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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기자 Pick] '나를 보내지 마' 세계 최고 작가가 그린 인간의 존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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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를 보내지마' 책표지)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인간 복제는 멀지 않은 미래에 이룰 수 있을 꿈이라 여겨지고 있다. 그렇기에 문학계는 인간 복제와 그로 인한 인간 내면의 고민과 성찰을 조명하는 데 집중해왔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가즈오 이시구로도 이 점에 주목했다. 인간 복제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 인간의 존엄성을 진지하게 성찰한 ‘나를 보내지 마’는 그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나를 보내지 마’는 ‘타임’의 ‘100대 영문 소설’ 및 ‘2005년 최고의 소설’로 선정됐고, 전미 비평가협회상과 독일 코리네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작가는 간병사 캐시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장기 이식을 목적으로 복제되어 온 클론들의 사랑과 성, 슬픈 운명을 그렸다.

1990년대 후반, 인간 복제가 가능한 세상. 외부와의 접촉이 완전히 차단된 영국의 기숙 학교 헤일셤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캐시와 루스와 토미는 복제 인간이지만 이성과 감성을 가지고 있고, 모체가 되는 '근원자'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장기 기증자로서의 운명을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의 생을 조금이라도 더 연장하기를 소망한다.

‘나를 보내지 마’ 소설 원제 ‘네버 렛 미 고’는 주디 브릿지워터의 곡 제목으로, 이 노래가 수록된 카세트테이프는 소설에 등장해 인간과 복제 인간의 차이를 보여주는 모티프이자 세 주인공의 우정과 미묘한 사랑의 감정을 보여주는 모티프가 된다. 인간의 욕망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하는 복제 인간의 삶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인간의 생명 연장에 대한 욕망은, 그간 유전공학이나 생명과학 쪽에서는 끊임없는 유전자 복제 실험으로, 문학과 영화 등 대중문화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유전자 복제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통해 발현돼 왔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인간 종말 리포트’,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일랜드’ 등 디스토피아적 작품은 첨단 과학의 발전으로 이루어 낸 신세계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와 달리 ‘나를 보내지 마’는 이 지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이성과 감성을 지닌 하나의 생명체인 복제 인간을 죽임으로써 인간이 자신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이 언젠가 실제로 가능하다면 과연 미래의 인류는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최첨단의 문제를 다룬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온전한 생명체인 복제인간의 삶을 조명하며 인간에 대한 의미와 생명의 존엄성을 생각해보게 한다. 가즈오 이시구로 |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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