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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View] ‘침묵’ 최민식 “제발 얘기 좀 많이 해줘요” 독보적 배우의 소박한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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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최민식(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제발 얘기 좀 많이 해줘요.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습니다”

‘침묵’은 법정 드라마로 알려져 있지만 멜로하는 최민식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오랜만에 멜로 연기를 한 최민식은 멜로에 또 한 번 강한 도전의사를 밝히며 소문을 내달라고 농을 던졌다. 더불어 아직도 하고 싶은 역할이 많다며 변함없는 연기 욕심을 내비치기도 했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의 영화는 ‘인생은 아름다워’ 같이 유머러스한데 결과적으론 아주 사람 녹다운 시키는 영화에요. 우리도 어느 나라 못지않은 역사를 가지고 있고 구구절절한 사연이 많은데 이제 ‘인생은 아름다워’ 같이 표현해 볼 수 있는 여유가 있지 않을까요. 관심 갖고 글을 쓰거나 투자하실 하실 분이 있어서 나를 캐스팅한다면 이 한 목숨 바쳐서 도전할 의향이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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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데뷔 28년차 배우다. 최민식은 연기력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 대한민국의 대표적 배우로 필모그래피 속에서 수많은 캐릭터를 연기해왔다. 관객의 입장으로 봤을 땐 그와 몸에 맞지 않는 캐릭터는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스스로 몸에 안 맞았던 역할을 묻자 최민식은 영리한 대답으로 위기를 넘겼다.

“나 혼자서 작품과 교감했다고 착각했을 수는 있겠죠. 연애에 비교하면 ‘올드 보이’나 ‘파이란’ 같이 뜨겁게 사랑한, 손을 뗐을 때 아련하고 나 혼자 짝사랑한 게 아닐까 싶은 작품을 얘기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정말 그 작품들은 후유증이 많았어요. 그래도 행복했던 만남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 ‘침묵’도 그렇게 기억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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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지우 감독과의 재회, 뿌듯하면서도 짠했죠”

살인사건으로 약혼녀를 잃은 남자 임태산(최민식)이 살해 용의자가 자신의 딸이라는 걸 알게 된 후 딸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사건을 추적해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침묵’은 중국 영화 ‘침묵의 목격자’가 원작이다. 하지만 스릴러 요소가 강했던 원작과 달리 ‘침묵’은 정지우 감독의 섬세한 감성이 더해지면서 감성 드라마로 변했다.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부터 원작을 봤던 최민식은 제작사, 정지우 감독과 토론을 하며 ‘침묵’의 길을 잡아갔다.

“원작은 스릴러적인 요소를 살렸고 결론은 비슷하나 신파적인 느낌을 받았어요. 우리는 좀 더 신파적인 요소는 빼고 담백한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리메이크니 원작을 바탕으로 하지만 우리식으로 풀어낸다고 생각했죠. 시나리오 나오기 전부터 만나 각색 방향을 어느 쪽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은지 토론도 하고 얘기도 많이 했어요. 그렇게 해서 첨가된 캐릭터가 김동명(류준열)이고요”

모든 걸 다 가진 남자인 임태산으로 나오는 최민식은 극중에서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과 다 연결되어 있어 모든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 나이가 한참 어린 후배들이지만 공식석상에서 최민식에세 손가락 하트를 날릴 정도로 가까웠고 극찬은 끊이지 않았다. 후배들과 친해질 수 있는 비결을 묻자 최민식은 “빗장을 걸어 잠그지 않고 열어주더라”며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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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급장 떼야 해요. 그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요. 내가 먼저 보여줘야 하는 게 힘들죠. 직접 만나 술도 마셔보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캐릭터도 얘기하죠. 그 친구들과 계모임을 하는 것도 아니고 동호회 모임도 아니에요. 다들 작품 잘 찍자고 모인 사람들이니 사적인 것은 조건들 때문에 작품에 대해 할 얘기 못하면 그게 뭔 의미가 있겠어요. 제가 다 그 친구들의 집을 방문을 해야 하는 입장인데 오지 말라고 문을 닫으면 안 되지 않나? 이 친구들이 그런 게 없어서 고마웠죠”

‘침묵’은 18년전 ‘해피엔드’로 호흡을 맞춘 정지우 감독과 최민식의 재회로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18년 전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을 묻자 최민식은 “여전히 머리 크기가 똑같더라”고 농담으로 입을 열었다.

“진짜 긴 시간인데 다시 일할 수 있는 게 흔한 일은 아니지 않나? 그간 정 감독이 연출한 작품도 다 봤는데 하나도 안 변했다고 생각했어요. ‘4등’ 보면서 더 느꼈죠. 만드는 사람이 자기 주관을 잃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힘들겠나? 그런 걸 다시 확인했을 때 공유할 게 많을 것 같아 뿌듯하면서도 짠하더라. 어느덧 둘다 50이 넘었는데 18년 만에 만나 먼지 많은 세트장에 마주 앉아서 이러고 산다는 게 새삼 고맙고 감사했죠”

‘명량’ ‘신세계’ ‘대호’ 등 선 굵은 강렬한 캐릭터로 각인된 최민식에게 ‘침묵’은 그의 의외성을 발견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오랜 기간 연기를 해왔고 믿고 보는 배우로 정평이 난 최민식에게서 미묘한 변화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제가 할 일이 많아진다는 걸 느꼈어요. 후배들과 어우러지면서. 드라마에 일조를 하고 풍요롭게 만들고 그게 곧 내가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더 증명하는 게 되더라. 그게 다 같이 사는거죠. 그런 일을 더 정신 차려서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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