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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View] '범죄도시' 윤계상 “마동석과 마지막 혈투, 이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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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윤계상(사진=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남우정 기자] “연기를 너무 사랑한다. 하고 나면 신나고 내가 살아있는 느낌이다.”

윤계상이 국민적 인기를 얻었던 아이돌에서 2004년 영화 ‘발레교습소’를 통해 배우의 삶을 걸은 지도 벌써 13년이 지났다. 12년만에 지오디(god)가 재결성하긴 했지만 불꽃같았던 아이돌 활동 때보다도 긴 시간을 연기자로 보낸 셈이다. 그럼에도 윤계상은 이제 연기를 갓 시작하는 신인 배우처럼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여전했다.

“작품을 선택할 때 그 상황에 맞는 최상의 선택을 한다. 그 역에 제가 필요한지, 그 다음은 제가 할 수 있는지를 본다. 할 수 없는 건 절대 안한다. 그리고 재정이 괜찮은지 본다.(웃음) CF스타도 아니고 저도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보이지 않은 광고도 꽤 했는데 저한텐 노출이 많아지고 뇌리에 박힐 정도로 하는 건 모험인 것 같다.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영화고 연기이기 때문에 그것에 방해되는 건 절대 안한다. 음악만 아니면 절대 피한다. 제일 중요하고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게 연기인데 그걸 버리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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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계상은 “흥행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배우로서 꽤 흥미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6년째 연애중’ ‘극적인 하룻밤’ 같은 로맨틱코미디도 했고 ‘풍산개’ ‘소수의견’ ‘집행자’ 같은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을 하기도 했다. 상업영화와 작가주의 작품의 조합이 적절하다.

“똑같은 역할을 반복적으로 하는 걸 조심한다. 빠져버릴 수 있기 때문에. 전 아직 완성이 된 배우가 아니라 공부를 해야 한다. 배우한테 제일 큰 공부는 새로운 역할을 맡았을 때부터인 것 같다. 온 힘을 다 한다.”

이젠 연기하는 아이돌을 찾아보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연기돌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존재한다. 윤계상에겐 이제 연기돌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게 어색해졌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을 향한 대중들의 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였다.

“보통 사랑을 받았던 팀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오디 출신의 배우라는 타이틀은 깨기 힘들지 않나 싶다. 지금은 제가 열심히 한다는 것 자체를 높이 평가해주는 것 같다. 처음엔 ‘왜 나를 배우로 안 봐주지’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제 배우라는 타이틀보단 제가 연기를 한다는 자체가 좋지 않나 생각한다. 결국 이런 역할도 하게 되지 않았나. 사실 배우가 이렇게 변신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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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대 악인 장첸, 살 붙이기에 너무 좋았다.”

‘범죄도시’는 하얼빈에서 서울로 넘어와서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범죄조직 소탕 작전을 그린 액션 영화로 윤계상은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역대급 변신을 했다. 동네를 공포에 빠트리는 조선족 출신의 조직 폭력배 장첸은 돈 앞에선 사람들의 목숨도 하찮게 여기는 악역 중의 악역이다.

“악역 시나리오는 안 들어왔다. 그거에 대한 배고픔은 있었다. 역할의 다양성은 항상 추구했던 것 같다. ‘왜 악역은 안 줄까’하는 찰나에 제안을 주셨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장첸은 절대 악이었다. 뼈대가 좋아서 배우에겐 살을 붙이기 너무 좋았다. 콘셉트를 잡고 구체화 시키는 게 너무 재밌었다.”

장첸의 트레이드마크인 장발부터 수염, 러시아 장교가 입는 것 같은 코트에 신발까지 다 설계했다. 연변 사투리는 2달간 연습한 결과물이다. 특히 장발은 귀신 영화를 무서워하는 윤계상의 경험이 반영된 설정이다.

“되게 유치한데 귀신 영화를 무서워한다. ‘전설의 고향’ 세대라서 귀신이 머리를 풀어헤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었다. 남자가 머리를 기르면 더 무섭더라. 남들과 다르고 정서가 의심되는 게 장첸스럽지 않나 싶었다. 장첸이 머리를 풀었을 때 이미지가 셀 것이라고 생각했다. 비주얼 쇼크를 주면 궁금해지지 않나. 0.1초도 걸리지 않는 몰입감을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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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 뿐 아니라 윤계상은 장첸으로 분하면서 심리적 변화가 생기기도 했다. 심리적 압박이 오기도 했지만 형사 마석도(마동석)과의 결투신에선 이기고 싶다는 속내가 들었다고 털어놨다.

“너무 재미있게 했는데 피해자 잔상이 남더라. 장첸으로 사람을 가까이서 죽이는데 상대 배우가 진짜 죽는 것 같은 모습을 정면에서 보고 나서 집에 가면 그 얼굴이 나온다. 그 찜찜함이 있다. 마지막 장면은 속으로 이기고 싶었다. 장첸이 제 마음 속에 있었다.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3개월간 찍다 보니 몰입이 안 될 수가 없더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말 이기고 싶었다. 어차피 질 걸 알아서 그날 온힘을 다했다.”

윤계상은 마동석을 비롯해 매회 실전같은 리허설을 펼친 수많은 조연, 단역 배우들 덕분에 더 좋은 시너지가 났다고 단언했다. 배우로는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지만 유난히 흥행과는 거리가 있었던 윤계상. 명절 특수를 누릴 수 있을 때 영화를 개봉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설렘과 긴장을 드러냈지만 ‘범죄도시’에 대한 자신감은 넘쳤다. 윤계상의 자신감처럼 황금연휴, 대작들 사이에 껴있던 ‘범죄도시’는 순조롭게 1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손익분기점인 200만에 가까워지고 있다.

“‘범죄도시’는 롤러코스터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있는 이유는 짜릿함이 있기 때문 아닌가. 그런 통쾌함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선 최고의 접점이 있지 않을까 싶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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