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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목! 이 드라마] '다시, 첫사랑',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이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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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장영준 기자] '첫사랑'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 한 구석이 아련해짐을 느낀다. 때묻지 않은 순수했던 시절, 아무런 조건도 따지지 않은 채 그저 가슴으로만 사랑했던 그 때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듣기만해도 왠지 모를 설렘을 느끼게 하는 이 단어는 그러나 일일드라마라는 장르와 만나며 달콤함이 아닌 씁쓸함을 느끼게 한다. 첫사랑은 이뤄지기 힘들다는 속설을 기억상실과 출생의 비밀이라는 코드로 애써 설명하려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현재 평일 저녁 방송 중인 KBS 2TV 일일연속극 '다시, 첫사랑'은 첫사랑에 갇혀 사는 남자와 첫사랑을 지운 여자가 8년만에 다시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주인공을 맡은 배우 명세빈이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제목에 충실한 스토리 때문에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지만 막상 드라마를 보면 실상은 그렇지 않다. 드라마라면 으레 등장하는 악역 혹은 사랑의 훼방꾼 때문이다.

하진(명세빈)과 도윤(김승수)은 과거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였지만 여기에 민희(왕빛나)가 등장한다. 민희는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 영숙(서이숙)에게 도윤의 아이라고 거짓말을 한 민희는 이 때부터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을 저지르고 만다. 하진을 만나 도윤과의 이별을 종용하며 협박하는 가 하면 그의 아이를 납치까지 한다. 결국 민희는 자신의 바람대로 도윤과 결혼했고 하진은 가슴 아픈 이별을 택했다. 이후 하진은 기억까지 잃고 말았지만 최근 기억을 되찾고, 민희의 악행도 하나 둘 밝혀지면서 전개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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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다시, 첫사랑'은 그간 방송된 일일드라마의 주요 코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덕분에 시청률은 20%대를 유지 중이지만 첫사랑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아이를 둘러싼 출생의 비밀과 민희의 악행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도 도윤만은 첫사랑인 하진을 잊지 못해 가슴 앓이 중이다. 하진 역시 도윤을 사랑하고 있지만 최정우(박정철)를 핑계로 그를 멀리하고 있다. 여전히 진행 중인 두 사람의 사랑은 과연 해피엔딩을 그릴 수 있을지가 관건. 각종 음모와 악행을 제외하면 이들의 사랑은 드라마의 기획 의도에 가장 충실하다고 볼 수 있다.

도윤과 하진에게만 집중한다면 '다시, 첫사랑'은 분명 한 편의 러브스토리가 맞다. 다만 이들의 사랑에 있어서 여러 고난이 있을 뿐이다. 특히나 이뤄지기 힘들다는 첫사랑을 함께 하고 있으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는 건 아닐런지.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이건만 '다시, 첫사랑' 속 인물들에게 첫사랑은 분명 달콤한 초콜릿이자 쓰디 쓴 독주처럼 여겨질지도 모르겠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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