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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잇 수다] 먹거리부터 기후까지, 우리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 기사입력 2017-11-2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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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누가 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가' '위험한 제약회사' '식탁 위의 세상' '하와이 원주민의 딸' 책표지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세상엔 ‘불편한 진실’을 고발하겠다고 나서는 이들이 많다. 그들이 보는 세상은 우리와 다르다. 그들은 화려하고 반듯하고 완벽한 것들의 이면을 들여다보려 한다. 그 분야도 다양하다. 먹거리부터 기후까지, 모르는 게 너무 많아 황송할 정도. 무엇보다 이들은 음모라거나 의혹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증거와 사례들을 함께 내민다. 만약 이들의 주장에 일부 과장이나 왜곡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시선을 한번쯤 뒤집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셈이다.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확신을 갖고 불편한 진실을 고발하겠다고 나선 이들의 목적은 한가지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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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위험한 제약회사' 책표지)


■ 약이 아니라 독이었을지도 모른다

‘위험한 제약회사’(피터 괴체 | 공존)는 코펜하겐 의과대학 피터 괴체 교수가 거대 제약회사들의 반인륜적 조직범죄 행위에 대해 고발한 책이다. 이 책은 영국의학협회 선정 ‘올해의 도서상’(‘의학 기초’ 부문 최초) 수상작이며 16개 언어로 출간돼 전세계 사람들에게 읽혔다.

‘위험한 제약회사’는 900여 건의 검증된 문헌과 자료에 기초해 ‘실명(實名)’과 ‘팩트(fact)’로 써내려간 제약회사 조직범죄 탐사 리포트다. 저자는 제약회사의 사업 방식이 갱단의 조직범죄와 다름없다고 말한다. 거대 제약회사들의 사악한 행위가 미국 법률에서 규정하는 조직범죄의 구성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심장질환과 암에 이어 주요 사망원인의 3위가 바로 '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저자는 환자들의 막연한 믿음과 달리 제약사들이 약의 심각한 부작용을 은폐하거나 조작한다면서 제약업계, 의학계, 보건의료계, 정치계와 행정계의 많은 문제점을 파헤쳐서 보여준다. 여기에 더해 제약회사가 어떻게 의사와 환자를 속여 해롭거나 쓸모없는 약을 팔아 돈을 버는지 낱낱이 고발한다. 일반 독자들이 환자 입장에서 의사에게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책도 소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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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누가 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가' 책표지)


■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론이 음모라고?

그런가 하면 세계적인 기후과학자와 퓰리처상에 빛나는 시사만평가가 의기투합해 거짓 선동과 모략을 일삼는 기후변화 부정론자들에게 레드카드를 날린 책도 있다. ‘누가 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가’(마이클 만 , 톰 톨스 지음 | 미래인)이다.

저자들은 지구촌 구성원 모두가 기후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과학자들을 공격하며 대중을 혼란에 빠뜨리고 기후변화는 음모라고 주장하는 특정 이익집단들과 정치인, 언론의 행태를 예이 주시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누가 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가’를 통해 파헤친다.

특히 기후변화를 부정하고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이 불필요하다는 주장을 ‘6단계 부정론’으로 요약하고 반박해나간다. 또한 기후변화 정책적 실행이 더딘 이유로 배후에 과학과의 전쟁을 기획하고 주도하는 기득권 세력이 있다고 폭로한다. 산업계 이익집단들이 과학자 용병을 고용, 기후변화의 과학적 근거를 공격 공격해왔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지구촌의 구성원 모두가 기후변화에 반드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과학자들을 공격하며 대중을 혼란에 빠뜨리고 심지어 기후변화는 음모라고까지 주장하는 특정 이익집단들과 정치인, 언론의 행태를 예의 주시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을 속시원히 파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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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식탁 위의 세상' 책표지)


■ 내 식탁은 왜 이렇게 꾸려져야 하는가

‘식탁위의 세상’(켈시 티머먼 지음 | 부키)은 저자의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왜 사과 주스 한 병에 네 대륙의 사과가 들어가는 걸까? 식품의 세계화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 걸까? 우리의 식탁은 왜, 어떻게, 그리고 누가 아웃소싱을 하고 있는가.

‘잡식동물의 딜레마’의 저자 마이클 폴란이 ‘저녁으로 무엇을 먹을까?’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미국을 돌아다녔다면 이 책 ‘식탁 위의 세상’의 저자 켈시 티머먼은 ‘나는 어디에서 먹는가?’란 질문을 던지며 네 대륙을 탐사한다.

책의 발단은 원산지 표시제였고, 기폭제는 스타벅스다. 저자는 즐겨 입는 옷의 원산지를 추적해 온두라스와 방글라데시, 캄보디아와 중국의 피복 노동자들을 만났던 경험을 담아 ‘나는 어디에서 입는가?(Where Am I Wearing?)’를 썼던 인물. 그 책이 서점에 깔릴 무렵 미 농무부는 원산지 표시제를 시행했다. 하루아침에 딸에게 먹이던 사과 주스는 그냥 사과 주스가 아니라 중국산 사과 주스가 됐다. 여기에 더해 저자는 문득 아침마다 마시는 ‘스타벅스 콜롬비아 로스트’를 누가 재배하는지 알고 싶어서 스타벅스에 문의했지만 ‘독점 정보’라서 알려줄 수 없다는 답장을 받는다. 저자는 직접 자신의 커피를 생산하는 ‘사람’을 찾아 나선다.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콜롬비아 로스트’를 홍보하면서 해발 2km의 고산지대, 언제라도 폭발할 것 같은 화산지대에서 소중한 붉은 열매를 미식가의 완벽한 커피로 키우고 있다며 고집스러운 철학을 강조한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저자가 만난 콜롬비아의 스타벅스 현지 협력업체에 따르면, 스타벅스 콜롬비아 로스트는 100% 콜롬비아산이 아니다. 콜롬비아에서는 단맛이 나는 아라비카만 재배되기 때문에 쓴맛이 나는 로부스타 커피를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 ‘기호에 맞게’ 혼합한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이런 식으로 커피 산업, 바나나 노동자, 바닷가재와 사과 등에 숨겨진 진실을 쫓는다. 결국 저자는 아주 사소한 것들이 인류의 삶을 바꿀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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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와이 원주민의 딸' 책표지)


■ “네가 가라, 하와이~” 휴양지의 진실은

‘하와이 원주민의 딸’ (하우나니 카이 트라스크 지음 | 서해문집)은 로맨스와 휴양지라는 이미지에 뒤덮인 하와이의 진짜 모습을 들추는 책이다.

시인이자 학자, 원주민을 대표하는 저항운동가 하우나니-카이 트라스크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하와이의 이미지를 통렬하게 무너뜨린다. 우리가 몰랐던 하와이 역사와 하와이 원주민. 저자가 하와이대학교에서 원주민 출신의 교수로서 겪은 백인에 의한 문화적·경제적 제국주의의 정체, 여기에 숨어 있는 백인 패권과 인종차별을 폭로하는 이야기기도 하다. 저자는 말한다. “원주민이 하올레(백인)에게 적의를 품는 권리만큼은 정당합니다”라고.
유럽의 탐험대가 처음 하와이 땅을 밟았던 1778년부터 시작된 하와이 원주민의 고통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원주민이 필사적으로 싸우는 것은 시민권을 요구하는 것이라기보다 계획적인 말살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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