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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네책방] ③책은 안 읽는데 서점은 왜 많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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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동네마다 있었던 동네책방은 누군가를 기다리고 시간을 떼우기 더할 나위가 없이 좋았던 쉼터였다. 하지만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 대형 서점과 클릭 한번이면 집으로 배송까지 오는 온라인 서점의 등장과 함께 동네책방의 존재감은 사라졌다. 전자책까지 나오면서 서점을 넘어 종이책의 위기로까지 번진 상황 속에서 부활한 동네책방은 반가우면서 놀랄만한 존재가 됐다.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는 동네책방의 매력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동네 책방은 모두가 상생 업종이라고 하죠, 어차피 돈 벌기는커녕 유지하기조차 힘들어서요. 대놓고 취향타는, 모든 책을 직접 고르고 제 멋대로 강요하는 공간을 만들어볼까 합니다.”

MBC를 퇴사하고 프리랜서로 나선 김소영 전 아나운서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서 서점 개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렸다. 김소영 뿐만이 아니다. 연예인들도 책방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방송인 노홍철은 공백기에 해방촌에 ‘철든 책방’을 열었다. 노홍철이 스케줄이 없을 때만 운영하는 곳이지만 해방촌의 뜨는 공간이다. 가수 요조는 북촌에 책방 ‘무사’를 재작년에 개업했고 제주도로 이전을 준비 중이다.

동네서점지도 어플을 제작하고 ‘계간 동네서점’을 출간한 퍼니플랜이 지난 2015년 9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조사한 결과인 ‘2017 독립서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총 277개의 책방 중 개점 1년 이내 서점이 53개였다. 2017년에 개점한 서점만 31개로 그 수가 상당하다. 연예인들도 그 중 일부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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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진행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눈에 띄는 프로그램 중 하나는 독립서점들이 참여한 ‘서점의 시대’였다. 특별한 콘셉트가 있는 서점들이 참여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점을 개업하려는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서점 전문인력 양성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네책방은 점차 늘어나고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반면 한국인의 독서량은 전세계 하위권이다. UN 조사결과 2015년 한국인 독서량은 192개국 중 166위였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015년 평균 9.6권이던 독서량이 2016부터 최근 1년간 연간 평균 독서량은 8.7권으로 줄었다. 2016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생활시간 변화’에 따르면 10세 이상 국민의 평일 기준 독서 시간은 6분으로 하루 10분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은 10명 중에 1명도 안 된다.

독서량은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동네책방이 늘어나는 추세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에 출판업계 관계자는 “늘어나고 있다는 책방은 독립서적이나 전문물을 취급하는 책방이다. 일반 서적을 취급하는 서점까지 포함하기엔 범위가 정의 내려지지 않았다. 이는 독서에 대한 관심보단 개인적인 공간의 취미 활동의 의미가 강하다. 책을 구입하기 보단 다양한 활동을 위해 방문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서점을 오픈하는 분들도 시인, 디자이너 등 전문직을 가지고 있으면서 공간을 공유하는 장소로 상업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해진 서점의 유형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서점이 늘어났으니 독서량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은 일차원적 방향이다”고 전했다.

이런 전문적인 책방의 증가가 출판계에 미칠 영향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관계자는 “독립서점에 들어오는 전문서적을 발행하는 출판사들은 도서총판을 통해 거래하지 않고 다이렉트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서적은 국제 표준 도서번호(ISBN)이 없다. 개인의 돈을 가지고 크라우딩 펀딩을 하기도 해서 일반 출판업계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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