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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의 영(泳)터리] ‘내부자들’ 성공 ‘인천상륙작전’도?…“확장판 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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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역대 '확장판'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우) 7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오는 13일 31분이 늘어난 버전으로 재개봉하는 '인천상륙작전: 익스텐디드 에디션'

[헤럴드경제 문화팀=김재범 기자] 사실 대중적 코드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동안 계속 이어져 왔던 부분이다. 그리고 지난 해 영화 ‘내부자들’이 메가톤급 흥행을 터트리면서 영화계의 색다른 블루칩으로 각광을 받게 된 방식이다. 바로 ‘감독판’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감독판이란 개념보단 ‘확장판’ 혹은 재편집본에 가까운 버전이 개봉이란 이름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난다. 마니아들은 ‘인물간의 관계와 스토리 전후 개연성이 보다 명확해진 점’을 들어 호의적인 반응이다. 반면 일부는 앞서 개봉 버전을 관람한 관객들을 우롱하는 방식이라며 반감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에 대한 영화계 관계자들의 생각은 어떨까. 감독판 혹은 확장판 최근에는 ‘익스텐디드 에디션’이란 이름으로도 불리는 버전 개봉에 대한 생각들이다. * 시각의 객관성을 위해 관계자들 소속과 직급 이름은 무기명으로 처리합니다.

■ A씨 “흥미로운 트렌드. 단순 감독판 버전 사라진 상태”

A씨는 일단 감독판 버전에 대해선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영화 산업이 해를 거듭할수록 확장되는 과정 속에서 싹을 틔운 또 다른 돌파구로 봐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사실상 최근 개봉하는 감독판 버전을 실제 감독판이란 개념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본다”면서 “기본 스토리 구조 속에서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다른 영화라고 보면 좋을 듯하다”고 평가했다.

A의 의견에 가장 부합되는 영화가 바로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이다. 개봉 버전에서 무려 50분이 추가된 3시간 상영 버전으로 개봉했다. 관객수만 무려 208만명을 동원했다.

기본 골격을 갖춘 스토리 라인에서 감독이 생각했던 진짜 작품 개념과 함께 관객들이 기존 상영버전을 통해 원했던 지점을 더해 재편집된 버전이 최근 트렌드인 ‘확장판’ 개념이 된다.

그는 “단순하게 편집에서 잘려나간 몇 장면을 추가한 감독판 버전은 이미 죽었다고 본다”면서 “현재까지는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블록버스터에 한해 이 같은 개념이 도입되지만 정착된다면 중소 규모의 이른바 ‘허리급’ 흥행 영화들도 수익 구조를 타계할 수 있는 방법에서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 B씨 “시장이 만들어 낸 기형적 결과”

B의 의견은 A와는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다른 지점을 향했다. 긍정적인 반응 속에서도 약간은 날선 느낌이 포함돼 있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 낸 일종의 기형적 결과물”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상업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시장 상황은 비단 국내 뿐만은 아니다”면서도 “투자사 배급사 그리고 제작사 혹은 언론이 만들어 낸 일종의 기형아 혹은 괴물 같은 존재가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한 해 수백편이 쏟아지는 국내영화 시장 속에서 흥행이란 타이틀을 달 수 있는 영화는 20여편 남짓이다. 하지만 제작사 입장에서도 혹은 투자 배급사 입장에서도 손익분기점을 넘은 영화들 모두가 사실상 실패작으로 치부되는 현실이 가혹하다는 것이다.

그는 “시각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다”면서 “되는 영화는 부풀려진다. 안되는 영화는 자꾸만 누른다. 되는 영화는 어떻게 해서든 더 부풀려 지기를 원한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결과적으로 혹자들에게 ‘재탕’ 혹은 ‘삼탕’으로 표현되는 ‘감독판’ ‘확장판’을 통해 관객 수 채우기가 시작된단 얘기다.

B씨는 “관객들에게 또 다른 재미와 그 영화를 흥미롭게 바라본 팬들에겐 분명 긍정적인 효과가 될 수 있다”면서도 “비슷한 시기 함께 개봉하는 작은 영화들에겐 분명 괴물 같은 존재고 기형적인 결과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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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 이전 확장판 최고 흥행작이던 '늑대소년: 확장판'(우) 지난 1일 개봉한 23분이 추가된 '아가씨: 확장판'

■ C씨 “멀티플렉스의 횡포가 만들어 낸 돌파구”

A의 시각과 B의 시각을 포함하고 있지만 C는 조금 더 달랐다. 그는 멀티플렉스가 지배한 시장 상황을 포함시켰다. 그의 개념에는 스크린 독과점이란 영화계의 풀리지 않는 해묵은 논쟁까지 더해진 느낌이었다.

그는 “각각의 영화마다 조금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원론적인 부분으로 들어가면 한 가지 아닐까”라면서 “상영 환경이 이 같은 ‘감독판’ 혹은 ‘특별판’을 만들어 냈다고 본다”고 전했다.

‘감독판’ 혹은 ‘특별판’을 개봉하는 영화들의 경우 최근까지는 흥행에 성공했던 대작 영화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같은 영화들 모두가 투자 대비 손익분기점이 높은 관계로 상영회차를 고려해 러닝타임이 편집과정에서 조정될 수밖에 없다. 사실상 감독 의도가 배제된 상영버전은 흥행이란 범주 안에서 해석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그는 “2시간 이상 상영 시간은 사실상 관객들에겐 효율적이지 못하다”면서 “더욱이 여름 시즌 대작들이 쏟아지는 시기에 멀티플렉스 극장 자체가 계열사 투자 배급 영화에 호의적이거나 혹은 의도치 않게 외부 요인으로 타사 영화 스크린 배정에 인색한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상영 버전을 통해 원활한 스크린 배정을 받지 못하고 만족할 만한 흥행 결과를 내놓지 못할 때 제작사 혹은 감독은 새로운 버전으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영화를 다시 한 번 선보이게 된다는 얘기다.

그는 “물론 이런 영화들 모두가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둔 작품들이 대부분이다”면서도 “엄밀하게 따지면 사실 멀티플렉스의 상영 권리 독점이 만들어 낸 또 다른 반작용이 ‘감독판’ 혹은 ‘특별판’이라고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 D씨 “‘감독판’? 노출판 아닌가?”

그는 노출이 포함된 성인영화들이 사용하는 ‘감독판’이란 개념으로 한정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결과적으로 IPTV판권 수입을 끌어 올리기 위한 꼼수라고 꼬집었다.

D씨는 “사실상 노출이 포함된 영화이던 극장에서 상영한 대작 영화이던 비슷한 개념이 아닐까”라면서 “대부분의 영화가 안방에서 TV를 통해 ‘무삭제판’ 혹은 ‘감독판’이란 이름으로 유혹을 한다”고 전했다. 이어 “길게는 5~10분 짧게는 1~2분 분량 다시 말해 한 두 컷 정도의 편집 컷을 포함한 영화들이 새로운 영화처럼 포장이 된다”면서 “정상적인 유통의 방식이라고 생각이 드는가”라고 전했다.

감독판이란 타이틀이 붙으려면 최소한 연출자 본인이 자신의 생각과 작품을 해석한 시각이 포함된 재편집의 의미가 포함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공개되는 여러 영화들이 이 같은 의미와는 동떨어진 작품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여배우들의 노출이 잦은 영화들이 이 같은 범주에 자주 등장한다”면서 “이를 ‘감독판’ 혹은 ‘무삭제판’ 등으로 포장하는 방식은 꼼수란 표현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냉소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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