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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 잇 수다] ‘나영석’이라는 브랜드, 호환되는 재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나영석 PD는 말 한 마디가 불러오는 나비효과를 실감케 해주는 인물이다. 그의 예능에서는 말 한 번 잘못했다가 값비싼 외제차를 사줘야 할 판에 놓이고 제작진이 무릎을 꿇는다. 심지어 얼떨결에 새로운 예능프로그램을 론칭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모두의 관심사인 ‘강식당’과 ‘꽃보다 청춘-위너 편’이 그 결과물이다. 발단은 잘 알려져 있는 ‘신서유기’의 ‘송가락 사건’이다. ‘사건’이라는 말을 붙여야 할 만큼 대단한 일인가 싶다. 하지만 그 효과는 나영석 시리즈의 호환을 최초로 일궈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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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제공)


■ 익숙함과 새로움의 조합, 나영석의 돌파구

‘강식당’은 앞서 방송됐던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의 ‘윤식당’ 패러디 버전이다. ‘신서유기’에서 멤버들은 ‘강식당’을 언급하며 “음식을 다 차려놓고 강호동이 다 먹는 것 아니냐”는 식의 농담을 던졌다. 방송 속 게임에서도 ‘윤식당’ 콘셉트를 활용해 ‘나나식당’이라는 미션을 부여했다.

‘꽃보다 청춘’은 앞서 방송된 나영석 PD의 시리즈 예능이다. 출연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납치되어 맨몸으로 외국 여행을 하게 된다. 송민호는 위너 멤버들과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다면서 제작진에게 ‘꽃보다 청춘’ 제안을 했다.

이건 나영석이니까 할 수 있는 ‘판 벌리기’다. 이미 성공 사례가 있는 시리즈 프로그램을 여럿 가지고 있기에 긍정적인 의미의 자기복제가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나 PD의 예능 성적은 이전 흥행에 비해 다소 부진했다. ‘신서유기’ 외 ‘신혼일기’와 ‘삼시세끼’는 프로그램 퀄리티와 별개로 신선함 측면에서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시리즈 예능의 한계이기도 하다.

이번에 벌려진 ‘판’은 이런 나 PD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다. ‘강식당’과 ‘꽃보다 청춘-위너 편’은 단순히 시리즈로 연결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신서유기’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신서유기’의 개성이 결합됐다. 이 조합이 보여줄 재미는 나 PD가 그간 보여준 익숙한 문법이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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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헤럴드 DB)


■ ‘나영석’ 브랜드 호환이 만들어낸 빅재미

나 PD를 지켜보면 마치 김태호 PD의 ‘무한도전’과 비슷한 수순을 거치고 있는 듯하다. 처음엔 대중들이 열광했지만 그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면서 점점 제작진의 고민은 깊어간다. 제작진은 대중의 반응을 온몸으로 수용하면서도 자신들만의 추진력을 잃지 않는다.

‘강식당’과 ‘꽃보다 청춘-위너 편’ 역시 멤버들로부터 시작됐지만 결국 그 화제성을 단번에 알아보고 착수한 주인공은 제작진이다. 이들은 ‘어떡하냐’고 걱정하면서도 본인들도 기가 찬 듯 웃는다. 그러고는 누구보다 짓궂은 표정을 지으며 신이 나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신효정 PD는 ‘위너 납치작전’을 펼치기 위해 SNS에 위장 게시글을 올리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숨길 수 없는 사악한 웃음 같은 그 얄궂은 재미는 넘쳐흘러 고스란히 느껴진다. 대중들은 위너가 어떻게 무방비상태로 공항에 끌려가고 누가 어떤 요리를 만들지 궁금해 한다. 자기 일 마냥 즐거워하며 제작진과 한통속이 된다. 심지어 위너 멤버들은 수시로 비상가방을 매고 다니며 제작진의 속임수에 당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결국 위너는 죄수복을 입고 공항에 대기 중인 인증샷을 남겼지만 말이다.

대중들은 위너의 모습이 포착된 사진을 보며 즐거워했다. 여기에 한 술 더 얹은 제작진은 ‘비밀을 지켜달라’고 속삭이며 대중과 공조하기를 꺼려하지 않는다. 이렇게 ‘강식당’과 ‘꽃보다 청춘-위너 편’은 모두의 손과 발로, 웃음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나 PD의 예능은 이미 시작됐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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