의적 입장이 아닌 가족 내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인 아이를 중심에 두고 풀어나간다. 그는 가부장제를 근간으로 한 한국의 가족주의와 특정한 가족 형태만을 정상으로 여기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면서 이러한 가족을 둘러싼 문제로 아이들 또한 고통 받고 있음을 차근차근 이야기한다.

어른을 때리면 폭행죄로 처벌받지만 가족 안에서 이루어진 체벌은 왜 괜찮다고 용인되는 것일까. 저자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되거나 포장되어온 다양한 유형의 폭력을 중심으로 가족의 문제를 들여다보면서 그 기저에 한국의 가족주의가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족주의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한국 사회에서 어떤 역사적 맥락을 가지고 있는지 구체적 제도의 사례가 뒤따른다. 이를 통해 저자는 가족 안팎에서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에서 드러나는 인간성과 도덕성, 질서, 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우리 사회의 통념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든다.

근대화 과정에서 약해지기 마련인 가족주의가 한국 사회에서는 특이하게도 강력해졌는데, 저자는 이것이 국가가 사회 문제를 가족의 책임으로 떠넘겼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제도와 정책들이 가족 단위로 설계되고, 공적 영역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까지 가족이 짐을 떠안는 사회에서 모든 경쟁은 개인이 아닌 가족 단위로 이루어지게 마련이며 이것이 한국 사회에서 가족이 지나치게 중요해진 이유라는 것. 가족의 문제는 더 이상 가족에게만 맡겨둘 수 없고, 가족이어서 괜찮은 일이란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 무엇보다 가족의 짐을 사회가 나눠야 하고, 서로를 돌봐주는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은 가족으로 살아왔고 또다른 가정을 이뤄갈 이들에게 많은 생각 거리를 안긴다. 김희경 |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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