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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반과 MD] ②머천다이즈페어 탐방기, 이토록 신선한 음악 향유의 방식들

  • 2017-11-14 17:36|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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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천다이즈페어(사진=이소희 기자)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음악을 소유하는 새로운 방법”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머천다이즈페어가 내놓은 슬로건이다. 머천다이즈페어는 서울레코드페어를 통해 물리적 음악 상품의 생존 가능성을 발견한 레이블들이 합심하여 개최하는 별도의 독립적 페어다. 1년에 한 번 열리는 서울레코드페어가 수많은 관객들의 편의와 분산을 위해 올해에는 두 번으로 나누어 개최되면서, 새롭게 탄생한 행사이기도 하다.

지난 12일 서울 은평구 녹번동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머천다이즈페어 vol.0를 찾았다. 첫 번째로 내놓는 테스트이자 베타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방문한 음악 팬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머천다이즈페어 조직위 고기호 산타뮤직 이사는 “한정판 MD를 사기 위해 아침부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앞서 진행된 새소년과 정진우의 팬사인회에서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 다 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있었다”고 말했다.

머천다이즈페어 셀러로는 플라네타리움레코드, 일렉트릭뮤즈, 몬스터리퍼블릭, 붕가붕가레코드, 매직스트로베리 사운드, 발리안트, 러브락 등이 참여했다. 부스는 서울레코드페어가 열리는 공간과 몇 개의 기둥을 사이에 두고 설치됐다. 진열대에는 가수들의 앨범과 함께 커버 프린트, 마스킹테이프, 노랫말카드, 티셔츠, 에코백, 키링 등이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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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천다이즈페어(사진=MDF 조직위 제공)


여기까지는 아이돌이 흔히 판매하는 굿즈(MD)와 다를 바 없었다. 조금은 의아하면서도 신선한 상품 그리고 상황들을 발견하기 전까진.

헤드뱅잉을 위한 머릿결 관리를 도와주는 직방살롱X밴드 피해의식의 헤어에센스, 특정 노래의 음파진동을 이용해 10분 만에 내린 소닉더치코리아의 콜드브루 커피, 나무를 깎아 만든 스피커 등이 음악팬들의 시선을 끌었다. 인형뽑기 기계에 앨범을 넣어 뽑는 대로 가져가는 즐길 거리도 있었다. 사람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기에 상품 구매를 위한 줄인 줄 알았는데, 방문시각이었던 오후 5시에 마침 진행되고 있던 밴드 아도이(Adoy)의 팬사인회로 인한 인파였다.

하나하나 구경한 뒤 고개를 들고 주변을 크게 살피고 나서야 이 신선함의 배경을 알 수 있었다. 상품을 구경하는 사람들, 의자에 앉아 흐르는 음악을 들으며 쉬고 있는 모습들, 앨범 뽑기에 성공해 와하하 터뜨리는 웃음소리, 사인을 받으며 수줍어하는 얼굴들.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진 머천다이즈페어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팔고 전시하기 위한 페어가 아니었다. 행사가 열리고 있는 이 곳 자체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음악을 향유하고 있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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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천다이즈페어(사진=MDF 조직위 제공)


■ 형태의 고정관념 벗고, 소유방법은 자유로워지고

페스티벌이나 라이브 공연 등이 음악을 듣는 여러 방법 중 하나라면, 음반을 비롯한 MD는 음악을 소유하는 방법이다. 대부분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들으면서도 일부 팬들이 굳이 CD를 구매하는 이유다. LP판과 테이프, 8cm CD 등이 새롭게 생산되는 것도 바로 음악의 청취가 아닌 ‘소유’에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머천다이즈페어 조직위 박준범 몬스터리퍼블릭 이사는 “음악저장매체인 테이프나 CD 역시 요즘의 장비로는 음악을 들을 수 없음에도 음반이라고 칭한다. 이제는 CD도 MD인 시대다”고 말했다.

MD의 근원이 음반이 아닌 ‘음악’이라고 생각하면 한결 쉽다. 여러 형태의 음반도, 다양한 소지품들도 음악으로부터 탄생한 동등한 MD다. 머천다이즈페어는 이런 명제 속에서 MD의 확장을 기대한다. 음반을 넘어 음악을 소유하는 방법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는지를 실험하고, 음악가들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과 마켓을 여는 것이 행사의 목적이다.

실제로도 무형의 형태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손에 집히는 형태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이곳에서 목격할 수 있었다. ‘마시면 없어지는 커피를, 가수의 얼굴조차 그려져 있지 않은 헤어 에센스를 대체 음악으로부터 비롯된 MD라고 할 수 있을까?’ 등 궁금증이 해결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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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천다이즈페어(사진=이소희 기자)



박 이사는 “어쨌든 음악으로 커피를 추출해 가수의 이름을 붙여 손에 쥘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 헤어에센스 또한 만들어진 목적과 배경이 음악으로부터 시작된 상품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MD의 확장은 키덜트 문화와 욜로 정신의 영향이기도 하다. 어린 시절 장난감을 사 모으듯 자신이 향유하는 문화와 관련된 상품을 모으는 것과 같다. 또한 경제력을 갖춰 자신의 의지대로 이런 상품들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자신의 행복을 중시하고 소비하는 욜로 정신과 일맥상통한다”고 현상의 배경을 짚었다.

고 이사는 머천다이즈페어의 목표에 대해 “아이돌뿐만 아니라 다른 뮤지션들도 충분히 MD를 내놓을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팬들뿐만 아니라 대중들도 상품을 구매하고 ‘구매하고 봤더니 음악과 관련한 상품이더라’하고 느꼈으면 한다”고 밝혔다.

결국 형태의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식(방법)으로 대중에게 영향을 끼치는 음악이 머천다이즈페어의 궁극적인 목적지이자 지니고 있는 가치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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