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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부산행’ 공유, 이 배우가 연기를 즐기는 법

  • 특이했던 좀비 얘기 그리고 연상호 감독 ‘천재성’
  • 기사입력 2016-07-2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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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문화팀=김재범 기자]배우가 작품을 선택하는 데 이유는 필요 없다. 굳이 따지자면 흥미로운 스토리와 그 안에서 자신이 만들어 낼 새로운 연기 포인트가 많다면 ‘선택’은 이뤄진다. 이유가 필요 없는 데 벌써 두 가지 이유나 드러나 버렸다. 일을 위해 작품 활동을 이어가는 배우라면 앞선 설명과 같이 이유는 필요 없다. 반면 어떤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새로움을 추구한다면 그 배우에겐 분명 보너스가 따라올 것이다. 배우 공유는 후자의 개념으로 작품 선택을 분명히 하고 있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의 달달함도 있었다. ‘용의자’의 강력한 마초성도 드러냈었다. ‘도가니’의 묵직함도 들어올렸다. ‘남과 여’ 속 예민한 흔들림의 감정도 터치했다. 그의 활동은 언제나 예측 불허의 우연함을 드러내 왔다. 어쩌면 좀비 재난 블록버스터 ‘부산행’을 만난 것도 이미 예약된 티켓 라인업이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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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매니지먼트 숲&NEW)

개봉 직전 만난 공유는 조금은 긴장한 모습이었다. 언론시사회 다음 날이라 기대하는 눈치는 아주 조금(?) 있어 보였다. 전작 ‘남과 여’가 사실상 흥행 실패를 거뒀기에 이번 영화에 대한 흥행 부담이 분명 있을 법도 했다. 하지만 공유는 언제나 같았다. 배우라면 누구나 비슷할 듯하다. 원한다고 가질 수도 없다. 갖는다고 또 마냥 즐거울 만한 것도 아니다. 그게 흥행 아니겠나.

“하하하. 전작이 분명 조금은 나쁜 성적표를 냈지만 사실 전 흥행 불패 배우에요(웃음). 실패란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손익분기점을 못 넘은 영화는 없었어요. 어떤 숫자의 강박에서 좀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분명 많이 벗어났는데 그래도 생각은 좀 안하려고 노력해요. 너무 비겁한 소리일 수도 있어요. 전 손익분기점만 넘겨도 흥행이라고 생각해요. 가치를 어디에 둘까. 그게 문제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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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게는 100억을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영화의 흥행을 책임져야 하는 주연 배우로서의 발언이 자칫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에 그는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분명히 그는 숫자에 얽매여 있는 것은 본질과는 어긋난 개념이란다. 그럼에도 ‘부산행’은 언론에 공개됐다. 개봉 첫 날 이미 수 많은 기록을 갈아치웠다. 누구나 예상했던 부분이다.

“1000만 흥행 확정이라고 다들 말씀하시는데. 음~~~. 글쎄요. 상상해 본 적 없어요. 지금 상상도 안되고. 상상하기도 싫구요. 하하하. 당연히 기쁜 일이지만. 그에 비해서 소리 없이 사라지는 영화들도 얼마나 많은데요. 즐겁게 봐주셨다니 다행이다. 이런 생각은 하고 있어요. 나중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그때 좀 생각해 봐야 할 거 같아요. 지금은 뭐 즐기는 중? 하하하.”

■ “부산행, 즐기는 포인트 다르더라”

언론시사회 날 공유는 ‘부산행’을 두 번째 감상했다. 그는 꽤 놀랐단다. 첫 번째 관람은 칸 영화제 현장에서의 관람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가 국내에서 열린 언론시사회 날이었다. 놀란 이유는 극명하게 갈리는 반응 포인트라는 것. 흥행 예감에 대한 칭찬도 감사하고 좋은 작품이란 주변의 부러움도 고맙단다. 그런데 이런 반응이 그를 놀라게 한 것이 더욱 컸다고.

“전 사실 그게 되게 신기했어요. 동양과 서양의 문화 차이라고 해야 할까요? 즐기는 타이밍이 너무도 달랐어요. 어떤 액션적인 부분에 꽤 박수를 쳐주고 웃고 즐거워 하시더라구요. ‘부산행’ 상영 부문 자체가 ‘미드나잇 스크리닝’이라고 한 밤 중에 상영이 돼서 자극적인 부분이 공감대를 형성했는지(웃음). 그런데 국내에선 오히려 정적인 부분에 집중을 하시더라구요. 우리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정서적인 부분이 ‘부산행’에 좀 있잖아요(웃음). 그걸 신파라고 보실 수도 있구요. 확연하게 다른 지점은 꽤 놀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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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공유로서는 이번 영화를 선택하는 게 쉬운 지점에 있지는 않았다. 국내에선 들어본 적도 없는 좀비물이다. 이미 좀비는 전 세계 영화 시장에서 한 차례 유행이 끝난 소재다. 거기에 재난 장르다.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는 규모라면 스토리보단 스케일에 집중하게 된다. 무엇보다 감독님이 문제였다. 연상호 감독은 세계적인 감독이다. 하지만 모든 필모그래피가 애니메이션에 집중돼 있었다.

“제가 걱정했던 부분을 전부 다 짚어주셨어요. 하하하. 뭐랄까. ‘모 아니면 도’였어요. 위험 요소는 분명 너무 많아 보였죠. 가장 큰 걱정도 감독님이었어요. 순제작비만 85억인데 이런 규모의 실사 영화를 처음 찍는 분인데. 잘 하실까. 제가 뭐 대단한 사람이어서 그런 걱정을 한 게 아니에요. 수 백 명의 스태프와 배우가 투입된 작품이 잘못하면 망가질 수도 있잖아요. 만나 뵈었는데 더 걱정이 되는거에요. 하하하.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이 넘치셔서. 하하하.”

