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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View] 나플라, 서태지도 인정한 실력파가 ‘쇼미’ 출연 고민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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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플라(사진=메킷레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다. 사진 몇 장만으로 그를 판단했던 스스로를 반성했다. 따뜻하고 유연했다. 그가 하는 음악과 대비되는 성격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현재 힙합씬의 가장 핫한 래퍼를 꼽자면 단연 나플라다. ‘문화 대통령’ 서태지가 그를 수소문해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했으니 말 다했다. 나플라의 랩을 듣고 있자면 그가 박자를 타는 건지 박자가 그를 타는 건지도 모를 만큼 유연한 리듬감에 감탄하게 된다. 중독적인 플로우는 두 말할 것도 없다.

“콜라를 좋아하는데 제가 딱 콜라 같아요. 시원시원하고 탄산 같고 달달하죠. 어두운 분위기보다 에너제틱한 랩을 하고 있어요. 아직까지 한국 대중에겐 전 LA에서 온 래퍼 중 한 명으로 인식이 될 것 같아요.”

지난해 국내서 데뷔 싱글을 발매한 나플라는 등장과 동시에 ‘핫’했다. 앞서 다이나믹듀오, 피타입, 제리케이 등 여러 아티스트와의 작업으로 그 실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후 행보도 뜨거웠다. 첫 EP앨범은 국내 힙합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피처링 제의는 쏟아졌고, 올라가는 무대는 더욱 넓어졌다. 그는 순식간에 루키에서 대세로 떠올랐다.

그리고 지난 22일 나플라는 첫 정규앨범 ‘ANGELS’를 발매했다. 총 16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은 힙합팬들의 열렬한 반응을 이끌었다. 해당 앨범 리뷰에는 “개좋다” “지린다” “오진다” 등 칭찬을 일컫는 유행어가 한 가득이다. 스트리밍까지 돌려야 한다는 반응까지 일었다. 완벽한 연타 홈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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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플라(사진=메킷레인)


‘ANGELS’는 화려한 랩, 그리고 편하게 듣고 즐길 수 있는 랩이 공존한다. ‘밀당’(밀고 당기기)과 같은 듣는 재미가 있다. 나플라는 첫 정규앨범을 위해 작사, 작곡은 물론 셀프 프로듀싱과 사운드 디자인 및 비주얼 디렉팅까지 모든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특히 이번 앨범엔 ‘Kickback’ ‘사과상자’ ‘혼자가 편해’ 등 타이틀만 세 곡이다. 곡마다 전환되는 분위기는 그의 감정과 흐름을 같이 했다. 러프함과 따뜻함이 더해졌다.

“‘혼자가 편해’에 대한 곡 해석을 하자면 제가 처해있는 상황을 디테일하게 풀어쓴 곡이에요. 음악으로 성공하고 싶은 사람들한테 전해주고 싶은 메시지기도 해요. 음악만이 아니에요. 음악보다 해야 할 것들이 많은 것에 대해서 1차원적으로 설명해서 풀어쓴 가사죠. ‘음악뿐 아니라 다른 책임감이 따른다. 괜찮겠냐’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성공하려면 해야 할 것들이 많다는 뜻이죠.”

나플라의 가사는 대부분 1차원적이다. 그래서 이해하기 쉽고 와닿는 게 빠르다. 언제 가사가 잘 써지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귀여웠다. “배부르면”이라고 답한 것이다. 마침 케익을 먹고 있던 그의 모습과 상황이 겹쳐져 미소가 지어졌다.

“‘대부분은 기분인 것 같아요. 특히 배가 부르면 가사가 잘 나와요. 콜라를 마시면 목이 더 트이기도 해요. 뭐 그런 면도 있어요.(웃음) 또 대부분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하죠. 환경에서 오는 바이브를 많이 느껴요. 그래서 해외를 많이 다니죠. 장소마다 듣고 싶은 노래가 다르고 하고 싶은 음악이 달라요. ‘이건 멋없어’보다 ‘이 안에서 멋있는 걸 해보자’가 제 마인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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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플라(사진=메킷레인)


■“어디든 내 색깔 입힐 수 있어서 찾아주는 것 같다”


올해 나플라는 바빴다. 앞서 말한 서태지 25주년 리메이크 앨범 참여뿐 아니라 헤이즈, 헨리 등 유명 아티스트와도 입을 맞췄다. 모두 나플라를 먼저 찾았다. 그는 아티스트들이 자신을 찾은 이유에 대해 보이스를 꼽았다. 그는 “일단은 나 같은 보이스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다양한 음악을 할 수 있는 것도 무기인 것 같다. 하나를 디테일하게 잘 하진 못하는데 두루두루 잘하는 것 같다. 그래서 어디든 내 색깔을 입힐 수 있어서 찾아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서태지 선배에게 제안이 왔다고 했을 때 처음엔 별로 흥미를 못 느꼈어요. 서태지 회사에서 유명한 래퍼를 찾다가 온 제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서태지 선배가 나와 루피를 직접 요청했다는 걸 뒤늦게 듣게 됐죠. 그때 '아, 우리가 여기까지 왔구나'라는 생각을 했죠. 내 위치를 스스로에게 증명해줄 수 있게끔 만들어준 계기였던 것 같아요. 기쁘기도 했죠. 어릴 때 서태지 선배 음악을 많이 들었던 사람 중 한 명이었으니까요.”

특히 나플라는 힙합 커뮤니티에서 ‘쇼미더머니’ 미출연자 중 우승 후보로 꼽히기도 한다. 그에 대한 힙합씬의 기대가 높다. 그렇기에 나플라는 ‘쇼미더머니’를 출연하는 게 더 어렵다고 털어놓는다. 한 번의 실수가 치명타가 될 수 있는 방송이기에.

“‘쇼미더머니’의 경우는 이 프로그램 싫다기보다는 솔직히 말하면 ‘내가 준비된 게 맞나’라는 두려움이 있어요. 1등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죠. 내가 1등 할 수 있는 준비가 됐는지 아직 확신이 안 서는 거죠. ‘쇼미더미니’를 안 나가겠다는 건 아니에요. 도전 할 의향도 있어요. 방송에 나가서 잘하는 사람을 보면 대단해 보이기도 해요. 자신의 이미지를 감수하고 나가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1차에서 떨어지면 ‘못한다’라는 인식이 생기니까 좀 두려운 거죠."

하지만 무대 위의 나플라를 본다면 그의 말은 겸손처럼 느낄 수도 있겠다. 그의 놀랍도록 빠른 인기 행보는 곧 실력을 방증한다. 현재 힙합씬은 ‘쇼미더머니’에 출연이 인기의 당락을 바꿔놓는다. 그러나 나플라는 ‘쇼미더머니’ 출연 없이도 이미 뜨겁다. 서태지, 헤이즈 등 스타 아티스트들은 이미 그를 알아봤다. 대중이 그를 알아보는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내가 신나게 만든 음악을 남들이 신나게 들어주면 그 음악은 잘 표현했다고 봐요. 가사를 내 음악의 1순위로 생각하진 않아요. 오히려 음악에 대한 재치 있는 흐름을 더 많이 보죠. 하나의 신념으로 내 음악을 다 표현할 순 없을 것 같아요. 뭔가에 제한을 주면 음악까지 제한될 것 같아서요. 그래서 음악 할 때는 늘 제한없이 모든 것들을 주제로 만들려고 합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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