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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진희의 보다가] 고개 숙인 ‘썰전’ 전원책의 용기…법정에 선 분들, 보고 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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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썰전' 전원책 방송 캡처)


[헤럴드경제 스타&컬처=박진희 기자] “이 사람이라고 잘못을 인정하기 쉬웠을까요?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지난 5일 JTBC ‘썰전’ 방송 후 인터넷에 이런 댓글이 있었습니다. 이날 전원책 변호사는 지난 2일 JTBC ‘신년토론’ 중 이재명 성남시장과 설전을 벌이던 중 화를 자제하지 못한 자신의 과오를 겸허히 인정하고 엄중히 사과했습니다. 그 사과에 기만적 태도가 없었다는 것은 방송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꼈을 것이고, 그랬기에 시청자들은 전원책 변호사에게 응원을 보냈을 것입니다.

“어제 신년토론에서 조금 자제를 못했습니다. 나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은 물론이고 불편해하신 시청자분들에게 대단히 죄송합니다” 전원책 변호사는 사과했고 김구라와 유시민 작가는 “1년 동안 쌓아올린 이미지를 하루아침에 무너뜨렸다”며 정감어린 말투로 나무랐습니다. ‘신년토론’을 보고 불편함을 느낀 시청자를 대변한 것이지요.

전원책 변호사의 사과와 유시민 작가의 꾸지람, 시청자들의 용서는 추운 겨울밤을 훈훈하게 해주었습니다. 같은 날 헌법재판소에서는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의 증인신문이 있었지요. 세월호 침몰로 300여 명의 아이들이 차가운 물에 수장된 해가 “작년인지, 재작년인지”도 모르는 우리의 일그러진 대통령, 그녀의 세월호 참사 당일 감춰진 7시간을 증언해 줄 핵심 증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윤전추 행정관은 모르쇠로 일관했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유리한 증언만 선택적으로 했습니다. 그마저도 기존 청문회 및 특검 조사에서 진술한 다른 증인들과의 증언과 엇갈리며 모순으로 남았지요.

어디 윤전추 행정관뿐이겠습니까. 1차에서 5차까지 전 국민이 지켜본 최순실 국정농단 국조특위 청문회에서는 어땠습니까. 소위 높으신 분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국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거짓말과 떠넘기기까지, 가관이라는 말이 적당해 보였습니다.

우병우, 김기춘, 김종, 윤전추, 안종범, 정호성, 신보라, 조여옥… 청문회에 임하는 모습을 본 이도 있고, 모습조차 드러내지 않은 이도 있습니다. 이들은 왜 전원책 변호사처럼 과오를 인정하고 겸허히 고개를 숙이지 못할까요? 전원책 변호사라고 고개 숙이기 쉬웠겠습니까? 그 어려운 걸 해내기 때문에 용서와 응원이라는 답례를 받는 것 일 텐데요.

18세기 아일랜드 소설가 마가렛 리 런벡은 사과에 대해서 “사과는 사랑스런 향기다. 사과는 아주 어색한 순간을 우아한 선물로 바꾼다”라고 썼습니다. 어색한 순간을 우아한 선물로 바꾼 전원책 변호사에게는 박수를, 높으신 분들에게는 곱씹어 볼 기회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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