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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애불구의 훈수(訓手)] 새벽에만 전화하는 男..보고 싶은 거니, 자고 싶은 거니?

  • 치명적인 원나잇, 뒷수습이 문제?
  • 기사입력 2016-07-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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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문화팀=박정선 기자] 내 나이 서른. 보통 친구들과 비교했을 때 연애 경험이 적진 않다. 다만 최근 5년간의 경험이 없다는 것. ‘혼자가 좋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 자신을 위로했지만 도저히 이 외로움을 참기 힘들어 남의 연애에 살짝 숟가락을 올려놓기로 한다. 연애불구의 연애훈수, 남자친구가 생길 때까지 계속된다. -편집자주

원나잇. 그 얼마나 황홀하고 치명적인 단어인가. 하지만 이 관계가 일방적이라면 단어만큼 치명적인 문제가 뒤따른다. 오늘로 끝난 그녀와 달리 술만 먹으면 연락을 해대는 남자. 이보다 더 찝찝한 관계가 또 있을까. 드러내기도 마냥 숨기기도 싫은 이 관계를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까.

Ep. A는 과거 술을 먹고 B와 잠자리를 하게 됐다. 그 이후의 일이다. 새벽 3시 어김없이 전화벨이 울린다. B는 항상 만취한 상태로 A를 찾는다. 그녀는 처음부터 그의 전화를 피했던 건 아니다. 하지만 매번 만취 상태로 새벽에만 오는 전화가 달가울리 없었다. 슬슬 그를 피하던 그녀는 결국 그에게 직구를 던졌다. “내가 보고 싶은 거니, 자고 싶은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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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 싶은 거니, 자고 싶은 거니?”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술을 먹고 전 여자친구 혹은 그 상대가 누가 됐던 전화기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사람은 주변에 널리고 널렸다. 일단 그 버릇부터가 ‘개버릇’이다. 곱게 집에 가도 모자를 판에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술버릇은 최악이다.

아무래도 술을 먹은 입장에서는 이성적 판단보다 무의식적이고 본능적인 이끌림에 의해 행동한다. 취중진담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분명히 있다. 실제 술의 힘을 빌려 이야기를 하는 경우 말이다. 하지만 대다수는 이성이 결여된 상태로 그저 본능에만 충실해진다. 이런 상황을 진심과 헷갈려선 안 된다.

B의 경우는 100% 본능에 가깝다. 만약 정말 A가 그립고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굳이 새벽에 그것도 만취상태로 그녀를 찾을 이유가 전혀 없다. 연락 한 통 없다가 새벽만 되면 전화하는 것에 대한 뻔뻔함도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취했겠지. 외롭거나 그녀의 몸이 그립거나. 분명 둘 중의 하나다.

더구나 두 사람의 관계라면 더욱 그렇다. 이미 한 차례 술을 먹고 성관계를 가졌던 이들 아닌가. 그 당시에도 두 사람이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다면 그 남자는 그녀를 당연히 쉽게 볼 수밖에 없다. 처음으로 손잡고 모텔에 들어섰을 때 그 남자는 ‘아, 이 여자는 원나잇도 괜찮구나’라는 생각을 했을 거다.

■ “섹스만 원하는 이 남자, 어떻게 해야하나요?”

원나잇 혹은 섹스가 나쁘다는 건 아니다. 한두살 먹은 어린 애도 아니고 지금이 조선시대도 아니다. 섹스는 그저 하나의 스킨십일 뿐이다. 그저 좋으면 만나고 싶고 손잡고 싶고 그러다 보면 또 안고 싶고 뽀뽀하고 싶고. 더 깊어지면 성관계까지 이어지는 게 자연스러운 거다. 요즘 사람들은 그 자연스러운 것을 추구한다. A와 B도 첫 만남에서 술 때문에 이성이 흐려졌겠지만 분명 성관계까지 가는 것은 제법 자연스러웠을 거다.

B의 속 보이는 행동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서 거북하긴 하겠지만 사실 문제는 A에게도 있다. 둘이 좋아서 관계를 맺었으면서 이제 와서 나와의 잠자리만 원하는 거냐는 질문은 황당하다. 오히려 대놓고 ‘나 너랑 자고싶어’라고 말하고 있는 남자보다 더 거북하다. 그래놓고 또 두 사람을 밤에 붙여놓으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텔로 걸어 들어갈 게 눈에 훤하다.

B와 상관없이 A는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먼저 들여다봐야 한다. B와의 관계를 어떻게 하고 싶은지. 만약 그냥 외로울 때마다 만날 섹스파트너쯤으로 생각이 정리가 된다면 오히려 쉽다. 지금처럼 지내면 된다. 그 새벽에 울리는 전화만 자제 시킨다면 말이다.

만약 더 이상 그와 섹스를 하고 싶지 않다면 답은 수신거부다. 그 역시도 몇 번 연락이 되지 않는다면 생각한 것보다 더 쉽게 당신을 잠자리 상대 리스트에서 지우게 될 거다. 이미 당신 말고도 그의 전화번호부엔 원나잇 상대 여성들이 줄을 서 있을 테니.

cultu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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