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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뷰] ‘그물’, 언제나 날카롭지만 따뜻한 김기덕의 시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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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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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문화팀=김재범 기자] 김기덕의 시선은 이번에도 날카로웠다. 현실을 꿰뚫는 그의 시선은 벌겋게 달아오른 인두처럼 보는 이들의 망각을 지져댔다.

28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그물’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는 연출을 맡은 김기덕 감독과 배우 김영민 이원근 최귀화가 참석했다. 주연 배우인 류승범은 해외 일정 탓에 현장에 참석하지 못했다.

김기덕과 류승범의 만남으로도 이 영화는 화제였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몇 년 전 부산영화제에서 류승완 감독을 만났다”면서 “내 영화에 승범씨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캐릭터가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오래전 쓴 ‘그물’ 시나리오가 생각이 났다. 그렇게 인연이 됐다. 촬영은 지난 해 11월부터다”고 말했다.

날 것의 연기가 압권인 류승범에 대한 칭찬은 동료들의 입에서도 터져나왔다. 극중 류승범을 지독히도 괴롭히는 김영민은 “굉장히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생각했다”며 “승범씨가 가져온 에너지를 끝까지 가져가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 정말 후배 연기자이지만 대단하고 배울 것이 많은 배우다”고 말했다. 극중 류승범을 끝까지 믿어주는 인물을 연기한 이원근은 “너무나도 멋진 분이고 실제로 보면 더 멋진 분이다. 너무도 닮고 싶은 분이다”고 푹빠진 심정를 드러냈다.

배우들은 김 감독 특유의 빠른 호흡에 약간 당황했다며 웃기도 했다. 김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김영민은 “한 번은 승범씨가 ‘선배님 감독님 이렇게 빨라요?’라고 말하더라”면서 “그래서 ‘소문 익히 들어 알잖아요’ 했더니 ‘그래도 이건 좀 너무 빠른데요’라고 말했다”란 비화에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원근 역시 “나도 경험을 해보니 정말 정신을 못차릴 정도였다”고 더해 김 감독을 쑥스럽게 했다.

김기덕 감독은 영화 ‘그물’이 가진 의미에 대해 전했다. 그는 “‘그물’은 국가, 물고기는 개인이다”면서 “내 영화가 늘 그랬듯이 어떤 사실을 자세히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큰 뜻에서 이미지를 이해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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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물’도 그런 부분으로 봐주시면 어떨까 생각한다. 여전히 변하지 않은 남북 관계에 대해 압축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다”면서 “모든 문제는 우리 스스로가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화를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마지막으로 남북문제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함께 개인적 관심도 부탁했다. 그는 “개인적인 분노를 갖고 있는 것으로는 남북 관계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지 않나”라면서 “이젠 이산가족 세대도 돌아가시고 진짜 2개 국가가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그물’은 우리 미래에 대한 얘기다”면서 “15세 관람가 등급이다. 우리의 미래인 청소년들도 많이 보고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물’은 배가 그물에 걸려 어쩔 수 없이 홀로 남북의 경계선을 넘게 된 북한 어부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위해 견뎌야만 했던 치열한 일주일을 담은 드라마다. 류승범은 극중 남한으로 표류하게 되었지만, 북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북한 어부 철우 역을 맡았다. 개봉은 다음 달 6일.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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