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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드'를 잇는 충격, 김진명의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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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명 '예언'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문다영 기자] “대한민국은 왜 이렇게 비겁해야만 하는가 말입니다.”
“이게 뭐가 비겁한 거요? 오히려 용감한 행동이지.”
“후후, 모여서 고함이나 치고 국기나 불태우는 게 용감한 거라고요? 그게 대한민국이 할 수 있는 다라고요?”
“그럼 어떡하겠소? 상대는 소련인데.”
“센 놈들이란 뜻인가요? 그럼 약한 놈이 때리면 마주 때려도 센 놈이 때리면 얻어맞고 꼼짝하지 말라는 건가요? 놈들이 우리 비행기를 격추시키고 우리 국민을 죽였는데도 모여서 고함만 치는 게 나라요?”


김진명 특유의 상상력이 통일을 관통한다.

김진명이 내놓은 ‘예언’은 34년 전 KAL 007기 피격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예언’에서 김진명은 거대한 상상과 예리한 촉으로 미국과 소련의 파워 게임이 한창이던 1980년대 국제정치의 한복판에 뛰어든다. 269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사할린 근해에서 소련 전투기에 격추당했던 비극적 사건은 유례가 없는 대참사였다. 피격 사실 외엔 밝혀진 게 없는 미스터리였는데 그 시각 KAL기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가. 소련 전투기에 의한 피격이란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한 대한민국의 당일 뉴스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집 앞 청소였다. 소련 전투기는 ‘제3국의 전투기’로 표현됐고 정부는 ‘제3국’에 아무런 항의도 하지 않았다.

김진명은 ‘예언’에서 KAL기 격추로 유일한 혈육인 여동생을 잃은 청년 지민을 내세운다. 지민은 복수를 위해 미국으로 날아가고 의문의 사나이로부터 “7년 내 공산주의는 멸망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의 예언과 지민의 복수는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예언’은 김진명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의 ‘현재’에 긴밀하게 연결된다. 두 초강대국 미·소의 냉전이 여전하고, 소련을 종주로 한 공산주의가 굳건하던 시절, 미국 한 교도소에서 소련이 칠 년 안에 멸망한다는 이야기가 오간 후 정확히 7년 뒤, 최소한 100년 안에는 망하지 않을 것 같던 소비에트연방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격변이 찾아온다. 그리고 평양에서의 은밀한 만남, 이어지는 한반도 통일에 관한 예언까지. 김진명 특유의 성역 없는 상상력이 이번에도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김진명 지음 | 새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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