■ “이런 감독 처음이었다”

하지만 공유의 이런 불안감은 불과 며칠을 가지 않았단다. 아니 사실 촬영 초반에는 불안감이 더 커졌다고.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빠른 촬영 스케줄에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고. 자신도 배우를 하면서 이런 현장은 상상도 못했었단다. 너무 빠른 촬영과 간단명료한 작업에 의심이 더욱 커졌다고. 실제 매회 촬영에서 2~3번 이상 촬영을 진행한 장면이 없었단다.

“아니, 전 이런 현장이 있었단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너무 간단하게 촬영을 하시니(웃음). 몇 번은 ‘더 할 수 있는데’ 그래도 ‘됐어 됐어’만 하세요. 하하하.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 모두 의심을 하기 시작했어요(웃음). 불만하죠. 이런 큰 영화는 좀 여러 장면을 찍고 편집에서 걸러내는 게 좋은데. 그런데 이게 반전이었죠. 하하하. 한 번은 감독님이 모니터를 보여주시면서 설명을 하셨어요. 제가 설득 당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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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의 말에 따르면 연상호 감독은 모든 콘티를 머릿속에 정확하게 집어넣고 있는 연출자다. 각각의 편집 포인트를 1m로 벗어나지 않게 촬영을 진행했다고. 전체 촬영 스케줄마저 단축될 정도였단다. 결국 제작비가 조금(?) 남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오죽하면 제작사에서 ‘더 찍어도 된다’며 감독을 말렸다는 웃지못할 얘기도 실제로 있었다.

“현장에서 다음 회 차 촬영을 당겨서 찍는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그런데 촬영 본을 보면서 설명을 하시는데 반박이 안됐어요. 그때부턴 감독님을 전적으로 믿었죠. 모든 배우들이 전부 그랬어요. 거의 초반 촬영에서 그랬으니까요. 일사천리로 이뤄졌죠. 직관력이 엄청나세요. ‘천재’라고 보면 되요. 하하하.”

엄청난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런 작품을 하게 된 공유는 분명 동료 배우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공유 스스로도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도 배우로서 복이다’는 생각을 전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부산행’을 찍을 당시 공유는 깊은 슬럼프에 빠진 시기였다. 꽤 놀라운 고백이었다. 슬럼프라기 보단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진 상태였단다.

“쉼 없이 연달아 작품을 찍었잖아요. 매번 다른 장르 다른 캐릭터 다른 감성을 가진 감독님들과 마주하다 보니 제 안에 무언가가 고갈되는 느낌이었어요. 제 역량이 부족하지 않나 싶은 순간이 오더라구요. 자신감도 상실하고 지쳤던 시기였어요. 이 작품 만나고 ‘해보자’한 뒤 완성됐죠. 칸에 가서 공유라는 배우를 알지도 못하는 외국인들에게 환호를 받고 박수를 받으니 뭔가 보상받는 기분이었어요. 다시 에너지를 채우고 돌아오게 된 계기를 ‘부산행’이 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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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연기? 결혼하면 해결 되겠죠”

가장 흥미로운 경험은 아무래도 ‘좀비’ 군단과의 촬영이다. 수 십 명에 달하는 ‘좀비 단역 배우’들과 몇 개월을 동고동락했다. 의외로 공유는 겁이 많다. 공유도 그런 점에 쑥스러워하면서 촬영 현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얘기를 하면서도 얼굴을 찡그리며 당시를 기억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이게 진짜 미칠 노릇이에요(웃음). 매번 만나 뵙는 분들이고 정말 열심히 하시는 분들인데. 진짜 징그러웠다니까요. 아니 분장이란 걸 알잖아요. 그런데도 가끔씩 촬영 도중 화장실에서 마주치면 나도 모르게 소리를 쳤다니까요. 하하하. 정말 무서워요. 아니 한 밤 중에 야외 촬영 도중 만난다고 생각해 보세요(웃음). ‘공유씨 팬이에요’ ‘악수 한 번만’ ‘사진 한 장만’ 이러시는데. 사실 진짜 싫었어요. 하하하.”

한차례 웃음을 터트린 그는 결혼 적령기에 가까워오면서 ‘아빠’ 역할에 대한 묘한 생각도 갖게 됐다. ‘용의자’부터 ‘남과 여’ 그리고 ‘부산행’까지 3연속 ‘아빠’로 등장했다. 어떤 지점이 고민이 되는지 짐작은 됐다. 그는 웃음 속에 고민의 흔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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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분명하게 저한테는 간접 경험이잖아요. 한계를 느끼겠어요. 어느 지점부터는 제가 경험을 안해 봐서 다가오는 지점이 좀 멀게 느껴졌죠. 이번에는 수안이 덕을 참 많이 봤어요. 전형적이지 않은 아빠의 모습이 이번 작품에는 담겨 있는데. 글쎄요. 관객분들이 어떻게 볼지 궁금해요. 결혼이요? (‘공유는 여자팬들을 위해 공공재로 남아야 한다’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이어졌다) 전 절대 싫어요. 하하하. 전 한 여자의 남자가 되고픈 게 꿈이에요. 공공재? 어우 싫어(웃음)”

culture@heraldcorp.com