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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영준의 酒스토리] 김무열 윤승아 이어준 달달한 취중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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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프레인TPC)


[헤럴드경제 문화팀=장영준 기자] 지난해 4월, 3년 열애 끝에 결혼식을 올리며 정식으로 부부가 된 배우 김무열 윤승아. 두 사람의 열애 사실이 세상 밖으로 나온 건 김무열의 취중 고백 때문이었습니다. 2011년 11월 지인들이 모인 자리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를 그리워하는 애틋한 관계를 이어가던 중 김무열이 술에 취해 그만 트위터에 일기장에나 쓸 법한 속마음을 고백해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죠.

당시 김무열은 "술 마신 깊어진 밤에 네가 자꾸 생각나고 네 말이 듣고 싶고 네 얼굴이 더 궁금해. 전화하고 싶지만 잘까봐 못하는 이 마음은 오늘도 이렇게 혼자 쓰는 메시지로 대신한다. 너라는 변수를 만난 나는 너무나 내일이 불완전하고 어색해. 반이었던 김무열의 내일을 그렇게 만드는 너는 정말로 이젠 날 하나로 만들건가 봐. 잘자요. 오늘은 괜히 어렵게 말만 늘어놓네. 보고싶어. 이 한마디면 될 걸"이라고 적었습니다. 글은 삭제됐지만 두 사람의 열애설은 삽시간에 퍼저나갔습니다.

이 정도면 정말 로맨틱 한겁니다. 대개는 술을 마시면 인사불성이 되는지라 김무열처럼 멋진 멘트 따위는 도무지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냥 "너 나랑 사귀자" 정도의 단도직입적인 고백만이 나올 뿐입니다. 무드도 없고 떨림 하나 없는 고백을 듣는 입장에서는 설사 좋아하는 마음이 있더라도 받아주기 싫어집니다. 그래서 고백은 맨 정신에 진심을 담아 하는 게 예의라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깜짝 이벤트까지 곁들여진다면 더 할 나위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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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사랑을 놓치다' 스틸)


술을 먹으면 우리도 몰랐던 용기가 솟아나는 걸 경험한 적이 있을 겁니다. 평소 마음에 안 들었던 사람에게 불만도 털어놓고 좋아하던 이성에게 고백도 해봅니다. 어떻게 보면 주사의 일종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이게 마냥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도저히 맨 정신에는 고백을 못하겠다는 분들에게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으니까요. 단, 본인도 기억 못할 정도라면 고백해도 소용이 없다는 건 주의 하셔야 합니다. 자칫 생각지 못했던 이성과 연인이 돼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과거 전람회의 '취중진담'이라는 노래가 유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술김에 고백을 한다는 내용을 담은 노래인데 이 음악을 듣고 용기를 얻은 많은 청춘들이 '취중진담'이라는 미명 아래 숱하게 고백들을 하고 또 차였죠. 혹시 이 노래 가사를 기억하십니까? 가사 중간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자꾸 왜 웃기만 하는 거니 농담처럼 들리니 아무말도 하지 않고 어린애 보듯 날 바라보기만 하니'라고.

술에 취한 남자가 술김에 용기를 내어 고백을 하지만 상대방은 웃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기만 한다는 내용입니다. 가슴 절절한 고백의 순간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지만 정작 여자는 이를 남자의 술주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남자는 다시 이렇게 말하죠. '어설픈 나의 말이 촌스럽고 못미더워도 그냥 하는 말이 아냐 두 번 다시 이런 일 없을꺼야 아침이 밝아오면 다시 한 번 널 품에 안고 사랑한다 말할게'라고요.

결국 '취중진담'이라는 노래도 진심을 전하려면 맨 정신에 하라는 교훈을 은연 중에 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나 분명한 건 술이라는 놈이 용기를 가져다 준다는 점이고 이 용기에 힘입어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포문을 열 수 있다는 점 입니다. 그러니 도저히 용기가 안 난다면 술의 힘을 빌려보세요. 단,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자니?"라고 물어보는 일만은 반드시 없기를 바랍니다.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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