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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현희 흑인분장 논란…무엇이 문제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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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현희. 흑인 분장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개그우먼 홍현희. (사진=SBS 방송 화면 캡처)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영준 기자] 개그우먼 홍현희가 흑인분장으로 거센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개그의 소재로 썼을 뿐 홍현희가 왜 문제냐는 반응도 있지만, 대부분 소재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지난 19일 SBS '웃찾사-레전드매치'에서 홍현희는 검은색 피부로 메이크업한 모습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아프리카 흑인 추장 분장을 하고 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를 본 호주 출신 방송인 샘 해밍턴이 일침을 가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샘 해밍턴은 다음 날 자신의 SNS를 통해 "진짜 한심하다. 도대체 이런 말도 안되는 행동 언제까지 할 거야? 인종을 그렇게 놀리는 게 웃겨? 예전에 개그 방송 한 사람으로써 창피하다"라며 "분장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했지만 만약 제가 한국인 흉내내려고 분장했으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까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흑인 분장 논란은 우리나라 연예계에서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3일 4인조 걸그룹 마마무 역시 흑인 비하 구설에 휘말려 적잖은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얼굴에 검은 분장을 한 채 미국 팝스타 브루노 마스의 '업타운 펑크'(Uptown Funk) 뮤직비디오를 패러디했는데 해당 영상과 사진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해외에서도 강한 비난이 쏟아졌다.

물론, 마마무와 홍현희 모두 흑인을 비하하려고 이런 분장을 했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다. 문제가 되는 건 흑인 분장을 시도했다는 사실 그 자체다. 단순히 웃음을 위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분장을 한 것 뿐이라는 해명은 통하지 않는다. 많은 이들이 비난을 쏟아내는 데에는 이 흑인 분장을 둘러싼 가슴 아픈 역사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흑인이 아닌 다른 인종(특히 백인)이 흑인 분장을 할 때 쓰던 메이크업 방법을 '블랙페이스(Black Face)'라고 한다. 얼굴 전체에 검정 크림을 바르고 입술을 두껍게 표현하는 게 특징이다. 이 메이크업 방식은 인종 차별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자취를 감췄지만 여전히 '블랙페이스'라는 단어 뒤에는 흑인을 조롱하려 한다는 인식이 뿌리깊게 박혀있다.

이 때문에 설사 순수한 의도로 흑인 분장을 시도했다고 해도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다. 만약 어느 외국인이 찢어진 눈을 흉내내며 아시아인을 조롱하는 코미디를 한다면 기분 좋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들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

홍현희 본인이 미처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한 실수라 하더라도 비난은 피할 수 없는 이유다. 무엇보다 이미 마마무로 한 차례 인종 차별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또 다시 무분별하게 이를 방송에 내보낸 제작진 역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어쩌면 이러한 잘못을 지적하고 걸러내야 할 제작진에게 더 큰 잘못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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