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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잇 수다] 이 계절이 왔다, '윤동주 시그림전' '파주 북소리' 등 오감으로 느끼는 문학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높은 하늘 아래 말이 살찐다는데 버릇처럼 책이 떠오르게 되는 이유는 뭘까. 가을은 예로부터 책과 가장 어울리는 계절로 꼽힌다. 무더위에 눌렸던 감성이 돌아오는 가을, 대한민국 곳곳이 책과 전시, 책과 축제 등 콜라보 행사들로 물들어간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빠져들 만한 책과 관련한 행사들이 곳곳에서 유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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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산문화재단


■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캔버스 위에 펼친 100년

대산문화재단과 교보문고는 9월 1일부터 24일까지 교보문고 광화문점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윤동주 탄생 100주년 기념 시 그림전 - 별 헤는 밤'을 연다.

‘윤동주 시그림전’은 김선두·박영근·강경구·김섭·이강화·정재호 등 6인의 화가들이 '별 헤는 밤' '쉽게 쓰여진 시' '참회록' '자화상' 등 윤동주의 대표 작품 35편을 그림으로 형상화해 선보인다.

이번 작업은 화가들이 윤동주의 시를 읽고 각자 5~6편의 시편을 회화로 옮기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일례로 강경구 화가는 한국화의 조형적 특성과 정서적 분위기로 ‘참회록’ ‘쉽게 쓰여진 시’ 등에 나타나는 자아성찰의 정신을 이미지화했다. 김선두 화가는 장지에 먹 분채를 이용해 ‘만돌이’ ‘오줌쏘개 디도’ 등 윤동주의 동시를 토속적이고 해학적으로 그려냈다.

그런가 하면 김섭 화가는 자기희생의 정신이 드러나는 시인의 기독교적 세계관을 혼합재료를 이용해 추상화로 재해석했고, 박영근 화가는 식민지 시대의 어두운 현실 인식이 드러나는 작품들을 유화로 서정적이면서도 묵직하게 표현해냈다.

이 밖에 ‘별 헤는 밤’ ‘자화상’ 등에 나타나는 윤동주의 이상세계와 실존의식이 캔버스 위에 펼쳐지는 이색 체험이 가능하다. 윤동주 시그림전은 서울과 용인에서 이어간다. 교보아트스페이스에서 전시된 후 10월 20일부터 11월27일까지는 교보문고 합정점에서, 12월 19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용인문화재단 포은아트갤러리로 자리를 옮겨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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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디자인미술관


■ 캐릭터, 미술관과 만나다

핀란드의 인기 캐릭터 무민(Moomin)을 원화로 감상할 수 있는 ‘무민원화전’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개막해 눈길을 끈다.

‘무민원화전’은 핀란드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원작자 토베 얀손이 직접 그린 원화부터 무민 저작권사가 소장한 미공개 작품까지 무려 70여년이 넘는 무민의 연대기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예술의전당과 전시기획사 씨씨오씨가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는 총 7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약 350점의 원화를 소개한다. 핀란드 탐페레무민박물관, 무민캐릭터스, 헬싱키시립미술관, 헬싱키연극박물관 등이 작품을 대여해준 덕에 볼거리가 더욱 풍성해졌다.

이와 함께 무민 라이브러리, 무민 영상관 등 체험공간도 마련돼 흥미를 더한다. 또 전시 기간 내 무민 대형 인형과 무민 친구들로 분장한 캐릭터들이 돌아다니는 덕에 아이들과 함께 가기에도 좋다.

특히 악동 뮤지션 이수현이 오디오 가이드를 녹음해 듣는 재미도 더한다. 이수현은 “평소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고, 특히 무민은 좋아하는 캐릭터라 즐겁게 작업했다”며 흔쾌히 목소리 재능기부에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오디오 가이드 판매 수익금 일부는 ‘승일희망재단’(공동대표 박승일, 가수 션)에 악동뮤지션 이름으로 기부되며 기부금은 루게릭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오는 11월 26일까지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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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


■ 젊음의 거리에 펼쳐지는 문학의 매력

‘문학주간 2017’은 1일부터 7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일대 및 전국의 행사장에서 개최 중이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이한 문학주간 행사는 지난해 '문학진흥법' 시행을 계기로 문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문학적 붐을 조성해 문학의 생활화를 이끌고 한국문학 진흥의 토대를 굳건히 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한국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한국시인협회, 한국작가회의 등 우리나라 문학계를 대표하는 단체들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문학주간 2017’은 문학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국민들의 감각을 일깨운다는 의미의 ‘문학, 감각을 깨우다’를 주제로 정하고, 프로그램 출연자들과 참여 독자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한국문학 작가 총 35명이 직접 기획하고 출연하는 ‘작가스테이지’는 9월1일부터 6일까지 관객들과 만난다. KBS 아나운서이기도 한 이상협 시인은 KBS 팟캐스트 ‘오디오진정제’의 특집 공개방송으로 ‘동주 1917’을, 록밴드 ‘시와 바람’ 가수인 최민석 소설가는 세속적이면서 창의적인 관점에서의 야한 소설을 낭독하고 연주하는 ‘야한 소설 낭독회’로 이색적인 문학 콜라보의 향연을 느낄 수 있게 한다.

