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청년경찰’은 현장경험은 전무, 수사를 책으로 배운 경찰대생 기준(박서준)과 희열이 외출을 나왔다 우연히 납치 사건을 목격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대작들이 즐비한 8월에 당차게 출사표를 던진 ‘청년경찰’은 열정만 넘치는 청춘들의 모습을 통해 시원한 웃음을 선사한다. 올해 개봉한 ‘재심’을 비롯해 ‘동주’ ‘달의 연인’ 등 진중한 캐릭터를 연기해 왔던 강하늘이기 때문에 ‘청년경찰’은 의외의 선택으로 보여졌다.
“지금까지 모든 작품을 통틀어서 이미지 때문에 전략적인 선택을 해본 적은 없다. 대본을 읽고 재미있는 작품이면 출연을 했다. ‘청년경찰’은 시나리오를 처음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한 번에 다 읽었다. 책을 닫을 때 흐뭇하게 봤다. ‘내가 이런 느낌을 어디서 받았지?’했는데 ‘스물’이더라. 그래서 감독님한테 ‘스물’ 이병헌 감독님과 알고 지내냐고 물어봤더니 친하다고 하더라. 속으로 비슷한 사람끼리 친하구나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무식해 보일정도인 두 청년의 열정과 패기는 ‘청년경찰’의 가장 큰 무기다. 핑퐁 경기를 보는 듯한 대사들만 보더라도 강하늘, 박서준의 호흡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강하늘 역시 “놀면서 찍은 느낌”이라고 즐거웠던 촬영 현장을 전했다.
“감독님에게 고마운 부분인데 저희가 찍으면서 재밌어도 편집 할 때 자르면 그때 현장에 있던 것보단 웃음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근데 감독님이 잘 만져주셨다. 가장 재미있던 신은 클럽 가기 전에 희열이가 웃음 연습하는 장면이다. 애드립으로 만들어진 장면인데 대본에선 ‘그 웃음 좋아’에서 끝났다. 제가 친구들하고 놀 때를 떠올리면서 애드립을 했는데 감독님도 좋아하셨다.”
극 중 희열은 경찰에 대한 큰 꿈을 가지고 입학한 학생이 아니었지만 점차 경찰이라는 직업을 알아가게 된다. 20대 초반 청년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이고 20대를 보내온 강하늘도 마찬가지였다.
“나의 20대 초반을 많이 생각나게 하는 장면이 많았다. 전 연극학과라서 선후배 예의가 강했고 20살 때 클럽을 처음 가봤는데 클럽신을 찍으면서 그때 생각도 났다. 친구들한테 재밌는 곳이라고 들었는데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몰랐다. 전 폐쇄공포증이 심해서 클럽 안이 답답하더라. 나가서 친구들 기다리고 그랬던 것 같다. 그땐 이런데가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외국영화에서나 봤던 게 진짜 내 눈앞에 펼쳐지는 것에 놀랐다.”
철없는 ‘청년경찰’ 속 강하늘의 모습은 2014년 개봉했던 영화 ‘스물’을 떠올리게 한다. 강하늘 역시 ‘청년경찰’의 시나리오를 보며, 촬영을 하면서 ‘스물’을 회상했다. 자연스럽게 ‘스물’을 함께 찍었던, 현재 투병 중인 김우빈도 떠올렸다.
“영화를 찍으면서 ‘스물’ 생각이 많이 났다. 인터뷰를 하면서 이 시점에서도 생각을 한다. 우빈이랑 엄청난 추억이 있는 건 아니지만 좋은 기억이 많이 난다. 개인적으로 정말 온 진심을 다해서 완치를 바라고 있다.”
■ “박서준, 도도하고 시크한 이미지일 것 같았다”
드라마부터 영화까지 쉬지 않고 활동한 강하늘이지만 유달리 여배우보단 남자 배우와의 호흡이 더 기억에 남는다. ‘동주’의 박정민을 비롯해 ‘스물’ ‘쎄시봉’ ‘재심’ 등 남자 배우와 남다른 케미를 보여줬다. 이번 ‘청년경찰’에서도 박서준과 상대역이다.
“제가 여자들과 어울리지 않나 보다.(웃음) 저 스스로도 잘 기억이 안 난다.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 전 선택 당해지는 입장이라서 보통 저에게 주는 대본에 남남(男男)이 많았다. 이성보다는 동성이 편하다. 여배우가 불편한 건 없지만 제가 아무래도 남자다 보니까 동성과 연기할 때 편하긴 하다.”
‘청년경찰’로 만나기 전까진 강하늘은 박서준과 접점이 없었다. SBS 연기대상 시상식과 VIP 시사회에서 마주친 게 전부였다. 그럼에도 강하늘은 박서준과 첫 만남부터 친해졌다고 고백했다.
“서준이형을 VIP 시사회에서 봤는데 옷도 멋있게 입고 오고 키도 크고 해서 되게 도도하고 시크한 이미지일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근데 촬영 들어가기 전 한 스태프가 금방 친해질 것 같다고 하더라. 성격이 비슷하다고. 처음 만났는데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는 웃음이 있다. 반전 매력으로 제 안에 있던 이미지가 깨졌다. 그날 바로 가까워져서 조감독님이 놀랄 정도였다.”
‘군함도’ ‘택시운전사’에 외화까지 가세하며 8월 극장가 경쟁은 심화됐지만 강하늘은 ‘청년경찰’만의 매력을 강조했다. 더불어 박서준을 비롯해 김주환 감독까지 함께 만들어 나간 작품이기 때문에 강하늘은 시즌2에 대한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시즌2를 서준이형과 감독님이 하겠다고 하면 하겠다. 전 달리는 장면만 없으면 된다.(웃음) 시즌2에서 컴퓨터 잘하고 지시 내리는 역할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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