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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를 불매하다] ②다양해진 스타의 상품 홍보,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 2017-10-11 19:34|한수진 기자
50kg은 될까. 호리호리한 여자연예인이 기름진 음식을 먹으며 예쁘게 미소 짓고 있는 스토리는 CF의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그런데 과연 이들은 실생활에서도 이런 음식을 즐겨먹을까? 외관으로 봐선 아닐 것 같다. 이렇듯 스타 활용만을 목적에 둔 CF들이 방송을 통해 끊임없이 노출된다. 그럼에도 대중은 스타가 먹고, 마시고, 입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심리에 ‘반(反)’하는 여론이 확대되고 있다. 아직은 소규모지만 점차 확대돼가고 있는 연예인 불매운동. 동전처럼 쉽게 뒤집히는 연예인에 대한 소비 욕구가 과연 대중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봤다. -편집자주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한수진 기자] 카페에서 일을 하다 우연히 옆자리 대화를 듣게 됐다. 함께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던 두 여성은 “예쁘다” “사고 싶다” “어디 꺼지?” 등의 말을 주고받으며 수다 떨기 바빴다. 고개를 조금 돌리니 그들의 스마트폰에 연예인 공항 사진이 보였다. 공항 패션으로 시작된 두 여성의 이야기는 순식간에 화장품부터 헤어스타일까지 번져나갔다. “연예인 OO이가 쓰는 거래” 등의 말들은 그들에게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듯 보였다.

TV가 등장하던 시절부터 기업의 연예인 모델 활용은 활발했다. 바닷가에서 긴 머리를 늘어뜨리며 청순미를 뿜고 있는 이미연은 우아한 표정을 지으며 초콜릿을 음미한다. TV에 방송된 모 초콜릿 광고에 대한 설명이다. 해당 CF는 1990년 방송됐다. 이렇듯 국내 CF 역사는 길다. 연예인을 활용한 기업의 마케팅 전략은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하지만 연예인과 브랜드(기업)의 관계는 예전과는 많은 변화를 이뤘다. 더 다양한 형태로 확산됐다.

배우, 가수, 개그맨 등 연예인이라 불리는 대중문화인들은 관심의 대상이 되기 쉽다. TV와 매체의 발달도 이들에게 부흥의 기회를 제공했다. 잦은 노출은 성장의 발판이 돼줬고, TV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던 연예인들이 인터넷 등을 통해 일상생활에 노출되면서 영향력도 함께 커져갔다. 연예인이 갖고 있는 이미지 자체만으로 광고 효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예로 인기 아이돌들은 더 이상 무대의상을 제작하지 않는다. 구찌, 발렌시아가, 알렉산더왕, 마크제이콥스 등 명품 브랜드의 협찬을 받아 무대의상을 꾸미는 일이 잦아졌다. 과거 톱배우들에게만 협찬되던 명품 브랜드들은 아이돌까지 협찬 영역을 확대해가며 연예인 홍보 전략에 적극성을 띠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연예인을 활용한 기업 마케팅이 더 다양해졌다. 이전처럼 모델 활용뿐 아니라, 협찬, 연예인 SNS 노출, 콜라보레이션 등 여러 형태를 이루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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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 정유미, 태양(사진=빈치스, 럭키슈에뜨, 펜디)

■ 연예인X브랜드 콜라보레이션, 스타들의 직접 참여로 구매 욕구 ↑

배우 공효진, 유아인, 정유미, 고준희, 그룹 빅뱅 지드래곤 태양, 모델 장윤주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트렌디한 이미지를 구축한 연예인이다. 트렌디하다는 건 대중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한다. 그렇기에 기업들은 이들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소비 욕구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전략을 세웠다. 연예인이 직접 상품 제작에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한 패션브랜드 관계자는 “패셔니스타들과 브랜드들과의 협업은 단순 모델 활동을 넘어서 점점 적극적 형태의 참여로 진화했다. 개성이 확고한 패셔니스타와의 협업은 브랜드 콘셉트와 아이텐티티를 확고히 해줄 뿐 아니라 새로운 감성을 더할 수 있는 계기를 준다. 특히 인지도가 약한 브랜드의 경우에는 스타와의 콜라보레이션이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배우 유아인은 모 패션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엄청난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본래 패션 감각이 뛰어나기로 유명했던 유아인은 모 패션브랜드와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자신이 디자인한 의상을 컬렉션으로 선보였다. 이 컬렉션은 무려 10일 만에 2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스타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제대로 통한 예다.