특히 행사기간 내내 마로니에공원은 숲 속의 서재와 산책(book)길로 구성된 열린문학도서관으로 변신한다. 이밖에도 교보문고 광화문점, 한국구세군 사랑의 도서, 2017년 상반기 세종도서가 함께하는 문학 3일장이 독자들을 맞이한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번 문학주간을 계기로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문학을 자연스럽게 즐기는 문학의 생활화가 앞당겨지고 정착되기를 바란다”며 “문체부는 앞으로도 한국문학 진흥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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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 문학 도시의 자존심 ‘파주 북소리’

국내 최대 복합 지식 문화 축제인 ‘파주 북소리’는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파주 출판도시 일대에서 열린다.

‘파주 북소리’는 심야에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지혜의 숲 ‘심야 책방―읽어 밤’이라는 행사를 비롯해 영화 속 OST를 재즈로 만나는 ‘재즈, 영화와 만나다’(Jazz Meets Cinema), 정호승·이병률·은희경 작가가 참여하는 작가와 ‘마주 앉다―작가와의 만남’, 출판도시 입주사가 주도하는 ‘오픈 하우스―지식 난장’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이 가운데 ‘지혜의숲 심야책방-읽어밤’은 김훈, 정이현, 김연수, 천명관, 방현석 작가의 단편 소설을 연극과 뮤지컬 형식으로 읽는 낭독공연이며 ‘작가와 마주앉다-작가와의 만남’은 정호승·은희경·이기주 등의 작가가 함께하는 자리라 축제기간 중 가장 주목할 만한 행사로 꼽힌다.

그런가 하면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오스카 와일드, 헤르만 헤세 등 유명 작가들이 사랑한 타자기를 소개하고 명작 소설 탄생의 원동력이 된 타자기의 역사를 소개하는 ‘생각을 치다 : 타자기와 작가’도 테마전시 프로그램으로 선보여진다. 출판도시 내 출판사가 추천한 책을 분야별로 전시하고 표지를 대형 포스터로 제작해 시각화한 ‘출판도시 도서展’도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눈여겨 볼만 하다.

올해 파주북소리는 인문 스테이지, 문화 예술 스테이지, 책방 거리 스테이지 등 3개 섹션으로 꾸민다. 인문 스테이지는 심야에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지혜의 숲 심야 책방―읽어 밤’, 네 가지 물건과 놀면서 자신의 독서 성향을 알아보는 ‘독서 치료’, 평화를 주제로 한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북 콘서트―평화의 책〉, 작가 토크&멘토링 등으로 구성했다. 작가가 사랑한 타자기를 전시하고 타자기의 역사도 알아보는 〈생각을 치다 : 타자기와 작가〉 등 테마 전시도 볼 수 있다.

피노키오뮤지엄, 미메시스아트뮤지엄 등 출판도시의 개성 있는 문화 예술 공간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할 것으로 여겨진다. 문의 : 출판도시문화재단 031-955-0050

■ 더욱 깊이 있게, 목판본과 필사본을 비교하다

대장경문화학교가 운영하는 완판본문화관이 1일부터 27일까지 완판본문화관 전시실에서 ‘전주 책 완판본, 목판본과 필사본 비교 展’을 선보인다.

4일 마무리된 ‘2017 대한민국 독서대전’과 연계된 이번 특별 전시에서는 완판본 서책 중 목판본과 필사본의 비교가 가능한 한글고전소설이 전시돼 볼거리를 제공한다.

목판본(木板本) 한글고전소설은 내용을 책판에 새긴 후 인쇄해 제작한 도서나 출판물의 형태를 말하며 필사본(筆寫本)은 인쇄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손으로 직접 글을 써서 제작한 도서나 출판물의 형태를 뜻한다. 19세기 후반부터 방각본 소설의 출현과 함께 발달한 목판 인쇄 문화는 동일한 형태로 대량 출판을 가능하게 해 출판물의 유통과 보급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전주의 완판본은 대체로 반듯이 쓴 해서체로 돼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열녀춘향수절가’, ‘별춘향전’, ‘홍길동전’, ‘조웅전’ 등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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