이 외에도 지드래곤이 모 SPA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 해 직접 디자인 했던 제품도 여러 매장에서 조기 품절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온라인샵에서 조차 출시 당일 일부 제품이 품절되기까지 했다.

공효진도 최근 가방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본인이 직접 디자인한 가방을 출시했다. 태양도 모 명품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딴 컬렉션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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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소녀시대, 레드벨벳, 빅뱅(사진=각 소속사)


■ 세대-세계 포용한 아이돌의 인기, 명품부터 교복까지 홍보 영역 다양해져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아이돌의 무대의상은 직접 제작된 것이 많았다. 당시 유행하기도 했던 H.O.T.의 ‘캔디’ 의상이나 핑클의 ‘내 남자친구에게’ 의상은 제작된 것이다. 하지만 현재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인기 아이돌들은 더 이상 의상을 만들어 입지 않는다. 엑소, 방탄소년단, 소녀시대, 블랙핑크 등의 의상은 협찬이다.

특히 인기 아이돌들은 앞다퉈 명품으로 무대의상을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블랙핑크 멤버 제니는 ‘인간 구찌’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명품 브랜드인 구찌 의상을 잘 소화해내 붙은 별명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협찬 기준이 까다로웠던 명품 브랜드가 아이돌까지 영역을 확대하게 된 건 무슨 까닭일까. 그건 바로 가수들의 달라진 위상에 있다. 특히 케이팝의 인기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전세계적으로 급성장했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빌보드에서 상까지 받았고, 아이돌의 뮤직비디오가 유튜브를 통해 조회 수 1억 건을 넘는 경우가 허다해졌다. 명품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을 정도로 광고 효과가 커진 것이다.

교복 모델을 하고 있는 아이돌이 명품 옷을 입고 무대에 오르는 등 이들이 할 수 있는 홍보의 폭이 넓어졌다. 한 아이돌 그룹을 좋아하는 중학생 A양은 “나 뿐만 아니라 주변에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나 인기 연예인이 브랜드 모델로 발탁되면 그 제품을 사는 친구들이 엄청 많다”고 밝혔다. 제품을 사는 이유를 묻자 “좋아하는 연예인의 기를 살려주는 것도 있고, 내 연예인이 모델로 했으니 제품에 신뢰가 생기는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 계양구에 사는 회사원 김잔디 씨(26)는 “수지나 제니 등 인기 아이돌들이 착용했다고 하면 더 눈길이 가는 건 사실이다. 주위 친구들을 봐도 아이돌을 비롯해 연예인 ‘착용템’을 갖고 있는 지인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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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나혼자산다 방송화면)


■ 연예인 활용 지나친 PPL, 과하면 독 되기도


연예인을 활용한 상품 홍보가 지나치면 때론 독이 되기도 한다. SNS 협찬 포스팅이 가장 큰 예다. 무엇을 위한 SNS 활동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노골적으로 협찬 포스팅을 늘어놓는 연예인들이 있다. 이러한 포스팅이 주가 되다보면 자연스레 팔로우수가 감소하게 된다. 당장의 이익과 팬을 맞바꾼 셈이다.

또한 최근 빅뱅 태양이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패널들에게 깜짝 선물을 주는 모습이 방송됐다. 태양이 패널들에게 선물한 옷과 파우치 등은 명품브랜드 제품이었다. 이시언과 기안84가 선물 받은 옷과 가방은 무려 260만원대로 알려져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해당 제품이 태양이 모델인 것을 언급하며 “제품을 광고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물론 태양은 자신이 모델로 있는 브랜드니 선물하기에 용이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건 해당 브랜드와 제품이 방송 직후 큰 이슈가 됐다. 약간의 찜찜함은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에는 적정선이 있다. 연예인을 활용한 홍보 전략도 마찬가지다. 현재 연예인들의 상품 홍보는 그 형태가 다양한 만큼 노출 빈도가 잦다. 이러한 패턴으로 인해 피로감에 빠진 일부는 반(反)하는 감정까지 품게 된다. 연예인을 정말 연예인으로만 바라보던 시대에 대한 회귀 욕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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